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에서 맞는 두번째 아침.
하늘이 심상치가 않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날씨다. 말레이시아는 스콜성이기 때문에 비가 아무리 세차게 내려도 금새 멎는단 얘긴 익히 들어 알고 있으면서도 내심 걱정이 되었다. 물론 배낭에는 접이식 우산이 들어있긴 하지만(난 준비 철저한 뇨자.ㅋ), 여행지에서 내리는 비는, 그것도 도보 여행을 즐기는 나 같은 여행자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일이다.
이따 말라카에서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 많이 찍어야 하는데~ 힝~~ >_<
살짝 불안하긴 하지만, 나의 여행 본능은 절대 움츠러들지 않는다.
날씨 따위 상관없다규~!! ^_^/
이 날은 오전에는 차이나타운 일대(관우사원(관디템플), 스리 마리암만 사원 등..)를 돌아다녔고, 오후에는 말라카 투어를 했다.
내가 묵었던 레게맨션에서 차이나타운은 꽤 가까웠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그냥 쭉 직진하면 된다. 짧은 거리였지만 건물들 구경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했다. 오래된 유럽식 건물들이 인상적이었다.
유럽의 중세기 오페라 하우스 같았던 건물.
차이나타운 입구 맞은편에 있는 건물이다. KL시티 갤러리에서 가져온 지도에도 나와 있던데, 나는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야 봤다.ㅋㅋㅋㅋ 진작 봤다면 더 관심있게 봤을 텐데...^^; 그래도 워낙 크기가 웅장하고, 황금색이어서 인상깊게 남아있는 곳 중 한 곳이다.
잘란 페탈링, 차이나타운 입구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레게맨션에서 걸어오다보면 멀리서도 한 눈에 보인다.
10시가 채 안됐나? 10시가 조금 넘었나? 암툰 이른 시간이라 거리가 엄청 썰렁했다.
뭐, 딱히 관심이 있어서 온 게 아니라 숙소 코 앞에 있으니까, 그래도 관광 명소라니까, 어차피 가장 보고픈 스리 마리암만 사원 가는 길에 있는 곳이니까 들러봤을 뿐이었다. 예전에 인천 차이나타운에 갔을 때도 그닥 감흥이 없었기에 기대 같은 건 조금도 없었다. 차이나타운이면 다 거기서 거기겠지 별거 있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였다.ㅋ
나중에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들러 시장이 열린 모습도 보았지만, 시장의 풍경보다도 낡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유럽 느낌 돋는 건물도 있고,
홍콩 느낌 돋는 건물도 있고..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니다가 어쩌면 나의 숙소가 되었을 지도 모를 레게 하우스를 발견했다.
차이나타운 근처에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쯤에 있었구먼?
지금 사진은 관우사원과 스리 마리암만 사원을 둘러보고 돌아가는 길에 찍은 사진이고, 사진에서 보면 오른쪽으로 골목이 있는데, 그 골목 중간쯤에 서서 처음 레게 하우스 간판을 보고는 그냥 돌아섰었다. 그래놓고 이후에 관우사원과 스리 마리암만 사원 찾느라 엄청 헤멨다.ㅜㅜ 인정하기 싫지만, 역시 난 길치인가봐...ㅜㅜ
(아, 그리고 사진에서 정면으로 나가 왼쪽으로 꺾어서 조금만 내려가면, 오른편에 센트럴 마켓이 있다. 관우사원과 스리마리암만 사원을 둘러보고 곧바로 센트럴 마켓 갈 사람은 참고할 것!!)
잠깐 센트럴 마켓에 들렀다 차이나타운으로 되돌아갈 때 찍은 사진이다.
(센트럴 마켓에서 관우사원과 스리마리암만 사원을 가고 싶은 사람은 마켓에서 나와서 왼쪽으로 쭉 올라와 이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된다. 차이나타운을 가고 싶으면 역시나 이 골목으로 들어가 레게 하우스가 보이면 왼쪽 골목으로 꺾으면 된다.)
주황색, 분홍색, 노란색... 골목 안 건물들도 참 예쁘다.
이리저리 막 돌아다니며 찍은 거라 어디쯤에 붙어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또다른 게스트 하우스도 보았다. 간판이 낯익은게 여기도 숙소 알아볼 때 어디선가 본 것 같다.
홍콩 삘 물씬 났던 골목..
낡은 고층(?) 건물 바로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음식점들이 이색적이면서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먹고 싶진 않았어.^^;;;
사진 찍을 땐 독수리 그림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수닭인가?? ㅡ_ㅡ?
차이나타운 입구 근처에 있던 공중전화.
우리네 공중전화와 닮은듯 다른.. 왠지 여기 수화기를 잡으면 영어로 말해야 할 것 같은 느낌? ㅋ
차이나타운 골목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신비로운 어느 사막의 작은 마을 같았다. 살짝 이집트 느낌?(이집트는 가본 적도 없고, 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름.ㅋㅋㅋ) 주황과 노랑의 원색이 빚어내는 색감 조화도 산뜻하고 예뻤지만, 낮고 길다란 건물모양이 더욱 이색적이었다. 특히 노란색 담벼락에 초록색의 모스크 모양이 신비로움을 극대화시켜 주었다.
