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후인에서 히타로 오는 길...
유후인에서 히타까지는 한 시간 정도 걸린다기에 알람을 맞춰놓고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방송이 귓가에 흘러가는데, 분명 히타란 말이 들렸다. 밖을 내다봤지만 아침에 유후인으로 갈 때 봤던 히타 역 모습이 아니었다. 하지만 방송에선 분명 히타라고 했는데.... 시간을 보니 히타에 도착 할 시간도 아니었다. 역 이름이 적힌 팻말이라도 세워져 있으면 이름을 확인할 텐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기차가 잠시 선 짧은 사이 수없는 갈등이 오갔다. 그러다가 일단은 내리기로........
플랫폼에 발을 디디니 "아니다..." 라는 기운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다시 서둘러 기차에 올랐다.
아마도 "다음 역은 히타입니다" 라고 했는데, 마지막의 "히타입니다"만 들렸던 모양이다.
무사히 도착한 히타 역!
내릴 때는 미처 몰랐지만, 히타 역 안에는 커다란 게다(일본 나막신) 모형이 있다.
히타 역 옆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마메다마치 지도를 받아든 후 직원이 가르쳐 준대로 마메다마치를 찾아 나섰다.
직원은 관광안내소를 나가 오른쪽 길로 쭉 가다가 왼편에 은행이 나오면 오른쪽 길로 꺾어 쭉 걸어가라고 알려주었다. 나는 마메다마치가 역 언저리에 있는 줄 알았다. 역에서 내리면 바로 "마메다마치다!" 하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모습이 펼쳐질 줄 알았기에 설명을 듣고는 생각보다 거리가 있음에 흠칫 놀랐다. 그래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 나는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을 걸어야 했다.
왼편에 은행이 나타났지만,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도저히 확신히 들지 않았다. 횡단보도 앞에서 자전거를 탄 채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여학생 두 명이 있어 그들에게 물어보니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라고 했다.
분명 직원은 옳게 가르쳐 준 것이다.
그런데 이 못 미더운 기분은 뭘까?
여전히 난 걷고 있었고, 여전히 확신하지 못했다.
그래서 중간에 만난 행인에게 다시 한번 길을 물었다.
그녀는 앞으로 쭉 더 가라고 했다.
마메다마치는 에도시대의 건물들이 남아 있는 곳이라고 했다.
예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교토 같은 곳이라고...(히타는 작은 교토, 물의 도시 등으로 불리운다.)
하지만 예스러운 건물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위 사진 속 건물을 맞닥들이고 나서야 내가 길을 맞게 잘 찾아가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기온야마카사"라고 써있는 걸 보니 7월에 열리는 기온 마쯔리 때 쓰이는 가마가 들어있는 창고인 듯 하다.
약사여래상이 모셔져 있는 곳인가 본데, 방패 같은 은색 모형만이 눈에 들어왔다.
안에 파란색 의자가 놓여져 있는 걸 보니 편하게 들어가 앉을 수도 있는 것 같았지만, 왠지 들어가기가 꺼려졌다.
처음으로 마주한 예스러운 상가 건물...
토리이 앞에, 그것도 달랑 팻말 하나만 세워진 버스 정류장이라니...
모습도 허름했다.
일본에도 이렇게 불친절한(?) 곳이 있다니... 의아했다.
마메다마치로 가는 길은 따로 인도가 없었다.
그리고 많지는 않지만 차들이 끊임없이 오고 갔다.
그랬던 걸 감안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싶기도...^^ㆀ
저 카페.. 작은 하천...
모 블로그에서 봤다.
그래, 나 지금 잘 가고 있구나,, 안심이 됐다.
드디어 마메다마치 입성!
다른 관광지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적했다.
히로세자료관
히나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입장료가 있어서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골목골목 예스러움이 가득했던 마메다마치..
얼마없던 관광객들도 사라지고, 가게들도 모두 문을 닫고...
마메다마치의 가게들은 관광객이 많이 없다보니 일찍 문을 닫는 듯 했다.
때문에 원래 저녁으로 마메다마치에서 야키소바를 먹을 예정이었는데, 먹지 못했다.ㅜㅜ
지금 보니 밖에 사게몬이....???
이때는 전혀 몰랐다.
