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방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단촐하고, 적막하고, 무기력감이 감도는 방 분위기를 밝고 생기있게 만들고 싶어졌다. 하루라도 빨리!! 조급함에 가장 손쉬운 방법을 찾으려하다보니 꽃이 제일 좋을 것 같았다. 지속적으로 애정을 쏟고, 손을 뻗어 어루만져 줘야하는 화분도 아니고, 꽃이라면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만족스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그리고 꽃을 생각한 순간, 단숨에 프리지아를 떠올렸다.
실은 어제 사려고 했었는데, 불가피하게 오늘로 미룬 거다. 헌데 밤새 잠이 안와 괴로움으로 뒤척이다 아침이 밝아 오기 전에야 잠들어 한 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더니 밖에 나가는 일이 귀찮게 여겨졌다.
오늘 미루면 내일은 진짜 사러 나갈까.....
아니, 절대!! 이대로 방 안에 갇혀있으면 망할놈의 무기력감에 침식당해버릴 것만 같았다. 자리를 털고, 씻고,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당당히 프리지아 한 단을 손에 거머쥐고 돌아왔다. 영자 신문에 쌓인 프리지아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엉뚱하게도 파리지엔느가 된 기분이 들었다. 바게트가 든 종이봉투도 하나 들었음 퍼펙트하겠는 걸, 하며 잠시 마음이 들뜨기도 했다.ㅋ
일부러 제일 꽃이 안 핀 아이들로 데리고 왔다. 어서 빨리 화사하고 풍성하게 피어나 방 안 가득 은은한 향기를 흩뿌려 주기를!!!
빈 병에 꽃을 담아 두고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밥을 하기도 귀찮고, 집에 있으면 방바닥에 눌어붙어있을 것이 분명하니까! 어제 점심에 오랜만에 된장찌개를 끓여 먹었는데, 간밤에 잠이 오지 않아 남은 된장찌개에 남은 밥을 모조리 말아 먹어버렸다는..^^;;;
동네 분식점에서 김밥 한 줄로 오늘 끼니를 떼웠다. 그리고 지금은 커피숍...
좀처럼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아서 밖에서 읽으면 잘 읽히려나 싶어 읽던 책을 들고 나왔는데, 사람들이 속속들이 들어차며 조용하던 공간이 금새 재잘거림으로 가득찼다. 결국은 책장을 덮어버리고, 이렇게 짧막하게 오늘의 일상을 끄적이고 있다.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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