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2012. 3. 15. 21:07, Filed under:
별 볼일 없는、일상/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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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마다 공개일기(?) 형식의 글을 쓰고 있는데, 그것이 어느정도 나를 감추며(?) 쓰려다보니 제약을 느낀다. 나름 적정선을 정해놓고, 그 범위를 넘어선 것 같으면, 이내 썼던 글을 지우고는 좀더 완화적으로 바꾼다.
예전에 일기를 쓸 때는 더 심했다. 다른 사람들은 일기장에다 만큼은 자신의 모든 비밀을 배설해 놓음으로서, 후련함과 마음의 안정을 찾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못했다. 아무리 나만의 비밀 일기장이라고 해도 100% 안심할 수가 없었다. 누가 보게 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에 솔직하게 글을 쓰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나는 일기를 쓸 때 조차 다른 누군가가 보게 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직접적인 표현을 피해 에둘러 나만이 알 수 있는 표현으로 쓰곤 했다. 그러다 종국에는 그것도 못믿어워 글씨를 알아볼 수 없게 새카맣게 덧칠한 후, 분쇄기를 능가할만큼 아주 잘게 찢어 버리곤 했다. 아니면 깔끔히 태워버리거나...
그랬던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고부터는 진짜 내 생각, 내 이야기를 조금씩 끄집어내고 있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더 블로그를 한단 얘기를 못하겠다. 왜냐면 난 그들에게 솔직하지 못하니까!
평소 내가 어떻게 느끼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그들에게 속속들이 보여주기에는 쑥쓰러움을 넘은 거북스러움이 있다. 초기에는 시간이 지나면 말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딱 2명 있었는데, 앞으로 내 이야기들이 더 늘어갈 것 같아 아무래도 영원히 함구해야할 것 같다.
모르겠다. 앞으로 얼마만큼이나 솔직해질 수 있을지...
절대 단 한마디도 입 밖으로 내뱉지 않고 꾹꾹 마음에만 담아두고 싶다가도, 다른 한편으로는 구구절절 내 이야기를 늘어놓고 싶기도 하다.
이것은 불가항력한 인간의 본능... 배설의 욕구일까??
그렇다면 굳이 억제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