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2012. 9. 1. 20:07, Filed under:
별 볼일 없는、일상/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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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1일이 되면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라는 설레임과 부담감이 공존한다. 그동안 미루기만 했던 다짐들을 이번에야말로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겠다는 의지가 급 불타오른달까?? 무언가 목표를 정하고 지키기위해서 노력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샘솟는다. 그래서 한때는 그런 의지와 의무감으로 적어도 첫 달의 시작인 1일만큼은 완벽하고 성실하게 보내려고 노력했었다. 하지만 그 첫날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잘 보내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컨디션이 엉망이거나 정해놓은 원칙에서 조금만 어긋나면 모든것을 스스로 포기해 버리기 일쑤였다. 그러고보면 나는 그 놈의 최적의 컨디션과 완벽을 바라는 마음때문에 많은 것을 시작하지도 이루지도 못하며 살아왔다. 새로운 무엇을 시작하려 했다가도 그날의 기분이 상하기라도 하면 극도로 날카로워져서는 도저히 시작조차 할 수 없는거다. 내가 정말 바라거나 좋아하는 일은 완벽한 상태(?)에서 행해져야만 한다는 나만의 룰때문이다. 그 룰이 얼마나 비논리적인지 잘 알면서도 도저히 그 룰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때문에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허비하며 살아왔는지를 뼈저리게 통감하면서도 나는 아직도 그 굴레안에 있다.
그나마 현재는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될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조바심으로 점차 나아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루고자하는 어떤 목표를 위해 스스로 정해놓은 규칙을 지키지 못했을 때의 자괴감이나 자책감을 넘어선 자멸감에 대해서는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다. 오히려 그런 감정을 마주하기가 두려워 아예 시작을 포기하고 있는 상태랄까??
아~~ 살아있음은 정말이지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오늘 이렇게 살아있기에 내일을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목표의 기한을 오늘에 두고 한번 살아봐야겠다. 잘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오늘대로 만족할 수 있는 하루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