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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거리를 사러 잠깐 마트에 다녀왔다.
후드티 하나만 걸치고 밖을 나갔는데, 스산한 바람에 절로 어깨가 움츠려들었다. 하지만 밤의 공기속엔 어느새 차가움은 모두 사라지고 봄기운이 가득했다. 바람이 멎으면 포근함마저 느껴졌다.
순간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진짜 봄이 왔구나 싶으니, 포근함이 떠도는 밤 공기와는 달리 마음속엔 시린 바람이 몰아닥쳤다.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앞에서 나는 너무도 초라하고 무기력했다.
나는 봄이 싫다.
겨울의 끝자락.. 생명이 움트는 소리가 아프다.
차가운 바람속에 봄 기운이 살며시 묻어나는가 싶다가는 이내 따스함으로 충만해지는 봄의 도입부...
그렇게 봄은 걸음을 재촉한다.
푸른싹이 돋아나고, 노란 개나리가 울타리를 뒤덮고, 엷은 홍조를 띈 벚꽃이 흐드러지고.....
모든이들이 봄의 향연을 만끽할 때 나는 아프다.
뾰족하게 날이 선 봄은 내 심장을 콕콕 찌른다.
그래도 나는 가면을 써야한다.
다가오는 봄이 반가운 척... 봄의 향연을 즐기는 척...
크게 숨을 고르고, 다가오는 봄 앞에서 무덤덤해 질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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