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혼자 떠난 봄,, 일본 북큐슈 여행 --★
- 2015년 4월 1일 ~ 4월 7일(6박 7일) -
<4월 1일 일정>
인천 공항 → 후쿠오카 공항 → 고후쿠마치 타카타니야(숙소 체크인) →
하카타 역(JR북큐슈레일패스 교환&지정석 예약), 잇푸도에서 저녁 →
오호리 공원, 마이즈루 공원(후쿠오카 성터) 벚꽃축제 라이트업 → 숙소
비 소식이 들렸던 후쿠오카인데, 비행기가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니 거짓말처럼 비가 딱 그쳐주어 얼마나 고마웠는지.. 덕분에 밤엔 예정대로 사쿠라마쯔리(벚꽃 축제)를 보러 달려갈 수 있었다.
축제는 마이즈루 공원에서 열리지만, 오호리 공원에서도 벚꽃을 볼 수 있다고 해 오호리를 먼저 찾아갔는데, 무서울 정도로 어둠에 깊게 잠겨있었다.
나는 오호리 공원도 축제의 열기로 가득할 줄 알았기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렇담 마이즈루 공원으로...
모 블로그에서 오호리 공원에서 마이즈루 공원까지는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고 했는데, 주위를 둘러봐도 어둠뿐.....
축제가 열리고 있는 곳으로 짐작되는 곳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간간히 사람들이 지나갔다.
말 붙일 타이밍을 노리다가 운동 중이신 듯한 할아버지께 마이즈루 공원이 어디냐고 여쭈었다. 덧붙여 후쿠오카성이 어디냐고도... 성터란 일본어를 몰라서 그냥 후쿠오카성으로 여쭈었는데, 그마저도 잘못 말했던....^^;;;
맞다! 이럴 땐 성을 "시로"라고 하기 보다는 "죠오"라고 했어야 했는데.... 그제서야 실수를 깨달았..^^;;;
쨌든 말은 통했고....
할아버지는 건너편을 가르키며 숲길을 가로질러 가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그러나 이내 숲길을 한번 보시더니 너무 어둡다며 공원 밖으로 나가 가는 법을 알려주셨다. 말씀을 들어보니 들어왔던 길로 나가서 역에서부터 왔던 길을 되돌아 쭉 걸어가면 되는 것 같았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할아버지가 같이 가주시겠다고 했다.
너무 놀라서 괜찮다고 사양했지만, 마침 그만 운동 끝내고 돌아가려던 참이었다며 재차 가주신다기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함께 나란히 걸었다.
공원 밖으로 나와 걸어가다가 아까 말했던 숲길이 저 길이라며 굉장히 어둡지 않느냐고, 혹시나 술취한 사람이 있을까 걱정돼서 그 길로는 못가게 하셨던 거란다.
"ㅎㅎ 할아버지! 저는 얼굴이 곧 무기인 걸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농담을 건넬 만큼 위트 있는 분은 아닌 것 같아 참았다.^^ㆀ
할아버지는 작고 외소한 체구셨는데, 그 뒤 아무 말없이 잰 걸음으로 걷기만 하셨다.
침묵이 어색해서 오호리 공원엔 벚꽃이 없냐고 여쭤 보았다.
어둠속에 깊이 잠들어 있던 오호리 공원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기에 궁금했다.
할아버지는 오호리 공원에도 물론 있다며,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예쁜 걸 더 보고파하지 않느냐셨다. 그 말씀 속에서 언뜻 나이드신 분 특유의 젊은 사람들의 철없음을 질책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는 길에 옆에 쭉 들어선 헐벗은 나무들을 가르키며 그것들도 다 벚꽃나무라고 하셨다.
종류가 달라서 다른 벚꽃들과 피는 시기가 다른데, 아마 지금 핀 벚꽃들이 다 지면 그때쯤 필거라고....
그래서 후쿠오카에 일주일 정도 있을 예정인데 마지막날쯤 오면 필까요? 하고 여쭤보니, 그건 알 수 없는 거라고, 날씨에 따르지 않겠냐셨다.
