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쯤 등반을 시작, 5시간만에 드디어 백록담 정상에 올랐다. \^_^/
정상에 올라 반대편 성판악 코스에서 올라오는 길을 보니, 쪼르륵 길게 줄을 지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새햐안 눈밭, 그리고 사람들의 행렬 뒤로는 그보다도 새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라있어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한라산의 아름다운 설경만큼이나 무척 감동적인 모습이었다.
그들 개개인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나이가 몇인지, 여자인지 남자인지는 몰라도 모두 같은 목적을 가지고 예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니, 왠지모를 가슴 뜨거운 어떤 동질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감동과는 별개로 만약 성판악 코스로 올랐다면 그야말로 앞 사람 엉덩이만 쳐다보며 올라왔겠구나 싶으니, 관음사 코스로 오르길 진짜 잘했다고 가슴 깊이 안도했다는.^^ㆀ
이거이 정녕 백록담이란 말인가??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즈질 체력 두 뇨자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다는 산에, 그것도 정상에 서 있다니.. 스스로가 대견해서 내가 나를쓰담쓰담..ㅎㅎ
백록담 옆으로는 구름이 연기처럼 피어올라있어 신비로움을 극대화 시키고 있었다.
겨울의 백록담!!
내 일생에 언제 또 보겠능가 싶어 그만 내려가려다가 다시 되돌아가 한번 더 눈에 담아본다.
백록담을 뒤로 하고 성판악 코스로 내려가는 길...
그 길엔 환상적인 구름들이 함께 했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 같았던,,
내달려가 몸을 내맡기면 와락 안길 수 있을 것만 같던 구름...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내가 경이로움을 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곤 그저 넋을 잃고 바라만 볼 뿐...*_*
관음사 코스로 오를 때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가끔씩 친구와 나 둘만 남는 상황도 여러번 있었는데, 성판악 코스는 이렇게 줄을 지어 내려갔다.^^;
위 세 개의 사진이 성판악 코스로 내려가는 길에 본 유일한 설경.
이마저도 조금만 더 내려가면 금새 사라짐.
관음사 코스로 오르길 백만번 잘했다고 또 한번 강력히 느낌..ㅋ
만약 성판악 코스로 올랐다면 그 길이 얼마나 지루했을까 싶을 정도로 볼거리가 너무 없고, 단조로웠다. 만약 한라산을 오르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겨울의 아름다운 설경을 보기 위함이라면, 단연코 관음사 코스로 올라 성판악 코스로 내려올 것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_^乃
성판악 코스로 내려오는 길,,
진달래 대피소에서 먹은 컵라면,,(가격 1,500원)
이곳에서 라면을 먹은 사람들마다 한결같이 입을 모아 꿀맛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그다지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라면이 라면맛이지 어떻게 꿀맛이냐며, 조금도 기대하지 않았더랬다.ㅋ
아무런 선택권없이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육개장 라면..ㅡ_ㅡ+
난 라면은 신라면만 묵는데.. 이거 맛없겠는걸?!
드디어 한 젓가락 들어올려 입 안으로 넣은 순간....
허헉!!
맛 !있!! 다!!!
절대 꿀맛은 아니고(ㅋㅋ), 라면은 라면맛인데 정말 맛있었다.*_*
고된 산행끝에 먹어서인지는 몰라도 기대 이상으로 맛있게 먹었다.
(진달래 대피소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라면 용기는 수거해서 들고 내려가야 함. 그러라고 라면 살 때 비닐봉지 하나를 줌. 단, 남은 음식물은 버릴 수 있음.)
한라산 등반길엔 이처럼 현위치와 앞으로 얼만큼 더 가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안내도가 곳곳에 있다. 그래서 정상까지 오를 때도 내려올 때도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몰라 답답하고 막막해하는 일은 없었다.
내려오는 길엔 모노레일로 짐을 싣고 가는 모습을 보았는데, 나도 한번 타보고 싶었다능..ㅋ
미처 몰랐는데 제주도 여행 와서야 등산화 옆부분의 고무창이 떨어진 걸 알았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본드를 사서 붙였었는데, 정상까지 오르는 길 중후반부터 발이 젖어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상에선 여분으로 준비했던 다른 등산양말로도 갈아신었는데, 내려오는 길에 또 양말이 흠뻑 젖었다.
본드로 완전히 빈틈없이 붙을거라고는 생각지않았지만, 그래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젖네...라고 생각했더만...
헐,,
다 내려와서 아이젠을 벗으니 밑창이 홀라당 다 떨어져 있었다.
이러니 양말이 흠뻑 젖었지..ㅜㅜ
결국 등산화는 게하 쓰레기통에 버리고 왔다는...ㅋㅋㅋ
뭐,, 당분간 산에 갈 일은 없을 테니.^^;
정상에서 찍은 인증사진을 보여주고 돈 천원을 내면 만들어주는 인증서.
난 이제 정말루 한라산을 등반한 뇨자 됐심~~~~~ㅋㅋㅋㅋㅋㅋ
초반부터 힘에 부쳤지만, 한계에 맞닥들일 때 마다 매번 한층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주어 나에게서 초인적인 힘을 끌어내주었던 아름다운 설경들. 삼각봉 대피소를 지나 다리 하나를 건넌 후 비탈길 앞에서 최대의 난관에 봉착했을 때, 자꾸만 미끄러져 아둥바둥 대고 있는 내게 자신의 스틱 하나를 빌려 주시고, 뒤에서 밀어주셨던 아주머니. 그리고 에너지바와 육포를 챙겨다 줘 즈질 체력에 에너지를 공급해 주고,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든든한 힘이 되어 준 친구.
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무사히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다는.^^
과연 또다시 한라산에 오를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토록 아름다운 설경은 다시 볼 수 없으리라.
최상의 날씨와 최상의 설경!!
그 두가지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산행은 더는 없을 것 같다.
그 행운을 거머쥔 나는 정말 행운아라는~~ ^_~
* 경험자로써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겨울 한라산 등반용품은???
1. 아이젠
이건 기본상식이니 패쓰~!!
2. 스패츠
단순히 눈이 신발에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보온을 위해서라도 꼭 착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신발에 핫팩 깔은 것 처럼 진짜 후끈후끈함.ㅋ
(신발 밑창이 뜯어져서 눈이 들어와 양말이 다 젖어버리긴 했지만, 그 전까지는 보온의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는.^^)
3. 등산스틱
뭐, 등산스틱 없이도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긴 했지만, 정말 엄청나게 힘들었음..ㅜㅜ
즈질체력의 소유자들은 등산스틱 필수! 필수!!
오르는 내내 뼈저리게 등산스틱의 필요성을 느꼈다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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