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별의 느릿한 여행

home notice taglog localog guestbook write admin

  •  

비 맞으며 걸었던 수월봉 엉알길

Posted 2016. 3. 13. 00:00, Filed under: 혼자 떠나는、여행/2014~2017 국내_제주
반응형

환상숲에서 만나 저지오름까지 함께 했던 그녀와는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그녀는 수월봉 근처에 숙소를 잡았는데, 짐이 있어 일단 숙소로 간다고 했다. 내가 수월봉으로 올거냐 물으니 잘 모르겠다고..

그래서 버스정류장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인연이 있으면 또 보자며...


수월봉은 엉알길과 일몰을 보기 위해 가는 건데, 아침 빼고는 내내 흐리더니 이때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잿빛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었다.

일몰은 당연히 못 볼 거라 진작에 포기를..
이젠 행여 비가 올까 걱정이 되었다.
주말 전까진 비소식이 없기도 했고, 전날 날이 너무 좋았기에 당연히 다음날도 좋을 거라 예상, 우산도 빼놓고 나왔는데...(,,•﹏•,,)

숙소로 돌아가야하나 어쩌나 잠시 망설였지만, 강행하기로...

아침에만 해도 비 온단 얘기 없었으니 안 오겠지 하고..

이후 나는 여행 내내 제주 날씨의 변덕스러움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수월봉으로 가는 버스 안..
승객이 달랑 나 혼자였다.

아직 내려야할 정류장이 아닌 것 같은데, 기사 아저씨가 버스를 멈추고 내게 어딜 가냐고 물어오셨다.

수월봉으로 간다니까 그럴 줄 알았다며..
저기 보이는 게 수월봉인데, 볼 거 아무것도 없다고... ^^;;;
그리고는 해안 절경이 빼어나다는 길을 알려주셨다.
내가 수월봉 보다는 엉알길 보러 가는 거라니까 거기가 거기라고...(⌒‐⌒٥٥)

버스에서 내려 아저씨가 가르쳐주신 길을 따라 걷는데, 가느다란 빗방울이 또르르~

헉!
서.. 설마.. 쏟아지는 건 아니겠지? (>﹏<)



아저씨가 가르쳐주신 길을 따라 왔더니 바로 수월봉 아래였다.

한번 올라가 볼까 하다가 아저씨가 볼 거 없다고 하셨고, 어차피 일몰을 보지 못할 거라면 별 의미가 없기에 그만 두기로...



수월봉은 이렇게 바라다보는 것으로 만족을.. ㅎㅎ



길 아래로 바다와 기이한 절벽, 그리고 차귀도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이 아래가 엉알길이로구나!



수월봉은 땅속의 뜨거운 마그마가 찬 물과 만나 폭발 분화해 만들어진 화산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엉알길의 기이한 절벽은 수월봉 분화 당시 뿜어져나온 화산재들이 쌓여 지금과 같은 모습을 이룬 것이라고..



기다랗게 한 줄 선들이 층층이 나있는 지층 모양..

이것들이 화산재가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것이라니..



군데 군데 구멍이 뻥~!

조그마한 동굴도 나있었다.



앞을 바라보면 드넓은 바다와 차귀도가..



군데군데 박혀있는 돌 같은 건 화산탄(화산암괴)이라고..

그리고 일정하지 못하고 중간중간 휘어진 선 모양을 탄낭구조라고 한단다.


몇몇 있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혼자 남아 절벽의 기이함을 감상하고 있는데, 스치듯 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이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ㅜㅜ

여행할 땐 좀 무거워도 우산은 꼭 챙기는 편인데, 하필 빼놓으니까 오다니..ㅜㅜ
지난 번 제주여행 땐 내내 갖고 다녔어도 한번도 꺼낼 일 없었는데..

흐엉흐엉..ㅜㅜ

아무래도 이만 돌아가야겠다싶어 되돌아나가려는데...

낯익은 모습이...

앗!
그녀다!!

그렇게 우린 다시 만났다.



그녀와 함께 수월봉 아래 절벽을 한번 더 둘러보고 차귀도 앞까지 걸어가기로..

뒤돌아 바라본 수월봉은 또다른 절경을 뽐내고..



점점 가까워지는 차귀도..

