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별의 느릿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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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부산여행 에필로그.

Posted 2016. 2. 6. 00:00, Filed under: 혼자 떠나는、여행/2016 국내_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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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던 1월의 셋째주에 떠났던 부산여행.
그동안 집구석에만 박혀있다 모처럼 밖으로 나선 날이 하필 제일 추운 때라니.. 날씨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며 투덜거림으로 시작된 여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행갈 때 입으려고 사둔 옷을 고스란히 옷장에 걸어둔 채 떠나야 했으니 더 투덜거릴 수 밖에..╮(╯-╰")╭

유독 올 겨울은 겨울같지 않게 포근했기에 부산은 더욱 따뜻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아우터 느낌의 경량패딩을 하나 사두었었다. 까짓 추워져봤자 얼마나 추워지겠나 라는 생각이었다. 안에 기모티 하나 입어주고 위에 야상하나 걸치면 되겠지 싶었다. 허나 추위는 상상 이상으로 매서웠다.

하는 수 없이 경량패딩을 포기하고 무릎까지 오는 긴 외투를 꺼내입었다. 것도 모자라 기모티를 입고 그 안에 히트텍도 입었다. 또 바닷가다보니 바람을 무시할 수 없어 등산용 넥워머와 가죽장갑을 챙겼고, 신발은 다소 불편해도 어그를 신었다. 그야말로 중무장을 하고 떠났다. :)

덕분에 추위에 맞서 하루종일 꿋꿋히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래도 당시는 춥다 소리를 참 많이 내뱉으며 다녔었는데, 청주로 돌아오니 부산에서의 추위는 감히 명함도 못내밀 정도로 몇배는 더 매서운 추위가 도사리고 있었다. 부산이 이 정도의 추위였다면 하루종일 돌아다니기는 무리였을 거라 생각하니 부산에서 춥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거짓말처럼 잊혀지고, 기억이 막 재구성을 했다. 충분히 다닐만 했노라고. ┗(^o^ )┓



부산은 앞으로 내게 있어 계단 지옥으로 기억될 만큼 어딜가나 계단, 계단이었다. 이 계단은 언제나 지하철에서부터 시작돼 지하철에서 끝나곤 했는데, 관광지 역시 가는 곳곳마다 계단이...ㅠㅠ

흰여울문화마을, 용궁사, 태종대...
우연인지 3일 모두 계단이 많은 곳에서부터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이후부터는 금새 지침모드로! ㅎㅎㅎ

특히 하루 일정을 마치고 지칠대로 지쳐 숙소로 돌아갈 때 지하철에서 계단을 마주 할 때면 정말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싶었다. Orz

부산을 여행하는 뚜벅이 여행자라면 모두 나와 같을진데 왜 나만 이토록 앓는 소리를 내는 건지... 아, 이 비루하고 즈질맞은 몸뚱아리를 어찌하면 좋으리오~~ㅜㅜ

해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나이 한 살 먹음과 함께 체력은 또 한 단계 더 떨어졌음이다.

다음달 제주도 여행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생각은 이번 여행은 느릿느릿, 진정한 힐링을 테마로 떠날 생각이긴 하지만, 이게 또 막상 계획을 짜다보면 욕심이 난단 말이다. (´-ι_-`)

아무래도 앞으로 나의 여행 스타일에 조금은 변화를 줘야겠다.
많은 것을 보겠단 욕심을 버리고, 하나를 보더라도 제대로 보고 오롯이 음미할 수 있었으면.. 그것 하나에 하루를 다 내어줄지라도!
느릿느릿 걸어도 마음은 여행의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지는 그런 여행을 꼭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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