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별의 느릿한 여행
빗 속에서 타오른 불, 2016 제주 들불축제
Posted 2016. 3. 21. 23:59, Filed under:
혼자 떠나는、여행/2014~2017 국내_제주
반응형
여행 넷째날엔 체력 충전을 위해 가볍게 송악산 하나로만 끝내려고 했는데, 전날 게하 사장뉨이 들불축제 갈 생각없냔 말에 냉큼 콜을 외쳐버린..ㅎㅎ
그리하여 게하 사장님네 꼽사리 껴서 들불축제를 보러갔다.
멤버는 총 4명.
사장님, 사장님 오빠네 부부, 그리고 나.
(사장님 오빠네 부부는 게하에 첨 도착했을 때 부터 계셨었는데, 당시는 사장님과의 관계를 몰랐었다. 그래서 들불축제에 함께 하는 줄도 미처 몰랐었다가 출발 직전에야 알았다는.. ^^;)
이 얼마나 어색한 조합이란 말인가..
첨엔 엄청 뻘쭘했다는.. ^^;;;
쨌든 약속한대로 정확히 4시에 출발!
새별오름으로 고고!!
그런데 가는 길에 창 밖으로 보이는 구름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금방이라도 토해낼 듯 비를 잔뜩 머금고 낮게 내려앉아 있었다. 더구나 점점 새별오름이 가까워질 수록 희뿌연 안개에 휩싸여갔다.
난 무슨 고산지대 가는 줄... (゚O゚)
불놓기로 한 시간이 한시간 앞당겨졌다고 해서 일찍 도착한 새별오름.
들불 축제기간은 단 5일.
그중 오름에 불 놓는 날인 5일에 온 나는 행운아?!
비록 날씨는 안 좋았지만, 막상 축제 현장에 발을 내딛으니 막 두근두근 설레었다.
축제장 초입부터 포차들이 쫘르륵~~
익숙한 먹거리들 속에서 색다른 먹거리 발견!
근데 난 점심 때 먹은 음식들이 아직도 위에 가득 차있다는 거~~~ ㅜㅜ
그래서 사장님 오빠네 부부가 사주신댔는데도 못 먹음.. ㅜㅜ
얼큰해 보이는 게 딱 내 스퇄~~~!!
그러나 역시 못 먹음.. ㅜㅜ
내게 있어 그 많은 먹거리들은 그저 그림의 떡일뿐! ㅜㅜ
평소 먹는 거 앞에선 무식하고 미련해지는 나지만, 여행 중에 아프면 안되니까.. 하고 꾹 참았다.
색색깔의 풍선 앞에 그보다 더 컬러풀한 색의 우비를 입고 서 있는 서양 엉늬들..
흐린 날씨 속에서 단연 돋보였다. :)
생각보다 축제 규모가 커서 깜놀했던...
먹거리 포차들을 지나오니 이번엔 삼각지붕 부스들이 쪼르륵~
앞은 안개가 자욱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_<)
축제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주고 있던 들불축제 마스코트와 키다리 삐에로..
앗!
얼마 전 오키나와 다녀온 친구가 먹어보라고 줬던 베니이모타르트(자색 고구마 타르트)가 여기도 있다니...
도대체 어디가 원조인가요??
급 궁금해서 찾아보니 원조는 일본이 맞지만 제주에서 만든 원료를 오키나와로 수출한다고 한다.
좀더 자세히 알아보니 제주의 자색 고구마는 오키나와의 베니이모를 보고 착안, 기술과 기계를 도입해 만들었다고...
역수출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길래 가까이 다가가봤더니 인도네시아 관광청 부스 앞.
인도네시아인들이 자기네 민속 의상을 입고, 민속춤을 추고 있었다.
하지만 인파를 뚫기엔 역부족!
카메라만 들이밀고 겨우 사진 두 장 건졌다.ㅋㅋ
예쁨 돋는 생활 자기들이 많았던 부스..
나중에 비 많이 올 때 이 부스에서 비를 피했다.ㅋ
소방차도 대기하고 있고, 불을 놓기는 놓을 모양..
오름 앞으로 가까이 다가갔더니 그나마 뭐가 좀 보이기는 함.
무대 위에서 뭔가 공연을 하고 있었지만, 관심무.. ^^;
내 관심은 오로지 하나!
오름을 덮고 있는 저 안개는 언제쯤 걷힐 것인가? 과연 걷히기는 할 것인가?
그러나 야속하게도 비를 품은 구름은 처음엔 찔끔찔끔 흩뿌리다가 갑자기 왈칵 쏟아냈다. ㅜㅜ
놀란 사람들은 모두들 비를 피해 부스 안으로 모여들고.. 쉬 그치지 않자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름 앞의 상황은 전혀 알 수가 없고..
혹시나 불놓기가 취소되지 않을까 하고 초조한 맘으로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앞이 더욱 뿌얘져서는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
팡! 팡!
불꽃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 ㅜㅜ
좀더 가까이 다가가니 불이 활활~
무사히 불을 놓은 모양..
안개에 연기에 가려 오름에 놓은 불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축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어 갔다.
