말레이시아 여행을 계획하고 일정을 짤 때, 이틀 오후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현지 여행사의 투어를 미리 신청해 두었다. 외국 여행지에서는 되도록이면 한국말이 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고, 평소 외로움엔 익숙한지라 혼자 여행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따위는 조금도 없지만, 왠지 말레이시아에서는 철저히 혼자이고 싶지 않았다.
영어라고는 "헬로우!", "땡큐!" 밖에 모르는 나인데, 숙소마저 현지 게스트 하우스를 잡아둔 터라 어쩌면 3박4일 내내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로 지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그저 상상일 뿐인데도 그 상황이 너무도 가혹하게(?) 느껴졌다. 그건 지금껏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혼자라는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래, 투어라도 신청해서 말이 통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만나 잠시라도 얘기를 나누면 괜찮겠지, 싶었다.(이런 무한 이기주의 같으니라고.. 해외에서 한국 사람들 바글바글거리는 거 싫다면서, 지 외로울것 같으니 함께 있길 원하다니...)
그리고 무엇보다도 투어의 구성이 매우 알차 보였다.
반딧불이 투어는 코스 구성이 혼자서는 찾아가기 힘든 곳들로 짜여져 있고, 말라카 투어는 야간 투어라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밤까지 놀 수 있다는 점들이 메리트로 다가왔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말레이시아 현지 여행사는 여러 곳이 있는데, 모두 반딧불이와 말라카 투어를 진행하고 있으며, 코스 구성도 비슷하다. 다만, 한, 두가지 코스가 다르거나, 식사 포함 여부 등으로 가격 차이가 조금 있다.
나는 두 곳을 두고 고민하다가, 후기와 코스 구성 등을 비교해 본 후, "투어말레이시아포유"를 최종 선택했다. 이유는 후기들 평이 다 좋기도 했고, 반딧불이 투어는 다른 곳은 가지않는 주석공장을 가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이스타나 네가라(말레이시아 왕궁)'를 낮에 가지않고 밤에 가는 건 조금 아쉬웠다.), 말라카 투어는 식사 포함이란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당시 하던 10% 할인도 결정에 다소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겠다.ㅋ
7월 둘째주 출발인데, 여행 둘째날은 반딧불이 투어를, 세째날은 말라카 투어를 하기로 하고, 6월 중순쯤?? 신청을 했다. 나는 딱 적당한 때에 예약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첫 신청자였다.
투어는 4인 이상이 되어야 확정이다. 그런데 나 이후로 신청자가 없는 거다. 매일같이 게시판을 들락거리며 확인해 봤지만, 떠날 날이 코앞으로 다가오는데도 신청자가 없었다.ㅜㅜ(신청자 현황도 명수로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나는 댓글로 신청자가 있는지 없는지 일일이 확인했다는...ㅋㅋ) 투어 확정은 투어 당일 이틀 전에 알려준다고 하는데, 도저히 답답하고 초조해 못견디겠어서 운영자에게 물어보니 말라카는 확정인데, 반딧불이 투어는 미정이라고 했다.
그건 예상밖의 답변이었다.
처음에 투어 신청하면서 투어의 성립 여부를 물어봤을 때, 반딧불이 투어는 거의 날마다 있다고 해서 당연히 될거라 믿었다. 그래서 당일 비가 와서 반딧불이를 못 보게 되는 불운이 생길 것을 걱정했지, 투어의 확정 여부를 걱정하지는 않았다. 말라카 투어야말로 반딧불이 투어에 비해 워낙 신청자가 저조해서 취소될 것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그 반대라니...
말라카야 취소되면 힘들더라도 버스 타고 가면 되지만, 반딧불이는 취소되면 주석공장, 몽키힐, 씨푸드, 반딧불이... 그 모든게 날라가는 거다.ㅜㅜ
하필 여행 둘째날 반딧불이 투어를 신청했기 때문에, 투어 확정 여부와 확정 됐을 시 픽업 시간과 장소는 출발 당일이 되야 문자나 게시판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제발 뱅기 뜨기 전에 연락이 와라~했지만, 뱅기는 하늘을 날았고, 나는 데이터를 차단해 둔 상태이고...ㅎㅎ
그 모든 건 운에 맡기기로 했다. 그리고 밤 늦게 숙소에서 확인했더니, 다행이도 반딧불이 투어도 확정이 되었다. 럭키!! 그렇게 무사히 확정된 투어 덕분에 덜 고생하고, 더욱 알찬 여행이 되었던 것 같다. 만약 나처럼 혼자서 말레이시아 여행을 계획하는 이가 있다면 일정에 여행사 투어를 넣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다고 당신의 자유로운 여행에 방해가 되진 않을 거라고.^^
▶ 반딧불이 투어
ㆍ 일정 : 주석공장 → 바투 동굴 → 몽키힐 → 현지마트 → 씨푸드 → 반딧불이 → 이스타나 네가라(말레이시아 왕궁) → 메르데카 광장 →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 반딧불이 투어 모음 #
- 반딧불이 투어_원숭이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몽키힐
- 반딧불이 투어_강가에서의 운치있는 저녁, 씨푸드
- 반딧불이투어_환상적인 쿠알라룸푸르의 밤
* 좋았던 점 : 주석공장, 몽키힐, 씨푸드, 반딧불이, 이스타나 네가라, 그리고 밤의 메르데카 광장과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혼자서는 갈 수 없고, 즐길 수 없고, 볼 수 없는 것들인데, 반딧불이 투어를 통해서였기에 가능했다. 매 순간순간이 기대 이상으로 신나고 즐거웠다.
* 아쉬웠던 점 : 투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반딧불이가 상상만큼 예쁘지 않아서 좀 실망스러웠다.^^ㆀ
▶ 말라카 투어
ㆍ 일정 : 세인트 폴 교회 → 산티아고 요새 → 술탄 팰리스 → 네덜란드 광장 → 세인트 프란시스 사비에르 교회 → 트라이스쇼 타고 존커스트리트 → 아이스까장 & 바바뇨냐 음식(저녁) → 해상 모스크 → 리버 크루즈
# 말라카 투어 모음 #
- 말라카 투어_세인트 프란시스 사비에르 교회, 말라카 요새
- 말라카 투어_트라이쇼 타고, 존커 스트리트를 달리다
- 말라카 투어_아이스까장과 말라카 전통 가정요리, 바바뇨냐 음식
- 말라카 투어_시간이 멈추어주길 간절히 바랐던 곳, 해상 모스크
- 말라카 투어_야간 리버 크루즈
* 좋았던 점 : 혼자서 찾아갔다면 오고 가는데 꽤나 고생했을 텐데, 픽업과 샌딩 서비스로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그리고 당일치기로 혼자 갔다면, 서둘러 돌아오느라 바빴을 텐데, 리버 크루즈를 타고, 밤의 말라카를 즐길 수 있었던 것도 모두 투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아쉬웠던 점 : 난 좀 여유있게 유적지를 둘러보고 싶었는데, 진행이 너무 빨라 가이드분 따라다니기 바빴던 게 가장 아쉽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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