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행을 계획하게 된 계기는 바투동굴 때문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모 블로그에서 처음 바투동굴을 보고, 그전에는 전혀 관심도 없던 말레이시아에 가고 싶단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큰 동상과 그 뒤로 보이는 웅장한 암벽, 그 암벽에 뚫려있는 동굴로 오르는 기다란 길....
사진으로 처음 본 바투동굴의 모습은 신비로움을 넘어 경이로웠다.
이후 막연히 말레이시아 여행을 꿈꾸게 되었고, 친구가 앞서 말레이시아를 다녀오는 걸 보고는 확고해져 이번에 다녀오게 된 것이다.
바투 동굴로 향하는 길에 보았던 말레이스런 집들..
처음 딱 보았을 땐 일본의 이층 주택들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지붕을 보면, 그야말로 말레이스럽다.
해적 모자가 떠오르는, 독특하고 유니크한 지붕!
거대한 암벽 밑에 자리한 집들.
실제로 보면 암벽에게서 느껴지는 압도감이 상당했다.
직감적으로 바투동굴이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이내 나타난 바투동굴 입구.
거대한 암벽을 배경으로 화려한 고푸람 입구가 나타나자 절로 기대감이 샘솟았다. 마치 미지의 세계에 들어서는 기분이었다.
바투 동굴에 야생 원숭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닌다는 얘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처음으로 맞닥들인건 다름아닌 비둘기떼였다.
딱 사진 속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하필 내가 찍는 타이밍에 뒤에서 비둘기들이 후다닥 날아올랐다. 날갯짓 소리가 어찌나 위협적이던지 마치 나를 덮칠 것만 같았다. 그 사진을 보면 그때의 느낌이 표정에 고스란히 담겨있다는..ㅋㅋㅋ 얼굴을 공해할 수 없는 관계로,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네.ㅎㅎ
바투 동굴의 계단은 모두 272개로, 세갈래로 나뉜 계단은 왼쪽부터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래서 올라갈 땐 과거의 계단으로 올라가 자신이 지은 모든 죄를 씻어내고, 내려올 땐 앞으로 자신이 짓게 될 죄를 미리 사죄받기 위해 미래의 계단으로 내려와야 한다나? ㅋ
그렇담, 두말할 것 없이 당근 과거의 계단으로 올라야지! 암~! ㅋㅋㅋ
나는 죄많은 타락한 인간..ㅜㅜ
왼쪽, 과거의 계단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사원.
말레이시아 여행 중 가장 이국적인 색채가 강했던 곳은 역시 바투동굴이 아닐까 싶다.
지금 해외여행 중이라는 느낌이 온몸으로 와닿았다.
말레이스러움이 아닌 인도스러움이긴 했지만.ㅋ
그렇다면 바투동굴엔 어찌해서 인도스러움이 가득 베어있는 걸까?
그건 바로 바투동굴이 힌두교 성지이기 때문이다.
바투동굴 앞에 세워진 커다란 동상은 무르간이라는 신인데, 바투동굴엔 이 무르간 신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옛날 인도에 스리 마하마리암만이라는 신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다.
그는 지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의 주위를 세바퀴 돌고 오는 사람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둘째 아들(무르간)은 지구를 세바퀴를 돌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돌아와보니 형(카나바다)은 아무데도 가지않고 집에서 빈둥빈둥 놀고 있었다.
어머니가 형에게 너는 어찌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형 왈,
"나는 어머니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머니 주위를 세바퀴 돌았습니다."라고 말했고, 그 말에 크게 감동한 어머니는 형에게 신의 자리를 물려줬다.
자신은 갖은 고생을 하며 지구를 세바퀴나 돌고 왔는데, 형이 너무도 어이없게 날로 신의 자리를 물려받자, 삐친(?) 둘째는 동굴로 들어가버렸다. 어머니는 그제야 후회를 하고 무르간을 찾아가 만나기를 청했으나, 만나주지 않았다. 그러나 어머니가 너무도 간절히 원해서, 일년에 한번은 밖으로 나와 어머니를 만나주었다.
여기서 무르간이 들어간 동굴이 바로 바투 동굴이며, 일년에 한번 밖으로 나와 어머니를 만난 날이 타이푸삼 축제의 기원이 됐다고 한다.
이상은 가이드분에게 들은 이야기와 검색으로 알아본 정보를 종합한 이야기임.^^
바투동둘에서 첫번째로 만난 원숭이 녀석.
땅바닥에 흘려진 음식을 입안 가득 주워 넣고 있었다.
욕심이 많은 겐지, 아님 새끼를 가져다 주려는 어미의 마음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터질듯한 볼을 보니 마냥 웃음이 터져나왔다.ㅋ
가이드분 말씀에 따르면, 바투 동굴의 원숭이는 몽키힐의 원숭이 보다 거칠다고 한다.
이제 나는 과거의 죄를 모두 씻은 걸까? ^^ㆀ
동굴 안은 실내처럼 넓고, 천장의 높이는 어마어마했다.
동굴 위엔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상반신을 탈의한 남정네들이 뭔가 의식을 치르고 있던 신전(?).
뻥뚫린 구멍으로 환한 빛이 쏟아져 내린다.
쫙쫙!! 비가 오면 더욱 멋있을 것 같다.
헐~ 비둘기떼까진 이해하겠는데, 닭은 뭐니???? ㅡ_ㅡ?
굉장히 멋있었던 종유석.
자연의 위대함과 오묘함이 느껴졌다.
앞으로 살아가며 지을 죄를 미리 용서받기 위해, 미래의 계단으로 내려오기~^ㅇㅇ^
계단 폭이 좁고, 가파라서 살짝 겁이 났다. 그래서 손으로 난간을 짚어가며 한발 한발 조심조심 내려왔다.^^;
이제는 원숭이들을 보다 가까이 볼 수 있는 몽키힐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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