흥에 겨워하는 사람들 틈에서 소심하게 즐기고 있는데, 잠시 자리를 떠났던 게하 사장님이 오셔서 뒤에가 더 잘 보인다고 알려주셨다.
오홋~!
정말 뒤에가 더 잘 보이네?
사람들도 별로 없고 조용해서 불 감상하기에 딱이었다. ㅎㅎ
되돌아가는 길..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보니 어느새 안개도 연기도 제법 걷혀 더욱 또렷이 보였다.
" 2016 제주 등불축제 "
안개, 비, 바람이 함께 했던 잊지못할 추억이 된..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으니..
돌아갈 땐 사장님 남편분도 오셔서 다섯이였는데, 흙으로 된 공터에 주차를 해뒀던 차가 진창에 빠져버리는 사고가... ㄷㄷㄷ
무게를 좀더 줄이기 위해 운전자만 남고 모두 밖으로 나갔다. 첨엔 사장님 오빠분이 혼자 힘으로 밀어보셨지만 꿈쩍을 안했다.
그래서 우리 여자들도 다 함께 밀으려고 했는데, 나보고는 밀지 말라고... ^^;;;
그래도 비는 쫄딱 맞은..ㅎㅎㅎ
차 탈 때 우비를 벗어 차 뒤에 놓아두는 바람에 그냥 나와서 다들 비를 쫄딱 맞았다.ㅋ
돌아가는 길에도 비가 주룩주룩..
막 번개도 쩌어억~ 쩌어억~ 여러번 쳤다.
어디서 이런 경험을 해보겠냐며 나보고 모든 자연재해(?)를 경험한 최초의 게스트라고...ㅋㅋㅋ
정말 버라이어티했다는..ㅋ
돌아와서는 사장님 오빠네 부부가 라면도 끓여주셨다.
배는 불렀지만 비가 오니까 얼큰한 라면 국물이 땡겨서 라면 만큼은 거절 못 하겠더란..ㅎㅎ
축제에도 데려가 주시고, 축제장에서는 사람들 틈에서 놓칠까봐 수시로 챙겨주시고...
사장님과 사장님 오빠네 부부께 정말 감사했다.
잊지 못할 거에요.
언제 인연이 되면 또 뵐 수 있기를요~ :)
-
산방산, 형제섬, 가파도와 함께 걷는 송악산 둘레길
-
모슬포 앞 잠 게스트하우스 후기
반응형
그리드형(광고전용)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느림보별의 느릿한 여행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
혼자 떠나는、여행
>
2014~2017 국내_제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에 시장 구경! ''◐_◑'' 모슬포 대정 오일장
(10)
2016.03.23
환상적인 조식, 모슬포 잠 게스트하우스
(16)
2016.03.22
작지만 깔끔한 모슬포 중앙시장
(18)
2016.03.20
모슬포 주민들이 인정한(?) 맛집 '사계짬뽕'의 '해물짬뽕'
(10)
2016.03.19
즈질체력도 가뿐히 걸었던 송악산 둘레길
(16)
2016.03.18
Response :
,
Recent posts
Category
★ 느림보별's ⓕull story ★
(1914)
혼자 떠나는、여행
(374)
여행용품
(5)
트래블 트렁크 ϋ
(8)
당일치기_국내
(31)
2011, 2016 국내_경주
(25)
2013 국내_통영
(13)
2014~2017 국내_제주
(89)
2016 국내_부산
(14)
2013 일본_오사카/교토/나라
(15)
2014 일본_도쿄
(50)
2014 말레이시아_쿠알라룸푸르
(52)
2015 베트남_하노이
(25)
2015 일본_북큐슈
(47)
내 맛대로、맛(味)
(664)
Where is the 맛집??
(117)
치킨/햄버거/패스트푸드/피자
(86)
과자/아이스크림/음료
(233)
라면/도시락/냉동(장) 식품
(143)
카페/베이커리
(85)
얼렁뚱땅、 요리
(124)
밥
(25)
면
(16)
특별식
(27)
튀김/전
(17)
반찬(무침/볶음)
(12)
찌개/국/찜/탕
(9)
FOOD STORY
(18)
심심풀이、사주 & 점성
(25)
사주팔자
(10)
점성술
(15)
어리버리、초보 블로거談
(58)
TIP
(19)
고찰
(38)
별 볼일 없는、일상
(217)
편린
(101)
TV/연예/유머/단상
(103)
특별한 나들이
(8)
日本語で独り言
(4)
がんばれ、JPT 도전기
(1)
잔상、Movie
(55)
국내
(10)
해외
(35)
결산
(10)
판타지、Drama & Ani
(41)
국내
(22)
일본
(16)
기타 해외
(3)
힐링 공간、책
(31)
소설책
(23)
만화책
(8)
닥치는대로、리뷰(etc)
(321)
생활정보
(147)
지역 이야기(청주)
(41)
알뜰살뜰、자산관리
(26)
컴퓨터/스마트폰/카메라
(15)
뷰티/팬시/생활용품
(30)
무료어플/무료쿠폰/이벤트
(62)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