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2012. 4. 3. 23:01, Filed under:
별 볼일 없는、일상/편린
반응형
어제 늦은 오후부터 예상치 못한 비가 왔다. 당연히 우산을 준비했을리 만무...
퇴근무렵 복도쪽인 내 자리에서 창밖을 내다봤지만 비의 양을 추측할 수 있기는 커녕 오는지 안오는지 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그렇다는 건... 빗줄기가 매우 가늘기 때문이겠지??... 라고 단정 지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퇴근을 했다.
허나 웬걸... 밖은 꽤나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걸어가기는 커녕 버스를 타려해도 정류장까지 가기도 무리인 양의 비였다. 어떻게 가야하나 싶어 그저 멀뚱히 서 있으려니 두어번 안면이 있는 다른 과 직원분이 함께 있던 동료에게 콜택시를 불렀다며 그 동료를 먼저 보내고 있었다. 옳다구나 싶어 그 분께 바로 다가가 콜택시 번호를 물었다. 그런데 콜택시를 기다리는 5분 남짓한 동안 비가 급격히 잦아들었다. 맞아도 무방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미 콜택시는 불렀고... ㅜㅜ
그래도 편안히 빨리 집에 올 수 있었고, 콜비도 없었기에 돈 3,000원이 그리 아깝진 않았다.^^;;;
그렇게 그대로 그칠 줄만 알았던 비는 오늘까지도 이어졌다. 아침 출근길엔 꽤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고, 4월이란 계절이 무색할 만큼 매서운 날씨였다. 나름 봄치고는 무겁게 입었다 싶었는데도 너무 추웠다. 마치 겨울이 다시 돌아온 것처럼...
4월의 첫 날...
도서관을 가려고 집을 나섰을 때, 몸속 가득 차오르던 그 따스함... 그건 틀림없는, 4월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비로소 봄답지 못했던 3월의 오욕을 모두 씻으려 4월, 네가 왔구나 싶었건만...
오전중에 잠시(?) 인터넷을 하다가, 서울에 눈이 왔다는 기사 제목을 보았다. 바로 며칠 전에 이웃님들의 글을 통해 3월말의 눈소식을 접했을 때도 그야말로 쇼킹했었는데, 그보다 한술 더 떠 4월에 눈이라니... 오~! 언빌리버블~!!
점심시간...
오늘따라 왜이리 배가 고프던지...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밖을 나서려는데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닥쳤다. 절로 몸이 움츠려들고, 눈이 감겼다. 그러나 곧이어 눈에 들어온 밖의 모습은 칼바람 보다도 몇배는 더 놀라웠다.
눈.. 눈이 오고 있었다!!!
내 평생(?) 4월의 눈을 다 보다니...
진정 이 놈의 지구가 미쳐가나 보다 싶었다. 헌데 이 얼척없는 이상기후가 마냥 싫지만은 않다. ^^;;;
갑자기 “2012년 지구멸망”이라는 말이 확 무게감있게 느껴지는 것이 이또한 지구멸망을 예고하는 전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언뜻 든다. 지구멸망론을 믿지는 않지만, 만약 정말 지구가 멸망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건 틀림없이 자연의 거대한 복수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