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 다녀왔던 친구가 여행 동안 도쿄타워를 못봐서 아쉬웠는데, 마지막날 오다이바에 갈 때 유리카모메를 타고 가다 도쿄타워를 보게 되어 좋았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래서 나도 유리카모메를 타고 오다이바를 가는 내내 창밖을 예의주시하며 도쿄타워의 모습을 찾았었다. 그런데 분명 봤던 것 같긴 한데, 그 모습이나 느낌이 기억에 남아있질 않다.^^;;;
보면서도 저게 진짜 도쿄타워가 맞나, 하고 긴가민가 했던 것 같다. 거리가 멀어서였는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그런 불확실함은 오다이바에 도착해 레인보우 브릿지 너머의 도쿄타워를 바라보면서도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지도에 약한 내가 오다이바의 위치와 도쿄의 위치를 머릿속에 그려가며 오다이바에서 도쿄타워가 보일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보고는 도쿄타워가 맞음을 확신하면서도, 백프로 완벽히는 확신을 못하고 일말의 의심을 품고 있었다.
데이터 로밍을 해갔으면 바로 검색해서 알 수 있었을 텐데, 하고 이때도 로밍에 대한 절실한 아쉬움을 느꼈더랬다.ㅎㅎ
'그래, 밤이 되면 알 수 있겠지...
그리움이 묻어나는, 따뜻한 오렌지빛으로 물든 도쿄타워를 보면 그땐 확신이 들거야', 라고 생각하며 밤이 되기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비너스 포트에서 대관람차를 타러 가는 길에 지나갔던 메가웹.
자동차엔 그닥 관심이 없어서 눈으로만 휘 둘러보고는 빠르게 빠져나왔다.
앞에서 얘기했던 친구는 주말에 왔었는데,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서 대관람차를 타는데 2시간이나 걸렸다고 했다. 내가 갔던 날도 토요일이라 각오를 단단히 하고 대관람차 앞으로 갔는데, 아니, 웬 걸?? 각오가 무색할 만큼 한산했다.
곤돌라는 일반 곤돌라와 전면이 투명벽으로 된 씨스루 곤돌라 두 가지가 있는데, 나는 오기 전부터 씨스루 곤돌라를 타기로 맘먹었었기에 망설임없이 씨스루 곤돌라 줄에 섰다.
가격은 두 가지 모두 똑같이 920엔.
아마 씨쓰루가 조금 더 비쌌다 해도 탔을 거다.ㅋ
씨스루 곤돌라는 4대밖에 없기 때문에, 일반 곤돌라에 비해 로테이션이 다소 길다.
설레는 마음으로 초조히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내 앞뒤로 다 커플, 게다가 한국인 커플들이었다. ㅡ_ㅡ;;;
아놔~ 내가 도쿄까지 와서 닭살 커플들 사이에, 그것도 샌드위치 마냥 끼어있다니..ㅜㅜ
설마,, 커플들 틈에 같이 태우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이 순간 들면서 만약 그러면 완강히 거부해야지, 라구 단단히 벼르고 있었는데, 다행히 따로따로 태워줬다.^^
처음엔 전면이 투명한 씨스루 곤돌라를 타고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뿌듯하고, 대견하고, 신기하고, 막 설렘으로 가득했는데, 정점을 향해 치달을 즈음 되니 덜컥 겁이 났다.
만약 이 상태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와르르, 하고 곤돌라의 유리벽이 부서지면 어떡하지???
하는 극한의 상황이 절로 상상되고, 그때부터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속 불안한 생각에 휩싸여 있다 공황장애라도 오면 정말 큰일일 것 같아, 정신을 가다듬었다. 괜찮아, 괜찮아, 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창밖의 풍경에 정신을 집중했다.
저멀리 내가 그토록 보고파 하던 도쿄타워가 빛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도쿄타워를 보면서도 확신을 못하고 있었다. 야경을 보면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욱 혼란스러웠다.
내가 아는 도쿄타워는 분명 오렌지빛인데, 저 멀리 빛나고 있는 타워의 모습은 핑크빛이었다.
너무나 낯선 모습.... 저건 도쿄타워가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도쿄타워는 절대 아니었다.
분명 곤돌라를 탔을 때 안내방송에서 도쿄타워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했는데도, 저것이 도쿄타워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도쿄타워에 대한 진위 여부에 대해서만 판단하다가 끝나버린 대관람차.
대관람차를 타기 위해 오다이바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너무도 실망스러웠다.ㅜㅜ
도쿄에 온 첫날, 롯본기 힐즈의 모리타워 전망대를 찾아갔지만 비 때문에 보지 못했던 도쿄타워의 야경을 오다이바에서 볼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걸고 왔는데, 그 기대가 무너지니 너무도 허탈했다.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덱스 도쿄 비치 앞을 다시 찾았다.
하지만 레인보우 브릿지 너머의 도쿄타워는 여전히 낯설었다.ㅜㅜ
분명 도쿄타워가 맞는 것 같은데, 핑크색인게 의아해서 호텔로 돌아와 검색해 보니, 가끔 핑크색으로 변하기도 한다고...ㅜㅜ
갠적으로 핑크색은 좋아하지만, 핑크로 빛나는 도쿄타워는... 싫다.
세련된 그 모습이 낯설다. 내가 오랫동안 꿈꾸고 보고파 하던 도쿄타워의 야경은 그리움이 진하게 베인 듯한 오렌지빛이란 말이지.. 그리고 핑크색으로 빛날 땐 불이 들어오는 부분이 달라져서 타워의 전체적인 모습도 변하기 때문에 더욱 도쿄타워같지가 않다.
도쿄타워를 보긴 했지만, 봤다고는 말할 수 없는...
이번 도쿄 여행에서 제일 아쉬웠던 부분이다.ㅜㅜ
오다이바에서 호텔까지 돌아오는 길은 너무도 고달펐다.
지금까지의 여행을 통틀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ㅠㅠ
정말 나몰라라하고, 쓰러지고 싶었다는..ㅜㅜ
하지만,, 돌아와서도 바로 쉬지 못하고, 하루 일과를 정리하느라 바빴다.^^;
키치죠지 돈키호테에서 산 과자들.
키나코모찌는 전날 신주쿠 돈키호테에서도 샀는데, 키치죠지가 조금 더 쌌다.
그리고 키캣 녹차맛은 들은 양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싼 것 같아 전날 사려다 안샀는데, 키치죠지가 더 싸길래 냉큼 삼.ㅋ
쟈가리코 쟈카버터맛은 오사카 여행때 먹어보고 맛있어서 사려고 했지만, 매진되서 못샀는데, 키치죠지에서 발견함.ㅋ
키치죠지 마루이 백화점 6층 무인양품 매장 구경하다가 다이어리 쓸 때 쓰려고 산 펜.
검은색 펜은 완전 검은색이 아니라 짙은 회색에 가깝고, 핑크색은 딱 내가 원하는 밝기다.
색도 필기감도 모두 맘에 든다.^^
기치죠지 썬로드에서 산 양말.
점포정리 중이라서 제 값보다 싸게 산 가격이 108엔.
시내 나가면 양말값 기본이 1,500원이길래 싸다며 사왔는데, 요즘에 양말 세일하더라는...ㅋㅋ
하지만 맘에 드는 건 아무때나 발견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
잘 뒀다 겨울에 신으야지..ㅋ
머리빗을 미처 챙겨오지 않아서 키치죠지 썬로드에 있는 백엔샵에서 하나 삼.ㅋ
어느덧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
도쿄타워에 대한 아쉬움은 접어 두고, 내일 마지막 일정을 위해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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