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2012. 3. 4. 17:55, Filed under:
별 볼일 없는、일상/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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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부터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읽기 시작했다.
집에도 작년 6월에 사두고 아직 읽지 못한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연대기 그 여섯번째 이야기인 「뱀파이어 아르망」이 있지만, 좀처럼 읽혀지지가 않는다. 내가 격하게 아끼는 작품으로 이전 시리즈들은 모두 일단 손에 쥐었다하면 숨가쁘게 읽기 바빴는데, 이번 시리즈는 앞 페이지에서만 여러 날을 머물다 끝내는 손에서 놓아버렸다.
작가의 필력이 힘을 잃은 것인지.. 내가 너무 오랫동안 책을 읽지 않은 탓인지.. 아니면 애초에 아르망이란 인물에 애정이 없기 때문인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읽혀지지 않는 책을 힘겹게 읽으려 애쓰느니 일단 보류해 두기로 했다.
그리고는 책 읽는 습관을 새롭게 길들일 겸 평소 관심있던 작가의 책이나 마음이 닿는 책을 찾아 먼저 읽기로 했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시작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가면의 고백」,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까지 한번 읽기 시작하니 의외로 책 읽는 재미가 쉬 붙는다.
어린시절 읽었던 「어린왕자」는 다소 난해함으로 다가왔었는데, 다시 읽은 어린왕자는 한 문장, 한 문장 머릿속에 각인시켜두고 결코 잊고 싶지 않을 만큼 가슴 찌릿한 전율을 안겨준다.
「마음」, 「가면의 고백」, 「고백」...
세 작품 모두다 인간의 내면.. 그 안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로, 고고하고 도덕적인 인간인 척 위선이란 포장지를 두르고 살아가지만, 그 내면에는 추악한 이기심이 감추어져 있음을 부인하고 싶어하는.. 들키고 싶지 않아하는.. 인간 내면의 정곡을 꼬집는 듯한 따끔함을 준다.
오늘은 미나토 가나에의 또다른 작품 「소녀」와 영화 「화차」의 원작인 미야베 미유키의 「인생을 훔친 여자」를 빌려왔다. 「인생을 훔친 여자」의 원제는 화차로 제목만 다를뿐, 같은 책이다.
이전에 읽은 책들도 빨리 포스팅을 해야하는데, 어떻게 써야할지 난감하다. 학창시절에 그렇게 독후감 쓰기를 싫어하더니만, 오늘날에 다시 쓰게 될 줄이야....
그때 독후감 숙제 소홀히 했던 벌.. 지금 받는다치고 책을 읽으면 간단한 느낌이라도 꼭 기록해 버릇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