다행히 그녀가 우산을 가지고 있어 함께 쓰고 걸었는데, 비가 마구잡이로 내리며 들이치는 바람에 옷이 젖는 걸 피할 수 없었다.

그녀 혼자 썼더라면 덜 젖었을 텐데..
기꺼이 한쪽 자리를 내어준..
고맙고 미안했다.



한 컷에 담기에는 조금 무리였던 차귀도.

우린 근처에 있다는, 그녀가 가보고 싶다는 카페를 찾아들어갔다.



돌아가는 길..

근처에 정류장이 없어 한참 걸어나가야했다.
그 길에서 만난 준치 오징어..

몇 마리라도 사갖고 왔음 좋았을 텐데..


분명 카페에서 나왔을 땐 좀 그치나 싶더니 또다시 내리기 시작하는 비..
어째 비를 몰고 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ㅜㅜ

나란히 우산을 쓰고 빗길을 걸어 온 우린 버스정류장에서 진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그녀는 근처 게스트하우스로..
나는 협재로 무사히 돌아갔다.

" 고마웠어요. ㅅㄴ씨!!
ㅅㄴ씨 덕분에 그 날 더할 나위 없이 알찬 하루가 되었어~
언제 꼭 제주에서 다시 만나기를... "

- 엉알길과 같은 응회암층 절벽, 용머리해안
- 엉알길 따라 다다른 차귀도 앞 카페, 다금바리스타
반응형
그리드형(광고전용)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

'혼자 떠나는、여행 > 2014~2017 국내_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랑노랑했던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14) 2016.03.15
차귀도 앞 다금바리스타 카페 ☆*°  (10) 2016.03.14
저지오름에서 내려와 들른 당몰 저지오름 국수  (6) 2016.03.12
뜻하지 않은 걸음.. 저지오름  (8) 2016.03.11
우리네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환상숲 곶자왈 공원  (19) 2016.03.10
Response : ,


Recent posts

Category

  • ★ 느림보별's ⓕull story ★ (1916)
    • 혼자 떠나는、여행 (374)
      • 여행용품 (5)
      • 트래블 트렁크 ϋ (8)
      • 당일치기_국내 (31)
      • 2011, 2016 국내_경주 (25)
      • 2013 국내_통영 (13)
      • 2014~2017 국내_제주 (89)
      • 2016 국내_부산 (14)
      • 2013 일본_오사카/교토/나라 (15)
      • 2014 일본_도쿄 (50)
      • 2014 말레이시아_쿠알라룸푸르 (52)
      • 2015 베트남_하노이 (25)
      • 2015 일본_북큐슈 (47)
    • 내 맛대로、맛(味) (664)
      • Where is the 맛집?? (117)
      • 치킨/햄버거/패스트푸드/피자 (86)
      • 과자/아이스크림/음료 (233)
      • 라면/도시락/냉동(장) 식품 (143)
      • 카페/베이커리 (85)
    • 얼렁뚱땅、 요리 (124)
      • 밥 (25)
      • 면 (16)
      • 특별식 (27)
      • 튀김/전 (17)
      • 반찬(무침/볶음) (12)
      • 찌개/국/찜/탕 (9)
      • FOOD STORY (18)
    • 심심풀이、사주 & 점성 (25)
      • 사주팔자 (10)
      • 점성술 (15)
    • 어리버리、초보 블로거談 (58)
      • TIP (19)
      • 고찰 (38)
    • 별 볼일 없는、일상 (218)
      • 편린 (101)
      • TV/연예/유머/단상 (104)
      • 특별한 나들이 (8)
      • 日本語で独り言 (4)
      • がんばれ、JPT 도전기 (1)
    • 잔상、Movie (55)
      • 국내 (10)
      • 해외 (35)
      • 결산 (10)
    • 판타지、Drama & Ani (41)
      • 국내 (22)
      • 일본 (16)
      • 기타 해외 (3)
    • 힐링 공간、책 (31)
      • 소설책 (23)
      • 만화책 (8)
    • 닥치는대로、리뷰(etc) (322)
      • 생활정보 (148)
      • 지역 이야기(청주) (41)
      • 알뜰살뜰、자산관리 (26)
      • 컴퓨터/스마트폰/카메라 (15)
      • 뷰티/팬시/생활용품 (30)
      • 무료어플/무료쿠폰/이벤트 (62)

Tattertools and modified by 오드리햇반

Subscribe to RSS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