끝내 오호리 공원 쪽은 다시 찾지 않았는데, 만약 마지막날 갔으면 그 벚꽃들의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
걷다보니 환하게 벚꽃들이 피어있고, 그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와~ 여기가 벚꽃 축제 장소구나! 하고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여기도 예쁘지만 좀 더 앞으로 가서 위로 올라가면 더 예쁜 벚꽃들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일러주시고는 돌아가셨다. 혹시나 나 때문에 길을 돌아온 건 아닐까 걱정되어 할아버지의 행보를 보니 바로 앞 횡단보도를 건너 가셨다.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_^"
실제로는 밤이라서 사진처럼 벚꽃이 물에 선명하게 비춰지진 않았다.
사진 속에서만 물가에 투영되어 보일 뿐~^^;
날 맑은 낮이었다면 투영된 모습도 선명히 볼 수 있었으려나...
할아버지께서 일러주신 길을 따라 오르니 그야말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졌다.
불빛이 아니라 벚꽃이 빛을 품고 있어 자체 발광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눈덩어리처럼 크고 탐스러운 벚꽃들이 머리 위를 하얗게 덮고 있었다.
공원 안 광장(?)으로 접어드니 양 옆으로 그동안 일본 축제 현장을 담은 사진 속에서만 봐오던 먹거리 포장마차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익숙한 닭꼬치, 타꼬야끼, 야끼소바, 일본식 붕어빵 등등...
먹거리들이 넘쳐났지만, 이상하게도 입 맛을 확 끌어당기는 음식들은 없었다.^^;
이건 뭐지?
마치 풍경을 본따 만든 듯한... 저 투명 비닐봉지? 풍선? 속에 든 아이들은 캔디인가? 장난감인가?
이렇게 사진 한 장으로만 달랑 남은....ㅡ,.ㅡ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 볼 걸....^^;;;
포장마차에서 새오나오는 오렌지빛 불빛이 참 따스해 보인다.
버드나무처럼 쭉쭉 유연한 곡선으로 늘어진 핑크빛 벚꽃!
불빛을 받아 핑크빛 벚꽃은 더욱 눈부시게 빛났다.
하얀 벚꽃과 핑크빛 벚꽃의 어울림!
밤이라서 얼마만큼 피었고, 얼마만큼 떨어졌는지 세세한 부분까지는 보이지 않았는데, 그래서 밤의 벚꽃은 더없이 완벽하게 아름다웠다.
어쩜 이리도 축 늘어진 모습까지 아름다울까!
바닥엔 적잖은 벚꽃잎들이 떨어져 있었는데도, 머리 위 벚꽃은 풍성했다.
여기에 바람만 조금 불어주었더라면....
바람에 살랑살랑 나부끼는 모습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벚꽃의 거부할 수 없는 마력에 취해 그 아름다움을 사진 속에 담느라 열심인 사람들....
가장 크고도 가장 눈부셨던 벚꽃나무..
나도 이 아래서 사진 찍고 싶었다규~ㅠㅠ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마땅히 부탁할 사람이 없어 나무 주변에서 사람들이 사라지길 기다렸다 이렇게 나무 단독샷이나마 담아보았다.
벚꽃을 따라 쭉 들어온 길 끝에서는 "특별 라이트업"이란 걸 하고 있었다.
지난 축제에 다녀왔던 사람들 후기를 보니 누구는 꼭 봐야 한다고 할 만큼 예뻤다고 하고, 누구는 실망스러웠다고 해서 들어갈까 말까 망설였다.
첨엔 실망스러웠단 후기가 더 신뢰가 가서 사람들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외국인이 더 많이 들어가는지, 일본인들이 더 많이 들어가는지 좀 지켜보기로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라이트업 입구 앞까지의 벚꽃만 즐기다가 돌아섰고, 이따금씩 들어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런데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니 일본 사람들도 많이 들어가는 것 같길래 이왕 예까지 왔으니 들어가 보자 하고 입장권을 샀다.
설마 돈 까지 내고 들어가는 건데, 지금까지 본 벚꽃들 보다 더 탐스럽고 많은 벚꽃들이 있겠지... 하고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후회를...ㅜㅜ
밖에서 볼 때는 행사장 안쪽으로 좀 더 깊숙히 길이 이어져있는 줄 알았는데, 밖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였던 것...OTL
그리고 라이트 업이라는 것은 벚꽃이 색색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고, 벚꽃 뒤의 벽면이 색색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그래, 여기서 이렇게 친한 지인들과 벚꽃을 즐길 수 있다면 그깟 돈 300엔쯤은 결코 아깝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이렇게 벚꽃 아래 도란도란 앉아있는 사람들 얘기고....
