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반쯤 숙소를 나오면서 시작된 이 날의 일정은 생각보다 내가 가려던 코스들이 오밀조밀 밀집되어 있어, 큰 무리없이 진행 되었다. 사전에 여행사를 통해 반딧불이 투어와 말라카 투어를 신청할 때, 반딧불이 투어가 시작되는 오후 2시 전까지 내가 짠 코스들을 무리없이 진행이 될 수 있을지 문의를 했었다.
답변은 웬만하면 투어 전에는 무리없게 짜는 게 좋다고 왔다. 답변을 듣고는 잠시 주춤했지만, 직접 가보진 않았어도 지도를 통해 추측해 본 동선과 시간들에 큰 무리는 없어보였다. 그래서 "GO!"를 선택했는데, 참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세인트 메리 대성당과 메단 파사르는 찾지 못해서 일정에서 빠지게 됐지만, 그곳들만 제대로 찾았다면 더없이 완벽했을 일정이었다. 오전 일정 마지막 코스였던 센트럴 마켓에서 결국 시간이 남아 시간 죽이기를 걱정했었으니 말이다.^^
센트럴 마켓에서는 해삼 비누 파는 곳 찾는 게 가장 중요한 미션이었고, 미션 클리어 후에는 그닥 관심있게 둘러볼 것들이 없어 그저 마켓 내를 돌고 또 돌며 배회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발견한 마켓 내 "올드타운 화이트 커피".
말레이에서 꽤 유명한 커피숍 겸 레스토랑이라고 해서 여행 중에 한번은 들르려고 했던 곳이었기에, 큰 망설임없이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맨 뒤쪽엔 오픈형 주방이 있고,
그 앞으로 홀이 있는데,
가게는 따로 출입문이 없고 전면 개방형이다.
무엇보다 맘에 들었던 메뉴판.
음식들이 제법 상세하게 그리고 맛깔스럽게 나와있어, 음식에 대해 잘 몰라도 사진만 보고 선택하기에 그만이더라는.ㅋ
나는 커리 치킨 라이스와 레몬티를 시켰다.
내가 시킨 메뉴는 음식을 고르면 셋트로 음료를 선택할 수 있는 거였다.
그 사실을 미처 몰랐던 나는, 레몬티 가격이 메뉴에 없어서 계속 얼마냐고 물었고, 주문 받는 아주머니? 할머니? 는 말도 없이, 그저 메뉴판 속 음식과 레몬티를 손가락으로 톡톡 가리킬 뿐이었다.
첨엔 그 행동이 이해할 수 없었는데, 알고보니 셋트라는 뜻이었던 듯..ㅋ
그제야 "OK"를 외치고, 극적으로 주문이 받아들여졌다.^^ㆀ
저 뻘건 것이 커리소스?
고추기름이 흥건해 보이는 것이 살짝 못미더워 보였지만, 맛은 괜찮았던 것 같다.(앙~~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기억이 안나..ㅜㅜ)
밥은 예상은 했지만, 부슬부슬한 것이 우리나라 쌀밥과는 확연한 차이가 느꼈졌다. 역시 찰진 우리 쌀이 최고여~! 乃
치킨은 KFC치킨 맛?
가장 무난해 보이는 것을 시킨만큼 전체적인 맛은 나쁘지 않았다.
레몬티는 진한 홍차의 맛이 좋았는데, 3/1쯤 남았을 때 보니까 유리컵 안쪽에 날파리가 붙어 있는게 아닌가! 하지만 처음부터 붙어있던 건지, 먹다가 중간에 날아와 붙은 건지 알 수 없었기에, 그저 잠자코 있을 수 밖에 없었다.ㅜㅜ
밥을 먹고 난 후엔, 현재까지 쓴 경비 계산를 하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마켓 2층에 있는 푸드 코트.
사진은 아침에 찍은 거라 휑~하지만, 점심 때가 되자,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나는 워낙 센트럴 마켓 자체가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서인지 음식점도 당연히 비쌀 것 같아 아예 이용할 생각을 않했는데, 얼핏 지나치며 봤을 땐, 음식도 다양하고, 깔끔하고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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