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 지금 막 심야영화를 보고 돌아와 그 감흥이 사그라들기전에 이렇게 폰을 쥐어본다.(?)
「왕이 된 남자, 광해」이후에는 딱히 끌리는 영화가 없어 잠정적인 영화 관람 중단 상태에 있는 내게, 친구로부터 유혹의 속삭임이 찾아왔다. “늑대소년 보자~~!!” 친구는 개봉전부터 송중기가 나온다며 보고파했는데, 나는 상대 여배우(박보영)가 싫다며 살포시 무시했었더랬다. 그러나 엊저녁 다시금 송중기를 보러가자는 친구의 말에 맘이 흔들하여 고개를 끄덕끄덕~ 온니 이쁜 중기만을 생각하며 영화관으로 고고씽했다.^^ 심야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거의 다 차서 앞에서 세번째 좌측 자리를 겨우 잡았는데, 영화가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건가?? 개봉전에 정보수집 차원에서 검색해 봤을 땐 평점이 낮았었는데, 어느새 9점대를 넘어버린 평점... ‘오호~ 이 영화 꽤 괜찮은가봐??’ 라며 그 의외성에 잠시 놀랐지만, 그래도 제목이 주는 유치함(?)과 그닥 좋아하지 않는 여주의 등장에 큰 기대는 하지않고 감상에 들어갔다.
짧막하게 스토리를 소개하자면,,
노년에 접어든 한 여성이 손녀딸과 함께 자신이 예전에 살던 집을 찾아가서는 그곳에 깃든 추억을 회상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 여성의 47년전(?) 이야기니만큼 시대적 배경은 한 60년대쯤 되지 않을까 싶다. 당시 폐가 좋지 않던 그녀(박보영,순이역)는 요양차 어느 산골 마을로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이사를 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소년(송중기, 철수역)을 만나게 되는데.. 소년의 거처가 정해질 때까지 소녀와 소년은 한 집안에서 살게된다. 그러나 전혀 사회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소년은 마치 짐승처럼 행동하고, 그 행동들은 까칠한 순이에겐 눈엣가시이다. 그러나 어떤 일(?)을 계기로 소년의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느끼게 된 순이는 소년과 마음을 나누며 친해진다.
영화는 초, 중반부엔 마치 이 영화 장르가 코미디인가 싶을만큼 너무 웃낀다. 늑대인간의 길들여지지않은 야생적인 모습과 그로인한 무지가 빚어내는 웃음들, 그리고 그런 소년을 바라보는 정많고 순박한 사람들이 주는 훈훈한 웃음들... 늑대소년의 너무나 유쾌하고 귀엽고 사랑스런 인간 적응기가 계속 이어질 것만 같은 평온하고 따뜻한 시간속에 지태(유연석)라는 인물로 인해 영화는 위기의 정점으로 치닫는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봐왔던 늑대인간같은 류의 극들이 갖고 있는 어떤 공식같은 스토리의 양상을 갖고 있어 진부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영화는 그런 진부함을 느낄 수 없을만큼 재미있고 따뜻하고 사랑스럽고 감동적이었다. 특히 마지막에서는 감동을 자아내려는 뻔한 연출임을 자각하면서도 어찌나 눈물이 뚝뚝 흐르던지..
바보사랑.. 진정한 믿음과 기다림을 아는 남자, 늑대소년 철수... 마지막엔 순이란 인물이 어찌나 원망스럽던지.. 세상의 때가 묻어버린 현재의 순이와 예전의 순수함을 고스란히 간직한 철수의 재회는 그래서 그렇게 끝나버릴 수 밖에 없는 걸지도..
정말이지 친구의 유혹이 너무나 고마웠던 영화였다. 만약 이번에 직접 영화관으로 보러가지 않았다면, 후에 아무리 tv에서 수십번을 방영해준다해도 못된 배우편식(?)에 사로잡혀서는 절대 보지 않았을 거다.
아마.. 이 영화 한동안 여성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모두들 두 눈이 송중기를 담은 하트 뿅뿅이 되어서는 영화관을 나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