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의 셋째날 아침。
이틀사이 급격히 쌓인 여독을 풀어줄 겸 조금은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지만, 결국 또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ㆀ 딱 벚꽃이 핀 시기에 도쿄를 찾았으니 벚꽃을 만끽하기 위해 셋째날 일정의 시작을 키치죠지에 있는 이노카시라 공원으로 잡았는데, 하필 토요일 주말이라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릴 것 같아서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을 것 같은 아침 시간을 공략하기로 한 것!
* 고탄다에서 키치죠지(이노카시라 공원) 가는 법!
고탄다 역에서 「JR야마테선외순환ㆍ시부야ㆍ신주쿠 방면」(JR山手線外回りㆍ渋谷ㆍ新宿方面)을 타고, 신주쿠까지 간다. 그리고 신주쿠 역에서 「JR중앙선쾌속ㆍ타카오행」(JR中央線快速ㆍ高尾行)으로 갈아탄 다음 키치죠지 역에서 내리면 된다.(요금:302엔)
*키치죠지역에서 이노카시라 공원 가는 법!
'공원 출구'로 나오면 앞 건물 뒷편으로 ○|○|이라고 크게 쓰여진 마루이 백화점이 한 눈에 보인다. 일단 백화점 앞까지 가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이노카시라 공원 호숫가가 바로 나온다.
아침 일찍 도착한 이노카시라 공원.
혹시나 전전날 내린 비 때문에 벚꽃이 다 떨어지진 않았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기우였다.
아침이라 기온은 많이 쌀쌀했지만, 날씨는 눈부시게 맑고 깨끗했다.
공원에 도착해 가장 놀란 것은 빈 공간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공원을 온통 메우고 있는 파란색 물결(?)이었다. 그 파란 물결의 정체는 바로 대형 돗자리. ㅎㅎ
사진 속 시계를 보면 알 수 있듯 아직 아홉시도 안 된 시간이건만, 이미 공원안은 벚꽃놀이를 즐기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벚꽃놀이때면 가장 화사하고 예쁜 벚꽃나무 아래를 차지하기 위해 그렇게 자리 싸움이 치열하다던데, 용케 턱하니 제대로 한 자리 차지한 이들.
이 자리(↑) 정말 명당이었는데, 침낭까지 가져온 걸 보니 밤을 샌 모양이었다. 정말 대단한 열정이다.^_^
일본인들의 벚꽃에 대한 애정이야 뭐,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음에도, 저마다 자리를 잡고 있는 그 모습을 보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 나라도 벚꽃 명소는 해마다 꽃이 피면 사람들로 바글거리긴 하지만, 일본인들에겐 단순한 꽃놀이가 아닌 명절처럼 하나의 관례? 또는 축제? 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호수 끝자락에 몰려있는 벚꽃잎들.
발을 디뎌 거닐고 싶은 충동이 일만큼 곱게도 깔려있더라.^^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호수. 아직은.. 고요하다.^^
양 옆으로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음에도, 이 모습을 보고 뭔가 허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벚꽃잎이 몰려있던 반대편 호숫가 끝자락에 있는 신사.
정말 일본은 어디를 가든, 크든 작든 신사가 있다. 이젠 놀랍지도 않다.ㅎㅎ
아직은 운행 전인 오리배와 보트.
고요한 호숫가에 하나, 둘.. 오리배와 보트가 띄어진다.
벚꽃, 호수, 그리고 오리배.
처음에 느꼈던 허전함이 그제야 사라지고,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오리배와 보트가 운행되기 전에 이미 호숫가를 따라 공원을 한 바퀴 돌았었는데, 다시 돌아보는 공원은 이전과는 느낌이 사뭇 달라져 있었다.
시간이 좀 더 흘러 햇빛이 이전보다 더 반짝거리고 맑아지기도 했지만, 역시 호수 위를 떠다니는 보트와 오리배가 벚꽃놀이에 화룡정점을 찍어준 듯 했다.^^
보트에서 와인을 즐기고 있는 연인.
캬~!!
호수위 보트안에서 벚꽃을 바라보며 마시는 와인이라니.... 너무 달달하고 낭만적이다. 부럽부럽....ㅜㅜ
시간이 흐를수록 물밀듯이 몰려드는 사람들.. 따라서 호수위의 보트와 오리배도 부쩍부쩍 늘어나고... 그럴수록 커지는 외로움..ㅜㅜ
새로운 깨달음 하나!
봄날의 벚꽃놀이는 혼자서는 너무 외롭다는 거...ㅜㅜ
지브리 미술관은 예전부터 도쿄 여행을 하면 반드시 가보려던 곳 중 하나였는데, 블로그 평을 찾아보니 비싼 입장료에 비해 볼만한 게 별로 없다길래 이노카시라 공원 가까이에 있음에도 과감히 패쓰해 버렸다.
원래는 미술관 앞까지 가서 건물이라도 보려고 했었지만, 일정상 빠듯할 듯 해서 그마저도 생략함~ㅋ
그래도 예까지 와서 지브리 미술관을 들르지 않고 돌아서기가 좀 아쉬웠는데, 이렇게 귀여운 지브리의 상징 토토로 팻말이라도 보게 되어 기뻤다.^^ 이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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