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하리만치... 벚꽃은 금새 진다.
강하지만 따스했던 바람을 타고 눈부시게 흩날리던 벚꽃은 이제 없다. 아직도 가슴엔 홀로 벚꽃나무 아래를 거닐며 오롯이 봄을 만끽하던 지난 주의 여운이 따스하게 남아 있는데, 엷은 홍조를 띈 탐스러운 꽃잎들이 아직도 눈앞에서 반짝이는데, 지금은 붉은 꽃대만이 남아 흉물스럽게 보인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붉게 생채기난 듯한 모습이 참 아프다.
문득 그 모습이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피었다가는 금새 지는 벚꽃...
벚꽃이 피어 있는 순간은 너무도 짧다. 그 아름다움을 채 탐닉하기도 전에 너무도 빨리 지고 만다. 나는 벚꽃이 필 때가 진정한 봄이고, 만개한 순간은 봄의 절정이며, 지는 때는 이미 봄도 끝난 거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의 계절에서 봄은 그렇다.
내 인생도... 내 인생의 봄도... 벚꽃 같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아직까지는 찬란하게 피어 본 적 없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것이며, 그 순간은 벚꽃처럼 아주 짧으리라. 어쩌면 내 인생의 봄은 이미 지나 갔는지도 모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도 봄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롯이 봄을 느끼기엔 차가움이 베어 있던 봄이었다. 그래서 내가 유독 봄을 싫어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 인생의 봄날은 영원히 올 것 같지 않아서...
하지만.. 올 봄은 각별하게 따스했고 눈부셨다.
그래서 조심스레 내 인생의 봄을 꿈꿔본다. 벚꽃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울 나의 봄...
짧지만 강렬하게 맞으리라! 그리고 그것으로 족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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