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언제나 그렇듯.. 그녀와 나는 갑작스레 나들이를 떠났다.
청주 근처에서 갈 수 있는 나들이래봐야 뻔하고 뻔하지만, 그래도 코에 바람 좀 넣고 싶어하는 친구를 위해 그 뻔한 곳 중 한 곳인 대청댐을 다녀왔다. 문의 문화재단지에 가거나 밥을 먹으러 대청댐 근처까지는 갔었지만, 대청댐을 보러 간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26살 이후 처음인 것 같다.(당췌 몇 년만인거야?? ㅋㅋ) 기억속엔 바로 엊그제 다녀온 듯 그닥 새롭지 않은 곳인데, 이번 대청댐 나들이는 좀 특별했다.
여지껏 대청댐을 갔었을 땐 물문화관이 있는 쪽만 갔었는데, 이번엔 팔각정이 있는 곳을 가게 되었다. 난 팔각정이 처음이라 이런 곳도 있었냐며 미처 몰랐다며 무척 새로워했는데, 친구는 나와는 반대로 물문화관이 있는 쪽을 가보지 못했단다.ㅋ
음~ 팔각정과 물문화관쪽을 모두 다녀온 입장에서 두 곳을 비교해 본다면,,
팔각정에선 대청댐을 좀더 높은 곳에서 멀리까지 바라다볼 수 있어 조망하는 재미가 있고, 물문화관 쪽은 댐 수문 위를 오갈 수 있는 다리가 있어 댐을 좀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근접 체험의 재미가 있는 것 같다.
굽이굽이 유유히 흐르는 대청호...
대청댐을 찾아갈 때 길을 잘못 들어서 지나치게 된 곳이다.
여기에 이런 곳도 있었냐며 친구와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일단은 팔각정으로 되돌아갔다.
팔각정에서의 대청댐 조망이 금새(?) 끝나고,, 이제 무얼할까 고민하던 중 "탁! 탁! 탁!"하고 청아한 목탁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서야 좀전에 지나쳐왔던 곳이 떠올랐다. 가파른 계단이 있던 게 생각나 약간의 망설임이 들기도 했지만, '일본 여행 전 예행 연습' 이라 셈치고 가보기로 했다.
팔각정에서 내려오며 이어지는 길을 그대로 쭈욱 올라가다보면 오른편엔 현암사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왼편엔 대청댐 수문을 좀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나무 난간이 만들어져 있다. 팔각정에서 보는 것 보다 여기서 바라보는 모습이 더 멋있었는데, 수문이 열려졌을 때 보면 그보다 더 멋있을 것 같다.
현암사로 오르는 계단...
계단을 오르기 전에 있는 표지판...
등산 코스가 세 개나 있었지만, 애초에 코스 따위는 철저히 무시~!!
팔각정에서부터 현암사까지만 다녀왔다..ㅋㅋ
체력이 조금만 뒷받침 됐더라면,, 구룡산 정상까지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장승공원도 들러봤음 좋았을 것 같단 아쉬움이 이제야 조금 든다.
철계단이 끝나고 이어지는 돌계단들...
길은 예뻤지만 올라가는 우리는 저질체력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만 했다.ㅜㅜ
쉬었다가면 좋겠다고 생각한 딱 그 타이밍에 짠~하고 나타나준 고마운 나무 의자...
그리고 그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며 올려다 본 하늘...
실제로는 더 예뻤는데,, 핸폰 카메라로 그 느낌을 모두 담기엔 무리인가 보다...^^ㆀ
두번째로 쉬던 나무 의자에 앉아서 바라보니 고지가 눈 앞에...
마지막 힘을 내어 발을 내딛었다.
올라가다가 중간에 뒤돌아 바라본 대청댐의 모습..
높은 곳에서 마른 나무가지 사이로 바라보는 대청댐의 모습은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드디어 현암사 도착~!!
계단을 네, 다섯 개 남겨두고 한계점에 다다랐는데, 만약 더 올라가야 했다면 네 발로 기어올라갔을지 모른다.ㅋ 그런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도착하게 되어 진심으로 기뻤다는..ㅋ
현암사에 올라 왼편으로 세 채의 건물이 있는데, 가장 끝자락에 있던 삼성각..
삼성각 뒤로 보이는 샛길을 따라 올라가면 구룡산 정상까지 갈 수 있다. 우리는 혹시나 조금만 가면 장승공원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가봤는데, 생각외로 길도 험하고(?), 장승공원 팻말이 아닌 정상을 가리키는 팻말만이 보여 바로 되돌아 나왔다.ㅋㅋ
포기도 참 빠른 우리...ㅎㅎ
바람이 없어 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마음을 사로잡는 풍경..
현암사 대웅각전...
안에서는 문을 꼭 닫아둔채 무슨 의례(?)같은 것이 행해지고 있었다.
대웅각전의 용..
다른 절보다 용이 참 큰 것 같았다.
뱅글뱅글~ 모기향 모양의 콧수염도 달려있는 유니크한 용이었다.^^
현암사 용화전..
미니 케이블...
크기로 보아하니 절에서 사용할 식료품 등을 운반하는데 쓰이는 것 같다.
현암사에서 내려다본 대청댐..
와아~~!! 대청댐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단 한번도 대청댐을 아름답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날은 정말 감탄에 감탄을 하며, 대청댐을 감상했다.
눈이 오면 더욱 멋질 것 같단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면 그만큼 계단을 오르내릴 때 더 힘들 것 같단 생각이 바로 뒤따랐다.ㅋ
삼성각 뒤편으로 난 샛길을 오를때 봤던 사리탑(?)..
바로 여기서 우리는 턴했다..ㅋ
내려와서 다시 바라본 현암사 오르는 길...
우리가 저길 다녀왔다니.... 괜스레 뿌듯했다.
그리고 과연 우리가 이 정도가지고도 헉헉 거리는 저질체력을 가지고서, 과연 일본 여행의 고된 일정을 잘 견딜 수 있을지 살짝 걱정스러웠다..^^; 그때는 부디 초인적인 힘이 솟아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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