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기 이미지는 본 내용과 무관함.
말라카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며 오늘은 제발 눕자마자 세상 모르고 골아떨어져 주길 간절히 바라고 바랐다. 그렇잖아도 어제까지 쌓였던 피로의 무게만으로도 아침부터 버거웠었는데, 말라카에서의 피로까지 짊어지게 되자 숙소로 돌아올때쯤엔 이제 그만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나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터벅터벅....
숙소 계단을 올라 룸으로 향하는 길...
언능 씻고, 침대에 널부러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이 문만 열면 이제 널부러질 수 있어!!' 라며, 룸문을 활짝 열였는데.....
어?!
없다!!!!!!
문을 열면 한눈에 들어와야 할, 침대 맞은편 벽 아래 놓여있던 내 운동화가 보이지 않았다.
'뭐지?? 청소하는 사람이 다른데로 치웠나??'
구석구석이랄 곳도 없는 작은 공간이지만, 룸 안을 샅샅이 훑어봐도 없었다.
내가 묵은 룸은 여성 전용 16인실로, 긴 직사각형 구조였다. 문을 열면 오른쪽에 이단 서랍처럼 아래,위 여덟개씩 총 16개의 침대가 있고, 맞은편 벽엔 두,세개의 쇼파가 간격을 두고 놓여 있었다. 그리고 쇼파와 쇼파 사이에 작은 휴지통이 놓여 있었다.
처음 숙소에 온 날,
신고 왔던 운동화와 싸갖고 왔던 샌들을 꺼내 침대 밑에 함께 놓아두고 잤었다.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 보니, 신발들이 문에서 첫번째 쓰레기통 옆으로 옮겨져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신발이 모여져 있었기에, 여기서는 신발을 저렇게 모아두는 것이 규칙인가 보다했다. 거리도 내가 쓰는 침대와 가까워서 크게 불편할 것 같지 않아 그대로 둬도 괜찮겠다 싶었다.
이튿날 부터는 운동화 대신 샌들을 신고 다녔는데, 실은 외출시 침대 밑 보관함에 운동화를 넣어둘까도 생각해 봤었다. 그러나 이내 남이 신던 신발을 누가 훔쳐 간다고 유난을 떠나 싶어 쿨하게(?) 그대로 두고 다녔던 것!!
그런데,, 지금 없어졌지 않은가?? ㅜㅜ
첫날밤 공항 통신사에서 빌려온 멀티 어댑터가 고장난 걸 알았을 때보다도 몇십배는 더 당황스러웠다. 어쩌지??? 말도 안통하는데 지금의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냔 말이다. 운동화가 없어진 사실 보다도 그 사실을 어떻게 알리느냐가 더 걱정이었다. 하지만 이런 유사시를 대비해 번역기 어플을 받아두지 않았던가!!
:) 말레이시아 여행 첫날밤, 숙소 내 황당 사건!!
대충 몇가지 내가 전해야 할 말들을 찾아보고 연습해 본 후, 밑으로 내려갔다.^^;
운동화가 없어졌다고 하니, 색상과 브랜드 이름을 물어봤다. 컨버스 화이트라고 말하니, 경비원인 듯한 남자가 위층으로 올라갔다.
'아, 내 운동화를 누가 놓고 간 걸로 알았나 보다, 그리고 여기는 그런 물건들을 따로 보관해 두는 구나! 그럼, 찾을 수 있겠네!' 안도를 하며, 쫄래쫄래 따라가니 밑에서 기다리란다.
로비 소파에서 그 경비원이 다시 내려오길 기다리는데, 잠깐 기다리라 해놓고 직원들은 아무도 신경도 안쓰고, 경비원도 아무리 기다려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 거다. 이때 사실 무지 열받았었다. 남은 운동화가 없어져서 당황스럽고 짜증나고 화나는데, 자기네 숙소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음에도 그들의 태도는 너무나 태평했다. 하지만.... 그런 내 맘을 전하고 따질 수 없다는 거~~~~ㅜㅜ 무지 서럽고 분했다.
암툰 카운터로 다시 가서 내 운동화 어떻게 됐냐고 물으니, 어딘가 연락을 하더니 내일 아침에 오란다. 청소하는 마담이 어쩌구 저쩌구 내일 오라고 했는데, 내가 듣기로는 그 마담이 가져갔는데, 내일 도로 가져올거라고 들었다. 좀 얼척없었지만, 내일 찾을 수 있다는 말에 그걸로 위안했다.
한바탕 이런 소란이 일어났으니, 잠이 올리 만무...
과연 내일 다시 운동화를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내일 아침에 찾으러 오라고 했지만, 과연 진짜로 아침이면 운동화가 내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건지.....
사실 그 운동화는 단 두번밖에 신지 않은 새 거였다.
가지고 있는 운동화가 두꺼운 재질이라서 말레이시아에서 신기는 더울 것 같아 새로 산 거였는데...ㅜㅜ
으엉엉엉~~~~ㅠㅠ
그래도,, 나는 자야한다!!
릴렉스~ 릴렉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라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은 뒤 잠이 올리 만무했다.
담날 아침!!
로비로 내려가 직원에게 운동화에 대해 물으니, 다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후 내가 묵던 룸 담당 청소 직원이 내려왔다. 그 직원 왈, 자기는 못봤단다. ㅡ_ㅡ;
어제 청소하는 마담이 어쩌구 저꺼구 했던게 그 마담이 가져갔다는 말이 아니라, 내일 아침에 그 마담이 와야 알 수 있다는 말이었나 보다.
자기네는 CCTV도 있고, 앞으로 운동화를 찾게 되거나 하면 연락을 준다고 했지만, 분명 누군가가 고의로 훔쳐간 게 분명한 운동화가 다시 돌아오겠냐고....
그저 영원없이 "OK"라고만 말할 수 밖에!!
그 새 걸 버렸을리 없는게 청소하는 직원이 못봤다 하고... 그렇담 누군가, 룸 안의 누군가 가져갔다는 건데, 두 번밖에 신지 않아서 거의 새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남이 신던 건데, 아놔~~ 그걸 왜 들고 가냐고.....ㅡ_ㅡ;;;
그뒤 생각해 보니,,
섣불리 누군가를 의심해선 안되지만,,, 한 사람 의심이 가는 사람이 있다.
말라카 투어가 있던 날, 아침에 차이나타운 쪽을 돌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을 때만 해도 분명 운동화는 있었다. 그리고 그때 룸에는 나 이외에 동양인 여자 한명과 막 체크인을 하고 올라온 서양인 여자 둘 뿐이었다. 다른 침대는 모두 체크아웃이 됐는지 말끔히 비어 있었다. 그리고 내가 돌아왔을 땐 사람이 좀 더 늘어났는데, 그 동양인 여자가 있던 자리는 비어있었다.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남의 물건에 손을 댔을리는 없고, 떠나는 사람이 체크아웃을 하면서 들고 간 게 아닐까.... 싶은데.....
첨엔 그 신발을 들고 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향해 샹욕도 했지만, 지금은 그에게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단 한켤레 신고 온 샌들의 끈이 갑자기 끊어졌고, 그때 나의 운동화가 마침 눈에 들어왔을 거라고........
그래도 한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음 길길이 날뛰었겠지만, 여행 중에 일어난 일이고, 앞으로 여행할 시간이 더 남았기에 당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도 뭐, 여행 중 일어난 에피소드로만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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