사게몬이 있었는지...
야나가와에서 본 게 처음인 줄 알았는데.....^^;;;;;
이곳에서도 히나 인형이 전시되어 있었다.
히나인형 맨 첫단에 놓이는 천황과 황후..
처음에 입구 쪽에서 미소시루(아마도) 시음을 권유하던 판매 직원이 그냥 자유롭게 구경하면 된다고 했었기에 뒷편에 꽤 멋스러운 가마가 있길래 다가가 사진을 찍을랬더니 300엔을 내고 봐야 한단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고 바로 나왔다.^^;;;
뭐야, 그럼 처음부터 가르쳐주지.. ㅡ_ㅡa
여기도 히나 인형이....
마메다마치에서는 곳곳에서 히나 인형들을 볼 수 있었는데, 마메다마치는 3월 31일까지 히나마쯔리를 한다고 한다.
군쵸주조자료관
일본 전통술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는데, 내가 찾아갔을 땐 개방시간이 지난 때였다.
아니, 뭘 이렇게 일찍 문을 닫지? 하고 의아했다.
가게 앞으로 찾아갔을 때가 4시 30분이 넘었었는데, 앞에 적힌 개방시간을 보니 9시부터 4시까지 라고 적혀 있었다.(이후 여기서 나왔을 땐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다.)
그래도 문은 열려 있으니 혹시나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닐까 하고 기웃기웃 거리고 있었더니 여자 직원분이 둘러봐도 된다고 하셨다.
말끔히 정리된 내부...
불은 켜있지 않지만 위로 올라가 봐도 된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넓고 어두워서 진짜 좀 무서웠다.^^;;;
담대한 척 하느라 애 좀 썼다.ㅋ
이곳은 술 만드는 법을 설명하는 공간인 듯 했다.
개방시간 내에 찾아가면 갓 만든 술도 시음할 수 있다고 한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화려하고 높다란 게 야마카사 느낌이 나던 모형...
마메다 마을 만들기 역사교류관
뭐 볼만 한 게 있나 들어갔을 때 여직원분이 말을 걸어오셨는데, 이후로 잠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날씨 얘기를 하다가 어디서 왔냐 물으셔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유학한 적 있느냐, 일본어 공부는 어떻게 했느냐 등을 물어오셨는데, 또 어디 공항에서 왔냐고 예상치도 못한 질문을 해오셨다. 인천 공항에서 왔다고 하니 인천은 한자를 어떻게 쓰냐고...^^;;;;
막 무슨 인 무슨 천 하며 예를 드셨는데, 내가 알 리가 있나..ㅎㅎㅎ^^;;;
잘 모르겠다고 하니 핸폰으로 仁川을 써 보여 주셨다. 인천이 이런 한자라구? 이렇게 간단한 한자였나? 왠지 아닌 것 같은데? 싶어서 잘은 모르지만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근데 나중에 찾아보니 仁川이 맞더라는...^^;;;;
암툰 때마침 아저씨 무리가 들어오셨고, 행여나 또다시 질문이 이어질까 두려워 직원분 관심이 그쪽으로 쏠린 틈을 타 후다닥 이층으로 올라갔다.ㅋ
옛 사진들과 설명이 적힌 판넬들만 있을 뿐 마땅히 볼만한 것이 없어 금새 보고 내려와 나가려는데, 직원분이 오미야게라며 종이 인형을 주셨다. 3월 31일까지 히나마쯔리를 했었다며 본인이 직접 접으신 거라고 하셨다. 혹시 짐 되는 거 아니냐고 하셨는데, 집까지 잘 가지고 돌아왔다.^^
히타 역으로 돌아와 기차 기다리는 동안 역 옆에 있는 타코야끼집에서 타코야끼를 사서 대합실에서 먹었다. (히타 역 대합실은 넓고 깨끗해서 꼭 카페 같았다.)
맛은 반죽은 넘 질고(부드럽다고 느껴지기도 함), 문어 보다는 반죽 맛이 강하며 특히 싫어하는 생강맛이 나서 겨우 다섯갠데도 다 먹기 진짜 힘들었다. -_-;;;
이제 하카타로...
유후인, 히타만으로 너무 힘들어서 바로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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