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R호텔 게스트하우스(이하 '제주R호텔')는 여행 첫날 묵은 숙소로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미리 예약을 해둔 숙소였다.
뱅기가 저녁 6시쯤 공항에 닿는 거라 충분히 멀리까지도 이동할 수 있었지만, 당일 이호테우 해변에서의 일몰과 다음날 열리는 제주시민속오일장을 꼭 봐야겠어서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기로 하고 폭풍 검색 끝에 최종 선택한 숙소였다.
몇몇 곳이 물망에 올랐었지만 제주R호텔을 최종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저렴한 가격 때문!
공항 근처 숙소 후기들을 찾아봤을 때 초반에 제주R호텔 후기를 보고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가격이 다소 비싼 것 같아 포기했었는데, 나중에 티몬에 할인가로 나온 걸 보고는 개이득이다 싶어 냉큼 질렀다.
8,10인실 도미토리룸 22,000원짜리를 16,000원에 구입!
방은 랜덤이라고 했다.
제주R호텔의 최대 장점은 바로 위치 아닐까 한다.
제주에 밤 늦게 도착할 경우 제주공항에서 찾아가기에도, 또 시내권 어디에서든 찾아가기에도 매우 쉽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 다음 정거장이라서 버스도 많고, 정류장에 내려서도 바로 찾을 수 있다.
제주시청 방향 버스를 탔을 경우 제주시외버스터미널 다음 정거장인 한국병원에서 내려 버스 진행 방향으로 조금만 앞으로 걸어가 금호약국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있다.
텅 비어있던 1층 휴게실과..
카운터.
나는 처음엔 6층 10인실로 안내되었다.
방 비밀번호와 침대번호가 적힌 명함을 건네받고 방을 찾아갔더니 이런.. 2층 침대다! OTL..
혹시나 싶어 다시 카운터로 내려가 1층 침대로 바꿀 수 있냐니까 다 차서 없다고.. ㅜㅜ
분명 빈 1층 침대가 있었는데, 여긴 오는 순서대로가 아니라 예약순으로 침대가 정해지는 모양이었다.
할 수 없이 방으로 돌아와 씻으려고 보니까 이번엔 수건과 서비스로 주는 생수를 받지 못한...
또 1층까지 내려가야 하나 했는데, 마침 복도에서 직원을 마주쳐 말했더니 바로 가져다 주었다.
방에는 나 말고 3명이 이미 와 있었는데, 잠깐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명은 머리 말린다고 파우더룸으로 가고 나머지 셋이서 마저 이야기꽃을 피웠다.
'제주'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어서인지 대화에 활기가 넘쳐났다.
그러다 또 다시 한 명이 주변을 돌아본다며 나가고 둘만 남았다.
남은 그녀(이하 'A')는 일주일 전에 왔다가 다음날 아침에 돌아간다는 어린 친구였다.
처음에 방에 들왔을 때 바닥에 앉아 짐을 정리하고 있었어서 1층 침대를 쓰는 줄 알았는데, 짐 정리가 끝난 다음 보니까 A도 2층 침대였다.
그때 룸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이전에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었지만 모르는 번호라 받지 않았는데, 아마 게하 측에서 건 전화였나 보다. 내가 받지 않으니까 곧바로 룸으로 건 듯 했다.
역시나 나를 찾는 전화였다.
A가 받아서 나를 바꿔주었는데, 그런 일이 처음이라 도대체 무슨 일인데 전화까지 한 걸까 하고 놀라서 전화를 받았다.
직원 왈, 짐을 싸갖고 누구씨랑 둘이 내려오란다.
직감적으로 그 누구씨가 남은 A인 것 같아 물어보니 맞단다.
2층 침대를 쓰는 둘을 불렀다는 건 방을 바꿔주겠다는 얘기??
1층으로 내려가니 오홋~ 예감 적중!!
10인실에서 5인실로 방을 바꿔주겠다고..
냐하하~~
이런 행운이~~+_+
조으다~ 조으다~!
근데 10인실도 나쁘지 않았던 게 욕실이 두 개라서 그대로 남아 있었어도 침대 말고는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을 거다.
* 5인실은 카드키로 보증금이 10,000원 있음.
보증금은 체크아웃할 때 돌려줌.
암툰 원하던 1층 침대에서 잘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았다. ^_^/
간단한 소지품을 넣어둘 수 있는 보관함도 있고,
화장대도 있고,
서랍 안에 드라이기도 있고,
욕실엔 샴푸, 린스, 비누, 치약, 바디워시가 구비되어 있었다.
10인실은 미처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10인실과 5인실 둘 모두 깔끔했다.
깨끗하고 불편함 없는 시설에 체크인 할 때 수건 한 장과 생수 1병을 서비스로 주고, 조식까지 주는데 16,000원이라니..
가격대비 진짜 짱인 것 같다.
5인실은 10인실에서 내려온 우리 둘 말고 원래 있던 한 명(이하 'B')하고 해서 셋이서 썼다.
크윽~ 10인실에서 잔뜩 수다를 떨고 내려왔는데, 여기서도 수다 타임이 이어졌다.
서로 제주에 대한 정보를 나누느라 이야기가 끊어질 틈이 없었다.
원래 5인실에 있던 B는 다음날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는데, 아침 일정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함께 제주시민속오일장을 가기로 했다.
또 A랑 내가 아직 저녁을 안 먹었다고 하니까 작은 한라봉을 하나씩 내어주고, 내가 낼 함덕에 간다니까 자신이 오늘 다녀왔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고 몹시 추웠다며 내가 입고 온 옷을 보더니 그것 가지고 되겠냐면서 꼭 붙이고 가라며 핫팩을 챙겨주었다. 정말이지 너무 고마웠다.+_+
제주에 오면 매번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
아직 세상은 인정이 넘치고 훈훈함을 몸소 느끼게 된다.
그렇게 제주에서 첫날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
여긴 지하에 있는 식당으로 이곳에서 조식이 제공된다.
메뉴는 단촐하지만 밥과 빵 둘 다 먹을 수 있다.
빵은 잼과 샐러드가 제공되는 대신 계란은 없다.
후기에서 계란 사진을 분명 봤었는데, 후라이를 할 수 있는 날 계란이 아니라 삶은 계란인 듯했다. 그런데 그마저도 내가 묵은 날은 나오지 않았다.
계란 후라이 넣은 토스트를 먹고 팠는데..
조금 아쉬웠다.
이왕 먹는 거 제공되는 것 모두 먹어보려고 조금씩 다 담은... 으흐흣~
게 중 빵이 젤 먹은만 했던...
밥과 반찬들은 억지로 먹느라 좀 곤욕스러웠다.
욕심 부리는 게 아니었는데...
이후에 조식을 많이 먹은 걸 얼마나 후회했는지...
음. 조식은 내가 워낙 저렴한 가격에 겟한 거라 불만은 없었는데, 만약 제 값 주고 묵은 거였다면 조식 때문에 전체적으로 게하 평이 많이 낮아졌을 것 같다.^^;
암툰 16,000원에 이 모든 걸 누린 나는 매우 만족한 1박이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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