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뚜아에서 부킷빈탕까지 어이없이(사실은 임비 역에 문제가 있었다는..ㅋ) 걸어서 오게 되었지만, 갈 때는 기필코 제대로 모노레일을 타고 가리라, 마음먹고 부킷빈탕 역으로 향했다.
티켓 판매 기계가 종료(?)되어서, 매표소 직원에게 마스지드 자멕에 가려고 한다니까, "부킷나나스"로 가란다.
잉? 항뚜아가 아니고??
올 때랑 갈 때랑 다른 건가??
이때는 당연히 임비 역에 문제가 있는 줄 몰랐기에, 적잖이 당황했다.
매표소 직원이 잘못 알려줄리는 없을 테지만, 나는 부킷나나스에서 마스지드 자멕으로 갈 수 있다는 소린 들어본 적도 없단 말이쥐~~~ -_-a
쨋든 매표소 직원에게 부킷나나스 티켓(파란색 플라스틱 토큰)을 건네받고 플랫폼으로 갔는데,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숙소 직원이 부킷빈탕에서 마스지드 자멕으로 돌아오는 막차가 11시 30분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 이게 막차인가 하고, 시간을 보니 11시가 조금 안됐었다. 막차 시간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아니면 라마단 기간이라 해가 떨어지자 이슬람교인들이 모두 거리로 나와 그런 걸까? 이런 저런 추측을 해보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역시 임비 역 때문이었나 보다.
전차에 올라서도 진짜 부킷나나스로 가면 되는 건지, 확신할 수 없던 나는 불안함과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내내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런 내 모습이 도움의 손길을 원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는지, 중국인인 듯한 보이시한 소녀가 무슨 일이냐고 말을 건네왔다.
마스지드 자멕을 갈건데, 부킷나나스로 가는게 맞냐니까, 맞단다.
그제야 맞긴 맞나보구나, 하고 조금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불안감이 말끔히 사라지지는 못해, 잔뜩 긴장해 있었다.
사진 속 모습은 그다지 꽉차 보이지 않지만, 실제는 그야말로 만원 전철이었다.
행여나 내릴 때 사람들에 막혀 못내릴가봐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런 우려와 달리 무사히 "부킷나나스"에서 잘 내렸는데.....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여기서 마스지드 자멕은 어떻게 가는 거지??
속속들이 개찰구를 빠져나오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누구를 붙들고 물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어떤 여자무리가 매표소 직원에게 KL 센트럴이었나? KLCC였나? 아무튼 LRT 노선 타는 법을 묻는 것 같았다. 그때 그 여자들의 일행인지 따로인지는 모르겠는데, 한 남자도 끼어들었고, 그들은 설명을 이해했는지 이동하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해진 나는 남자에게 "LRT?"라고 물었고, 그렇다기에 그들의 뒤를 따랐다.
역 밖으로 나와 길을 건너니, 다른 역으로 이동하는 통로의 입구가 나타났고,
그 길을 따라 쫄래쫄래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사진을 찍겠다고, 이러고 있는 나..ㅋㅋ
고맙게도 사진 속 흰 티를 입은 남자가 뒤를 돌아보며 내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봐주었다.
통로를 따라 닿은 곳은 "당왕기(Dang Wangi)" 역이었다.
역으로 들어가기 전에 환하게 빛나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가깝게 보여서 또 사진기를 드리밀고, 찰칵~ㅋ
역 안으로 들어오니 한층 더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내가 잘 따라오는지 뒤돌아 봐주던 그 흰 티 입은 남자가, 먼저 간 줄 알았는데, 티켓 발급하는 것까지 지켜봐 주었다. 정말이쥐 무한 감동이었다는...ㅜㅜ
"당왕기" 역에서 "마스지드 자멕"까지는 달랑 한 정거장.
조금만 유심히보면 저렇게 역의 진행 방향이 잘 설명되어 있는데도, 나는 매번 사람들에게 일일이 어디 가려고 하는데 여기서 타는게 맞냐고 물어봤다는...^^ㆀ
마스지드 자멕 역에서 앞서 포스팅에서 말했던 터널을 따라 나오면 이렇게 "마스지드 자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마스지드 자멕"은 처음 역에 도착했을 때도 보고 너무 예뻐서 감탄했었는데, 이렇게 밤에 보니 더욱 아름답고 신비롭게 보였다.
밤의 레게맨션.
루프탑 바가 있다더니, 쿵쿵 하고, 비트있는 음악이 들려왔다.
저멀리 KL타워와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도 빼꼼히 보인다.
밤이 되니, 레게맨션 앞 거리는 마치 어느 유럽의 거리 같았다.
잘란알로를 나와 역으로 가는 도중에 산 2링깃짜리 음료.
노란색 음료통을 가리키며 이거 망고 주스냐니까 그렇단다. 그런데 망고 주스가 맞다면서 콘이 든 캔을 보여준다.
뭐라는 거야?
망고가 아니라 콘 음료라는 거야?
아님 망고에 콘을 섞었다는 거야?
망고 주스 맞다고 했으니, 일단 믿어보고 사긴 했는데......
맛은 달달한데 망고맛은 아닌 것 같고, 가끔씩 콘이 씹히고, 양은 오지게 많고.... ㅡ_ㅡ;
왠지 콘 국물을 죄다 쏟아부었을 것만 같아서 결국은 먹다가 버렸다.
숙소 근처에 있는 세븐 일레븐에서 산 미닛메이드 오망고.(오렌지+망고)
어렸을 때 먹었던 쌕쌕 음료수처럼 막 알갱이가 씹히는 것이 상큼하고 맛있었다.
오망고를 마시며 숙소로 돌아오는 길...
이제 숙소에 누워 딥 슬립 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ㅜㅜ
* 부킷빈탕에서 마스지드 자멕으로 되돌아간 위 방법은 항뚜아와 임비 역 구간에 문제가 있어 모노레일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우회하여 돌아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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