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층(1999)
감독 : 조세프 루스낵
주연 : 크레이그 비에코(더글러스 홀 役), 그레첸 몰(제인 풀러 役), 빈센트 도노프리오(위트니/애시턴 役), 아민 뮬러-스탈(해넌 풀러 役), 데니스 헤이스버트(래리 맥베인 형사 役)
한마디로 제목에 낚인 영화다.
제목만 들었을 땐 13이란 숫자에서 미스테리적인 기운이 느껴져서 뭔가 어마어마하고 극적인 비밀이 숨어있을 것만 같았는데, 그 실체는 참으로 밋밋했다. "가상세계"란 소재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소재가 드러난 순간 이후 일어날 반전의 양상이 예상되면서 그때부터 흥미가 급격히 저하됐다. 묘령의 여인으로 '제인 풀러'가 등장했지만, 오히려 예상하고 있는 반전에 대해 확신을 줄 뿐이었다.
'해넌 풀러'를 죽인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더글러스 홀'은 사건의 진상을 풀 유일한 열쇠인 '해넌 풀러'가 남긴 단서를 찾기 위해 1937년이 배경인 가상세계로 들어가는데,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좋으면서도 제일 아쉬웠다. 영화의 주제나 흐름상 1937년이란 배경이 가진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1930년대라는 그 시절만이 보여줄 수 있는 볼거리들을 좀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보여줬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13층"은 너무 일찍 반전을 눈치채는 바람에 큰 재미는 없었지만, 인간이 이기적인 욕심으로 만든 문명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제점이라든지 생명의 존엄성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 짧게나마 생각해 볼 수 있었기에, 아주 영양가 없는 영화는 아니었다. 기대치만 높지 않다면, 무난히 볼 만한 영화같다.
그리고,,
한가지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힘들었던 점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배우들의 비쥬얼(?)이었다. '더글라스 홀'을 연기한 "크레이그 비에코"랑 '래리 맥베인' 형사 역을 맡은 "데니스 헤이스버트"의 털털한(?) 모습이 클로즈업 될 때마다, 절로 인상이 찡그러졌다. ㅡㅡ;;; 또 "빈센트 도노프리오"같은 경우는 악역으로써 비쥬얼 갑인 듯!!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강한 거부감이 일었다. /.\ 아마 배우들의 비쥬얼(?)때문에 이토록 영화가 보기 힘들었던 건 난생 처음이었지 않나 싶다. ㅎㅎ ^^;;;;;
도니 다코(2001)
감독 : 리처드 켈리
주연 : 제이크 질헬란(도니 다코 役), 지나 말론(그레첸 로스 役), 드류 베리모어(카렌 포머로이 役), 제임스 듀발(프랭크 役), 베스 그랜트(키티 파머 役), 패트릭 스웨이지(짐 커닝햄 役)
"도니 다코"는 반전영화하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영화들 중 하나다.
아주 오래전에 봤던 영화로 내용까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초중반은 다분히 난해했으나 그 지루함을 불식시켜 줄 만큼 나름 만족할 만한 반전을 보여줬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나는 아주아주 오래전에 봤던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면서 이 영화가 2001년작이라는 걸 알게됐다. 개봉은 2002년이었고 내가 영화를 본 건 비디오였는지 Tv에서 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개봉되고도 몇 년이 지난 후일테니 암만 오래됐다고 해봤자 10년전일 게다. 그런데 왜 난 그보다도 훨씬 오래전에 봤다고 기억하고 있었는지.....
그건 아마도 영화 속 시대적 배경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1988년 10월 2일부터 30일까지로 매우 한정적이다. 아마 시대적 배경을 1988년으로 택한 건 그 당시 팽배해 있던 이분법적 사고방식이라든지 보수주의가 낳는 문제점들에 대해 얘기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확실히 그런 부분들은 이번에 다시 보면서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들이었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처럼 지루함이나 난해함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런 시대적 배경속에 감춰진 의미라든지 그런 것들을 음미할 만큼 철학적이지도 유식하지도 못한지라, 나의 관심은 오로지 도니에게만 보이는 토끼 가면을 쓴 '프랭크'의 존재와 "시간여행"이니, "지구멸망"이니 하는 것들이 어떤 식으로 반전을 가져다 줄지 뿐이었다.
"도니 다코"는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모든 의문이 풀리는데, 마치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가 어느 순간 숨겨졌던 그림이 둥둥 떠오르는 "매직아이"같은, 마지막 한 조각 남은 조각을 끼워넣자 비로소 그 완성된 모습이 드러나는 "퍼즐"같은 느낌을 준다.
도니 집에서 할로윈 파티를 할 때 '프랭크'란 이름이 왜 나왔는지(보면서도 의아했었던..), 아직 파티에 도착하지 못한 '프랭크'의 부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극장에서 도니에게 나타난 '프랭크'가 토끼 가면을 벗었을 때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등이 모두 일순간 이해되며 그야말로 짜릿한 반전의 묘미로 다가온다. 도니 집에 떨어졌었던 정체모를 비행기 엔진의 실체도 전혀 예측 못했던 숨겨진 반전으로, 꽤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오래전이긴 하지만 한번 봤던 영화니까 분명 이번에 다시보면 중간중간 내용이 기억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 내 비루한 기억력이여~~!! ㅜㅜ 뭐, 덕분에 새로운 영화를 본 것 같아 나쁘지는 않았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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