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권사진
여권이 나왔다. 첫번째 여권은 만들어놓고도 한번도 쓰지 못하고 기한이 지나버렸는데, 이번엔 기필코 첫 테잎을 끊고 이국의 하늘을 훨훨 날아야지...
그런데 과연 입국은 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다. 사진이 좀.. 뽀샵이 과하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여권 사진 찍은 날 나의 굴욕 사진(?)을 기다리고 있던 친구에게 바로 카톡으로 보내줬더니 너무 잘 나왔다며 나 안 같단다.. 붙잡힐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ㅜㅜ
사진관에서 아저씨가 사진 수정해 줄 때 내가 봐도 좀 손을 많이 대는 것 같아서 과한 거 아니냐고 했더니, 이 정돈 괜찮다고 했었다. 바로 도청 코 앞에서 오랫동안 여권사진을 찍어왔으니 적정수준을 알아서 해주시는거겠거니 하고 믿어도 되겠지 했는데, 옆에 있으면서도 확실히 말을 못한 것이 살짝 후회된다.
괘.. 괜찮겠지?? 계속보니 내 눈에는 나 같아 보이는데..ㅎㅎ 아~~ 진심으로 사진처럼만 생겼으면 좋겠다.
2. 고양이
퇴근 길에 집에 거의 다 다다랐을 때, 우연히 길냥이 한 마리를 만났다. 꽤 연륜이 느껴지는 녀석에게서는 자못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영화 도둑들에서의 김윤식에게 느껴지던 것과 비슷한 느낌의 포스였다.
퍼뜩 이웃님이신 젤리빈님의 글에서 봤던 고냥이와의 눈인사법이 떠올랐다. 시험삼아 녀석에게 시도해보고픈 마음에 제 갈길을 가려는 녀석을 성급히 불렀다.
“야!”
...라고 했나?? 아님 “어이~”라고 했나?? 암툰 녀석은 마치 내가 자신의 이름이라도 부른마냥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가버릴 줄 알았던 나는 내심 놀랐지만, 기회는 이때다싶어 얼릉 천천히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있는 짧은 시간동안 틀림없이 눈을 떴을 때 고냥이가 보이지않는 허탈함을 느끼게 되리라 생각했는데, 녀석은 그대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뒤돌아 선 채 고개만 돌린 시크한 그 모습 그대로... 마치 얘는 뭐하는 인간인데 이리 별나다냐~라는 듯이.. 그렇게 두 차례나 눈을 천천히 감았다뜨면서 인사를 시도했지만 녀석은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끝내 받아주지는 않았다.
하는 수 없이 포기하고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기분이 참 묘했다. 녀석은 왜 도망가지않고 세번이나 내가 눈인사를 하는 동안 그대로 다 바라봐주었던 걸까?? 좀더 진실한 마음을 담아 인사했다면 받아줬을지도... 아니, 분명 그랬을 것 같다. 다시 그 녀석을 만날 수 있을까?? 다른 고양이는 몰라도 왠지 그 녀석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나를, 내 안의 나를 꿰뚫어 보는 듯 하던 그 눈...
이상하게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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