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끝에 우연히 찾은 잘란알로.
조금이라도 높게 쳐주는 환전소를 찾아 헤메이다가 눈 앞에 낯익은 등불이 보여 따라들어갔더니, 그곳이 바로 잘란알로의 시작이었다.
▶부킷빈탕에서 잘란알로 찾아가는 법이 궁금하다면??
잘란알로의 첫 느낌은 말레이시아라기 보다는 중국의 어느 야시장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말레이시아란 나라 자체가 다민족 국가이고, 그 중에서도 중국인과 인도인이 많이 살고 있다보니, 중국풍스럽거나, 인도풍스런 모습들이 많은데, 잘란알로는 중국풍스런 느낌이 물씬 드는 곳이었다.
특히 머리 위로 길고, 느슨하게 드리워진 등불에서 중국 색채가 강하게 느껴졌다.
모 블로그에서 잘란알로 끝에 있는,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집이 괜찮다는 글을 봤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다른이들이 추천하는 맛집에 의존하지 않고, 내 마음이 닿는, 내 발길이 이끄는 곳을 찾아가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곳을 찾지 못해 결국은 잘란알로의 끝까지 왔고, 마침 미키마우스 그려진 집이 눈에 띄어서 테이블을 잡고 앉았다.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집은 한 곳이 아니고 같은 그림의 간판을 내걸고 있는 집이 여러채(한.. 세 채?) 나란히 붙어있는데, 모두 한 집인 것 같았다. 나는 그중 제일 끝자락에 있는 집을 들어갔다.
주인장(?)인 듯한 아저씨가 검은 하늘 위로 희뿌연 연기를 올려보내며 사테이를 굽고 있고,
직원 아저씨는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역시나 무언가를 굽고 있었다.
메뉴판을 들여다 봤지만, 사전에 말레이 음식에 대해 대충 알아봤음에도 잘 모르겠어서 가장 무난한 사테이와 음료수를 시켰다.
원래는 잘란알로에서 꼭 패티크랩을 먹으려고 했는데, 망치로 직접 쪼개면서 먹어야 한다고 해서 포기했다는..^^ㆀ
잘란알로 앞에서 산 드래곤 후르츠.(3링깃)
먹기좋게 잘라서 팩으로 팔고 있어 한 팩 사서는,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주문한 음식과 함께 먹었다.
상큼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맛은 밍밍하다는 얘기를 익히 들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한 입 베어무니, 실온에 두었던 거라 그런지 미직지근한 것이 진짜 밍밍했다. 식감은 삶은 무를 씹는 느낌이었는데, 이것이 먹다보니 은근 맛있었다.
쏙쏙 박힌 씨가 간혹 톡톡 씹히기도 하고, 밍밍함 끝에 달콤함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드래곤 후르츠는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언제 또 먹어볼 수 있을려나?
아쉽다...-o-
음료는 라임주스를 시켰는데, 라임이 원래 이런 맛인지는 몰라도, 처음에 딱 한모금 삼키고는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빨대로 쏘옥 주스가 입안으로 들어왔을 때는 상큼함이 느껴지는데, 꿀꺽, 하고 삼키면 짭잘하고 시큼 털털한 맛이 강하게 퍼졌다.
결국은 다 못먹고 남겼다는..ㅜㅜ
사테이는 치킨, 소고기, 양고기, 세 가지가 있는데,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 주문이 가능하다.
예전에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양말맛(?)이 나는 양꼬치를 먹어 본 경험이 있는지라, 치킨 5개, 소고기 5개만 주문했다.
위 사진 속 사테이는 소고기인데, 진짜 맛있었다.
추가로 더 시키고 싶었지만, 배가 불러 참았다.
*사테이 가격(개당 1링깃, 최소 10링깃부터 주문 가능), 라임주스(3.20링깃)
치킨 사테이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단맛이 강한게 조금 아쉬웠다.
사테이까지 흡입을 끝내주고는 드래곤 후르츠와 함께 샀던 망고를 하나 꺼냈다.(망고 2개, 7링깃)
바나나 껍질 까듯 그냥 손으로 쭈욱쭈욱~ 까준면 된다.
샛노오란 망고의 속살~^_^
냉동된 망고만 먹었지, 생망고는 처음이라 기대가 무지 컸다.
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저렇게 생긴 망고는 안에 심이 크게 박혀서 먹을 건 별로 없고, 먹기도 불편하다는....
갈비 뜯 듯 먹어야 한다고 하던데, 갈비보다도 먹기가 힘들었다.^^;
추하게도 과즙이 입가에, 손가락에 막 묻고, 뚝뚝 흘리고.....
그리고 한 입 물고는 쭈욱 뜯을 때, 섬유질 같은 것이 막 이에 낀다.ㅜㅜ
절대 저 뜯어먹는 망고는 남들 앞에서는 먹을 음식이 아닌 것 같다.
낯선 외국 땅이니 창피를 무릅쓰고 먹었지, 아니었으면 먹다가 포기했을 거다.ㅋㅋㅋ
재미삼아 한 개 쯤 먹어보는 건 좋지만, 웬만하면 잘라서 파는 망고가 먹기 편하고, 깔끔하고, 맛도 더 좋은 것 같다. 저렇게 통으로 파는 망고랑 잘라서 파는 망고는 품종이 다른 것 같았다. 잘라서 파는 망고는 주황빛이 도는 것으로, 평소 먹어봤던 그 망고맛이었다.
혼자서 테이블 하나를 점령하고 있기도 뭣하고, 느긋하게 있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 먹자마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 다리 모양으로 보아 미루어 짐작건데,,, 식용 개구리??? @_@~
잘란알로는 한 쪽은 다 식당이고, 다른 한 쪽은 포장마차가 늘어서 있다.
현지인 보다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잘란알로의 밤.
어둠이 깔린 잘란알로를 가로등 불빛과 등불이 환히 비춘 가운데, 가게마다 사테이를 굽는 연기는 하얗게 뿜어져 나오고, 테이블마다 둥그렇게 여럿이 모여앉은 이들은 그들만의 밤을, 여행을 만끽하고 있었다.
한가지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잘란알로까지 차들이 끊임없이 들어와 혼잡하고, 통행이 불편했다는 것!!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곳인데, 차량 통제는 할 수 없는 걸까??
차를 피해 쫓기듯 나와야 했던 잘란알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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