실상은 자그마한 정원에 양 옆으로 각각 다섯그루 정도의 벚꽃 나무가 서 있는 것이 전부였던 이름만 거창한 "특별 라이트업!"이었다.
그래도 돈까지 주고 들어왔으니 제대로 즐겨야지 하고, 주위깊게 변화를 지켜보고 있으니 라이트업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다.
빛에 따라 벚꽃은 하얀 팝콘 무더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환상적인 핑크빛으로 보이기도 했다.
하얗게 빛나는 모습도 핑크빛으로 빛나는 모습도 둘 다 너무 예뻤다.
그래서 그 모습을 어떻게든 각인시켜 두고 싶어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나왔다. 헌데 그런 각고의 노력(?)이 헛되이 되고 만 것이 지금의 난 그저 당시 예쁘다고 느꼈던 감정에 대한 기억만 남아있다는 거~ ㅜㅜ
다리가 너무 아파서 라이트업을 끝으로 왔던 길을 되짚어 그냥 나갈까 하다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때문에 결국은 또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앗!! 여기도 라이트업이???
아... 여기가 후쿠오카 아경을 내려다 볼 수 있다던 그곳이구나!
그제야 까맣게 잊고 있던 사실이 떠올랐다.
하지만 여기도 또 300엔을 내고 입장해야 해서 포기했다.
차라리 아까 거기를 가지 말고, 여기를 갈 걸...ㅜㅜ
돌아와서 다른 사람들 후기 보니까 여기 오르면 성터 내에 핀 벚꽃들과 시내가 모두 훤히 내려다 보이던데...
그리고 낮의 모습도 정말 아름다워 낮에 다시 가지 못한 게 조금은 후회되기도....
뭐,, 언젠가 다시 또 가지 뭐!ㅎㅎ
앗! 성문이다.....
올라왔을 때랑 다른 길로 나오다 이렇게 성문을 마주했다.
그렇담 성문으로 빠져나가야지~~~
와! 지금 보니 성도 색색으로 변했었네~
당시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다는 사실...^^;;;
당시에는 그저 성과 벚꽃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에만 취해 있어 성 자체가 색이 변하는 줄은 전혀 몰랐다.
벚꽃과 성!
환상적인 최고의 정취다!
우리네 고궁과 벚꽃도 잘 어울릴까 하고 궁금했다.
정말이지 벚꽃 야경은 야무지게 감상한 듯~^^
성문까지 이르는 이 길은 어찌나 또 눈부시게 아름다웠던지.....
맑고 밝은 낮의 벚꽃도 눈부시게 아름다웠을 텐데..
뭐! 이후 벚꽃은 아침마다 하카타 역까지 가는 길에 도쵸지에서도 보고, 기차 타고 가는 길에 창 밖으로도 실컷 보았으니까! 벳부에서도 버스 타고 가면서 끊임없이 봤고, 가는 곳곳 마다에서 보았지.
안타깝게도 구마모토를 갔던 4일부터는 벚꽃이 많이 졌지만....
이때만 해도 겨우 여행 첫날로 이후로도 6일이라는 시간이 남았었는데....
당시는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렇게 돌아와 후기를 쓰고 있다니!
시간이란 녀석의 속도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ㅜㅜ
하지만 후기를 쓰며 다시 한번 지난 여행을 잘근잘근 곱씹어야지!
아...아련한 추억이여!!!
북큐슈레일패스로 떠나는 여행_유후인 긴린코 그리고 군것질(금상고로케, 녹차아이스크림) (20) | 2015.04.23 |
---|---|
JR북큐슈레일패스로 즐기는 북큐슈 기차 여행_프롤로그 (14) | 2015.04.17 |
잇푸도에서 시로마루모토아지 라멘과 교자로 첫 식사를.. (14) | 2015.04.13 |
숙소(타카타니야)에서 하카타 역까지 걸어가기(JR 북큐슈레일패스 지정석 예약하기) (18) | 2015.04.12 |
출국_후쿠오카 공항에서 숙소(타카타니야) 찾아가기 (12) | 2015.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