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2012. 4. 18. 15:15, Filed under:
별 볼일 없는、일상/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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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급격히 기온이 오르더니만, 판타스틱한 날들의 연속이다.
오늘은 점심시간에 벚꽃길을 산책하지 못해서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조금 전 살짝 사무실을 빠져나가 땡땡이를 치고 왔다.ㅋ 벚꽃나무 주변은 어느새 떨어진 벚꽃잎들로 수북히 뒤덮여 마치 새하얀 융단을 깔아놓은 듯 했다. 바람에 살랑살랑 깃털보다도 가벼운 몸을 싣고 흩날리는 벚꽃잎들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가슴속에서 두근구든 설레임과 기대감이 돋아났다.
나도 벚꽃비가 보고 싶단 말이야! 어서 내게도 내려줘! 하고 살랑이는 바람과 벚꽃에게 간절히 애원(?)하자, 거짓말처럼 이윽고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판타스틱!! 강하지만 따스하고 보드라운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비라기 보단 마치 한겨울의 폭설같았다. 위협이라고는 조금도 느낄 수 없는 오로지 아름다움만을 간직한 폭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4월의 눈이구나 싶었다. 난생 처음 맞아보는 벚꽃눈은 단숨에 내 마음을 홀라당 훔쳐갔다. 이런 루팡같은 녀석! 그만 들어가봐야 하는데, 벚꽃눈이 훔쳐간 내 마음을 꼬옥 움켜쥐고는 놓아주질 않는다. 이미 벚꽃눈의 매력에 흠뻑 취한 나는 약자였다. 그렇게 마음을 빼앗긴채로 오래토록 오래토록 벚꽃눈 속에 서 있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는 지금 사무실에 앉아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벚꽃눈에게 저당 잡혀있다. ㅋ
아무래도 오늘은 퇴근 후에, 회사 뒤 켠 벚꽃나무 아래서 배회 좀 하고 가야겠다.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