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싱어(1998)
감독 : 프랭크 코라치
주연 : 아담 샌들러(로비 하트 役), 드류 베리모어(줄리아 설리번 役)
처음 이 영화를 본 때가 이십대 초반이었나?
로코(로맨틱코메디)라는 장르가 무색할 정도로 폭풍눈물을 흘리며 봤더랬다. 유난히 반짝거리는 눈과 어린아이같은 해맑은 웃음을 지닌 아담 샌들러... 그 미소에 매료되어 나도 모르게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 탁한 영혼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그야말로 첫눈에 반해버렸다!!! (이후 아담 샌들러의 열렬한 팬이 되어버렸다는...^___^)
결혼식 피로연 가수 로비 하트(아담 샌들러)와 웨이트리스 줄리아 설리번(드류 베리모어).
각각 결혼식을 앞두고 있던 로비와 줄리아.. 피로연 주방 뒷문에서 처음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서로의 결혼을 축하해주며 행복에 겨워한다. 하지만 로비의 결혼식에 그녀의 여자친구 린다는 나타나지 않고, 그는 실연의 상처로 모든 삶의 의욕을 잃고 상실감과 좌절감에 빠져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피로연에서 신랑과 신부 그리고 하객들을 향해 저주의 노래와 멘트를 날리는 진상이 되어버린 로비.. 진심으로 축하는 마음을 담아 사랑을 전하던 진지청년 로비는 이제 더이상 없었다. 그런 로비에게 줄리아는 자신의 결혼식을 도와달라 요청하고, 마음 착한 로비는 무심하고 싸가지 없는(?) 그녀의 남자친구 글렌을 대신해 그녀와 함께 그녀의 결혼식을 준비해 나간다.
함께 결혼식 피로연 가수의 면접을 보던 날.. 기름을 덕지덕지 쳐바른듯한 느끼남이 물러간 후 줄리아는 로비에게 그의 노래를 부탁한다. 마지못해 자신의 자작곡을 부르는 로비... 노래는 처음 부분은 린다와의 사랑으로 충만했던 시절의 달달함이 묻어나다가 갑자기 린다를 향한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는다. 노래엔 그의 상처난 가슴이 고스란히 베어있었다. 웃음을 유발하려는 의도가 있던 장면이었을 텐데.. 나는 그만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로비의 절절한 슬픔과 분노가 가슴깊이 와닿아서.. 그의 솔직한 마음이 더할나위없이 아파서.. 그렇게 쥘쥘... 눈물을 흘렸었는데.. 이번에 다시 봤을 때는 아릿아릿했던 그때의 애절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나 내 감정은 무뎌졌어..ㅜㅜ
두번째로 눈물을 쏟았던 장면은 로비가 용기를 내어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그녀의 집앞으로 갔다가 우연히 이층 창문으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장면이었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거울앞에 마주서서 행복하게 미소짓고 있는 줄리아를 보고 그는 힘없이 돌아선다. 글렌과 결혼을 하게 되면 그의 성을 따라 줄리아 굴리아라는 끔찍한 이름을 갖게 되는 줄리아... 그런 현실을 잠시 뒤로 접어두고 로비의 신부가 되는 것을 상상하며 절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던 그녀의 모습을 보고 로비는 오해를 했던 것... 감동을 자아내려는 그 뻔한 영화속 설정에 여지없이 걸려들어 또다시 눈물을 쥘쥘 흘렸었다. ㅜㅜ
로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접기위해 글렌의 바람대로 라스베거스에서 결혼식을 올리러 줄리아는 떠나고.. 로비는 그녀를 향한 자신의 멈출 수 없는 사랑을 전하러 그녀를 쫓아 라스베거스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영화는 역시나.. 뻔한 설정을 져버리지않고 그 둘을 같은 공간에 묶어둔다.
♪ 당신이 슬플 때 미소짓게 해주고 싶어요. 관절이 아프면 내가 안고 다닐게요. 당신과 함께 늙고 싶어요. 배가 아프면 약을 갖다주고 당신과 함께 늙을 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당신의 키스가 그리워요. 난 당신이 필요해요. 리모컨도 당신에게 드릴게요. 설거지는 내게 시켜줘요. 술에 취했을 땐 내가 침대에 뉘어 줄게요. 당신과 함께 늙어 갈 남자가 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당신과 함께 늙고 싶어라~♬
노래를 부르며 그녀에게 조금씩 다가가는 로비.. 그리고 놀라고 행복해 하는 줄리아...
노랫말속에 담긴 줄리아를 향한 순수하고 진실된 로비의 사랑은 폭풍감동으로 내게 다가왔다. 눈물의 절정이었다고나 할까..ㅎㅎ 아~ 얼마나 사랑해야 TV 리모컨도 양보할 수가 있는 거냐고... ㅜㅜ 그런데.... 이번에 봤을 땐 이 라스트 클라이맥스에서조차 눈물 한방울 나오지 않았다. 영화보다 그게 더 슬펐다는..ㅜㅜ
어쨌든 로코는 유치하다는 나의 편견을 깨어준 로코의 사랑스런 매력을 제대로 맘껏 보여주었던 웨딩싱어... 비록 세월이 흘러 다시 본 웨딩싱어는 처음 보았던 그 당시의 감동을 다시 전해주진 못했지만 충분히 사랑스런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지금보다 더 세월이 흘러서도 내 마음속 로코 1위는 영원히 웨딩싱어일 것이다. ^___^
내가 사랑한 로코&멜로② - 4월 이야기&러브레터 (20) | 2013.04.08 |
---|---|
롱 키스 굿나잇 - 추억의 여성 액션 영화 (12) | 2013.03.11 |
글루미 썬데이 - 내겐 너무 이기적인 그녀 '일로나' (16) | 2012.03.23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27) | 2012.03.02 |
아마데우스 - 신을 증오한 남자 살리에르의 고뇌에 공감하다 (14) | 2012.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