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였다면 오늘은 소매물도에서의 잊지못할 아름다운 추억 하나가 가슴 깊이 아로새겨졌어야 했다. 기나긴 8월 한 달을 내내 가슴속에 그 무거운 납덩이를 품고도 마지막날까지 버틸 수 있던 건 오로지 오늘에 대한 설레는 기대감에 의지했기 때문이었다. 조금만 버티면 그토록 갈망하던 소매물도를 눈으로 가슴으로 품을 수 있다고.. 그러니까 죽을 힘을 다해 참아보자고.. (뭐,, 그 정도로 힘든 일을 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요즘들어 일이 너무 하기 싫어 미칠 것 같은 상태가 지속중임..ㅡ.,ㅡ)
그런데 마지막 한 주를 남기고 볼라벤에 덴빈에 연이은 태풍소식은 나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들었다. 행여나 주말까지 태풍이 물러가지 않으면, 여행이 취소되는 건 당연지사일 터..! 하지만 그런 불안함과 초조함의 뒤켠엔 여행 당일만큼은 틀림없이 날이 좋을거라는 확신(?)이 깔려있었다. 그리고 8월의 마지막이었던 어제 아침, 거짓말처럼 날이 맑아졌다. 예정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기쁨에 룰루랄라 절로 마음이 들떴다.
마음속으로 콧노래를 부르고 있던 오전..
웅~~~하고 진동이 울리며 액정 화면에 여행 주최측의 전화번호가 떠올랐다.
순간 몸에서 기력이 빠져나감이 느껴졌다. 받지않아도 취소전화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설마하는 마음으로 받아봤건만. 역시나...ㅜㅜ 태풍으로 운행하는 배가 부서졌단다. ㅠㅠ 태풍은 물러갔지만, 그 여파는 고스란히 남겨졌음이다. 아직은 소매물도 가는 길을 하늘이 내게 허락지 않는 것이리라... 솔직히 나 또한 흔쾌히 떠날만큼의 컨디션과 마음가짐이 부족했기에 크게 아쉽진 않다. 다음번엔 날도 컨디션도 마음도 모두 맑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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