첨엔 모스크 모양을 보고 스리 마리암만 사원(왜 이렇게 생각했는지 나 자신도 의문스러움..^^;) 가는 길을 표시해 놓은 것이 아닐까 하고, 화살표를 따라 가보았지만 의아하게도 길이 없었다.
화살표 방향이 가리키는 곳은 낡은 공장 같은 건물이었는데, 어떤 한 남자가 들어가는 걸 봐서는 뭔가 있긴 한 것 같았다. 호기심이 일긴 했지만, 따라가보진 않았다.
지도를 들고도 관우사원과 스리 마리암만 사원을 찾느라 꽤나 고생하고는, 센트럴 마켓에 들렀다가 숙소로 되돌아가는 길...
아침에 휑한 차이나타운을 보고 온 것이 조금 아쉬워 다시 찾았다. 아침에 좌판에서 얼핏 망고스틴 가격을 봤을 때 1kg에 5링깃이라고 써놓은 걸 봤었는데, 그땐 전날 센트럴 마켓에서 산 망고스틴 보다 비싼 줄 알았다. 그래서 역시 챠이나~ 양심도 음씨 비싸게 받는 구먼~ 했는데, 센트럴 마켓에 들렀을 때 보니 차이나타운이 싼 거였다.(센트럴 마켓 앞에서는 1KG에 10링깃이었음. 하지만 양이 아니라 질로 비교하면 센트럴 마켓이 훨 낫다. 차이나타운 거는 쉣~!! 상한 게 더 많았다.)
그래서 망고스틴도 살 겸 들렀는데, 역시 챠이나는 챠이나~!!
친구에게서 중국인들 엄청 불친절하단 얘긴 듣긴 했지만, 상인들인데도 불친절하다. ㅡ_ㅡ; 망고스틴을 원하는 만큼 담은 다음 계산할 때, 키로 당 가격 써놓은 종이를 보고 키로를 가격으로 착각, 돈을 잘못 냈는데, 말도 없다, 손으로 가격 써놓은 종이를 툭툭 치더라는..ㅡㅡ; 그리고 무엇보다 망고스틴 상태도 굉장히 나빴다. ㅡ_ㅡ; 역시 싼 게 비지떡인가? ㅜㅜ
또 다른 가게에서는 잘라서 팔고 있는 망고를 살 때 돈 주면서 실수하지 않으려고 확인하면서 주는데, 빨리 달라고 내민 손바닥을 손가락을 까딱까닥.... 역시나 말도 없이....
물론 말을 한다고 통하지도 않았겠지만... 그들에게서 내가 받은 느낌은 사람을 빈정상하게 하는 불쾌함이 있었다.
편의점에서 산 음료수.
첨엔 물인 줄 알았다. ㅡ_ㅡ;
말라카는 무지 덥다고 해서, 말라카 투어 때 먹을 요량으로 산 거였다.
숙소 근처에 있는 세븐 일레븐에서 샀는데, 큰 생수만 있고, 조그만 생수병이 보이지 않았다.
100 PLUS는 반딧불이 투어 때 주석공장에서 시식도 해봤고, 말레이시아에서 유명한 음료수라고 가이드분이 말씀해 주셨었기에, 당근 음료수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편의점 냉장고에 100 PLUS 음료수가 두 종류가 나란히 있었는데, 하나는 포카리스웨터 같은 색이고, 하나는 물색이었다. 일반 생수병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투명한 색이 물이라고 짐작, 직원에게 이거 물이냐고 물어보니 맞단다. 두번이나 확인했다. 물이란다. 믿었다.
당연히 물일 줄 알고, 무방비 상태에서 한 모금 들이키다가 진심 욕나올 뻔 했다.
음료수가 맛없어서가 아니고 물이 아니냐자...이건...
아놔~ 그 직원을 그냥~~~, 확 그냥~ 막 그냥~!!!
투어 픽업 시간은1시30분이었는데, 그보다도 일찍 숙소로 돌아왔다.
체력의 한계를 느꼈달까??ㅜㅜ
여행 떠나기 전날과 여행지에서 첫날엔 한 숨도 못자고, 둘째날은 두 시간 정도밖에 못 잤더니 급 체력이 딸리고, 정신이 살짝 혼미했다. 말라카 투어를 떠나려면 휴식이 보다 시급했다.
룸에서 몰래 차이나타운에서 사가지고 온 망고스틴을 호르롭 호르롭 쪼개 먹고, 로비로 내려와 쇼파에 몸을 묻고 잠시 눈을 붙이려 했다. 하지만 망할!! 잠이 안온다. 몸도 정신도 죽을만치 피곤해 죽겠는데...ㅜㅜ
밖으로 시선을 던지니, 숙소 건너편에서 뭔가를 팔고 있는 게 보였다. 뭘까??? 호기심 증폭!!!
혹시 과일인가?? 그렇담 사무그야지, 하고 쪼르륵~~ 달려갔는데, 흠~~~ 조금도 맛있어 보이지 않는 중극 음식 좌판이었다. ㅡ_ㅡ; 사진만 찰칵, 한 장 찍고는 숙소로 되돌아와 그저 묵묵히 픽업 시간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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