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의 마지막 종착지는 세화해변이었다.
함덕에서 둘레길을 시작으로 서우봉 정상까지 찍고 내려오니까 겨우 3시..
세화를 거쳤다가 좀더 멀리까지도 갈 만큼 넉넉히 시간이 남았지만, 체력 충전을 위해 일찌감치 숙소를 찾아가 푹 쉬고 싶었다.
그래서 미리 함덕에서 숙소 검색을 끝내고, 세화해변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찜해둔 '이디하우스'에 전화를 걸었다.
평일이긴 했지만 세화해변이 워낙 인기있는 곳이기도 하고, 이디하우스 역시 인기 게하라서 자리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아 2순위도 미리 정해놓았었다.
4인 도미토리를 문의했는데, 다행히 한 자리 남았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버스정류장에서부터 거리도 얼마 안 되고, 찾기도 쉬웠던 '이디하우스'.
한 4시쯤 도착했는데, 체크인 시간이 4시 반부터라고 해서 안에 짐을 내려놓고 해변 앞을 거닐다 시간 맞추어 다시 돌아와야했다.
안 그런 곳도 더러 있지만 제주의 게하들은 체크인/아웃 시간이 꽤 철저한 편이다.
사람이 오든 말든 두 눈 꼭 감고 자고 있던 녀석.
공용 휴게실.
많은 이들이 남기고 간 메모들이 인상적이었던...
하나같이 다 글씨들이 너무 예뻤다.
캘리그라피가 유행하면서부터 손글씨를 예쁘게 쓰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
이제 나 같은 악필은 어디가서 메모 남기기도 부끄러워졌다. ㅎㅎ
체크인 시간에 딱 맞춰 1등으로 체크인하고, 후다닥 씻은 다음 근처 편의점에서 캔맥을 사다가 혼술을 했다.
내가 너무 일찍 숙소를 들어와서 그런가 휴게실엔 달랑 나 혼자였다.
조금은 쓸쓸했던 시간이었다.
1등으로 체크인을 해서 당연히 1층 침대를 겟할 줄 알았건만, 예약 순서대로 배정이 되어 당일 예약한 나는 2층 침대를 써야했다.
침대가 튼튼해서 삐걱거림도 전혀 없었고, 안전 난간이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지만, 오르락내리락 하는 건 역시나 불편했다.
2층 침대에 대한 로망 따위는 버린지 오래~~~
난 1층이 좋아요~~~+_+
개인등이 있는 건 좋았지만 하필 내 자리만 콘센트가 하나였다.ㅜㅜ
확인해 보니까 다른덴 다 2개씩이었음.
침대 맞은 편 벽에 여유 콘센트가 있긴 했지만, 2층 침대를 이용하는 내겐 쓰기 불편했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 비누, 치약..
세면용품은 클렌징폼 빼놓고는 다 구비되어 있었고, 수건은 침대마다 한 장씩 놓여있었다.
체크인할 때 안내해주시는 스텝분이 보일러에 물이 2사람이 연속으로 쓸 정도의 양뿐이라서 세번째부터는 물이 데워지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했는데, 다들 시간차를 두고 체크인을 해서 물 때문에 불편한 일은 없었다
숙소는 2층에 개별동으로 나뉘어 있다.
2층 밖에서 바라본 모습.
바다까지 바라다보이는 것이 뷰가 정말 좋았다.
1층 카페.
첨엔 게스트하우스에서 겸하는 건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듯했다.
그런데 아침 조식은 여기서 제공된다.
카페에다 이디하우스에 묵는다고 얘기하면 천원 할인을 해준다고도 했다.
다음날 아침에 조식 먹을 때 보니까 가격이 꽤 저렴해서 놀랐는데, 거기에서 천원이 더 할인된다고 하면 진짜 무지 싼..
그렇게 저렴한 줄 알았음 전날 이용했을 텐데...
아~ 이 앞이 바다였다면...
이디 하우스를 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요 조식때문!!
내가 묵은 날은 주먹밥이 나왔는데, 연어덮밥이나 칠리새우덮밥이 나오기도 한다고...
내심 칠리새우덮밥을 기대했는데.. 아주 약간 아쉬웠다.
하지만 주먹밥도 충분히 맛있었다.
겉에는 후리카게가 뿌려져 있고, 안에는 참치마요가 들어간 주먹밥이었다.
넘나 맛있었는데 크기가 아쉬쉈던..
난 위가 큰 여자!! ㅋㅋㅋ
요거 나도 한번 은제 만들어 봐야겠다.ㅋ
해녀박물관 맞은편 버스정류장에서 서는 990번 버스 시간표.
비자림, 만장굴, 김녕, 그리고 별방진까지도 한번에 갈 수 있다.
990번 버스는 내게 있어 비운의 버스라고 할 수 있다.
3년 전에도 작년에도 만장굴을 가기 위해 타려고 했으나 두 번 다 못 탄..
3년 전엔 환승해야 할 정류장 전 정류장에서 내려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못 탔고(결국 만장굴도 못 감.ㅋ), 작년엔 시간도 모른 채 무작정 기다리다가 불안해서 그냥 택시를 탔었다.
: ) 김녕 미로공원 옆 만장굴
이번에도 나와는 인연이 없나보다 했건만..
셋째날 아침에 비자림에 갈 때 드디어 타겠구나 했는데, 같은 방을 썼던 사람이 차로 데려다 줘서 못 타고, 비자림에서 돌아올 때 드디어 990번 버스를 이용했다.
나는 이제 더는 이용할 일이 없을 것 같지만, 990번 버스를 이용할 분들을 위해 끝으로 올려본다.
* 이디하우스 짧평_ 위치 좋고, 시설 깨끗하고, 조식도 맛있었음.
남자 사장님이 좀 무뚝뚝하지만, 여자 스텝분이 친절하심.
** 1박(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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