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는 좋아라하지만 떡볶이집은 그닥 신용하지 않는...(뭔 소리래? ㅋ) 그래서 생긴지 좀 됐음에도 갈 생각없는 곳이었는데, 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기도 했고, 'LK 트리플렉스 2' 내 상가 투어를 계획, 진행중이라 의무(?) 차 들러본 '신전 떡볶이'.
위 사진으로 설명하자면 횡단보도 건너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된다. 가운데 안쪽으로 들어가도 됨.ㅋ
신전 떡볶이.
오긴 왔다만 막상 들어가려니 선뜻 맘이 내키지 않는... 그때 입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저렴한 가격을 보고서야 그제서야 안심이..ㅋ 몇 번 지나가면서 외관만 슬쩍 봤을 땐 즉볶 느낌이 나서 비싼 줄 알았는데, 저렴한 곳이었구나!
밖에서 뭘 주문할지 미리 결정하고 들어가서 바로 주문을... (선주문 선결재 시스템임.) 그리고 그 후에야 본 내부 메뉴판...
이런.. 할인 세트도 있었는데 아숩~
이건 다 먹고 나가기 전에 찍은 사진으로 손님이 한 차례 빠진 모습이고, 한창 떡볶이 먹고 있을 땐 모든 자리가 다 찼었다.
마침 저녁 타임이라 그랬는지 모르지만, 인기가 꽤 있는 것 같았다.
한쪽 벽면에 가득 붙은 개그맨 싸인들...
음.. 직접 왔다간 건지.. 아님 모든 지점마다 있는, 본사에서 개그맨들에게 부탁해 지점명만 달리해 배포하는 사인인 건지...ㅋ
갠적인 생각엔 후자인 것 같단 생각이...ㅋ
여기서는 모든 것이 셀프다. 식기, 물, 단무지 모두 직접 세팅해야 함.
그리고 주문할 때 번호표를 주는데, 해당 번호를 부르면 가서 받아오면 된다.
떡볶이는 순한, 중간, 매운맛 가운데 매운맛을 택, 그리고 모듬튀김을 주문했다.
첨엔 떡볶이 국물을 보고 겁없이(?) 실망을 했더랬다. 시뻘건 국물을 기대했건만, 주황빛이 도는 게 전혀 매워보이지가 않아서 주문을 잘못 받은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아무리 봐도 매워보이지가 않..
처음 한 개 먹었을 땐 매운맛 보다 카레맛이 먼저 느껴졌다. 국물을 보아하니 국물이라기 보단 스프 같아보였다. 난 찍어 먹는 인도 카레 느낌이 났다.
근데.. 먹으면 먹을수록 매움의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이 나중엔 참기 어려울 정도까지 매워지더란... 정신줄 놓을 뻔!
늘 매운 거에 그렇게 목말라하더니 제대로 임자를 만났구나 했다. 겨우 반 정도 밖에 안 먹었는데, 혀에 극심한 고통이 찾아와 견디기 힘들었다.
다행히 얼음이 비치되어 있어 얼음물로 혀를 달래며 끝까지 먹긴 했다만, 땀은 연실 삐질삐질 나고, 혀는 너무 아리고... 진짜 이렇게 매워 죽겠는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집에서 혼자 먹는 거 였으면 100% 지랄발광했을 거임.ㅋㅋㅋ (패스트푸드점도 아니고 얼음도 갖춰져 있는 게 신기했는데, 단순히 더 시원한 음료와 물을 제공하기 위함도 있겠지만, 바로 요 매운맛 떡볶이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ㅋ)
거의 다 먹었을 쯤 되서야 고통이 사라지고 평온이 찾아왔다. 매워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국물은 탈탈 털어내고 떡만 건져 먹었는데, 적응이 되고 나니까 다시 떡볶이 국물을 떠먹을 여유가 생기더란..ㅎㅎ
스스로 보통 사람들 보단 매운 걸 잘 먹는 편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진짜 이번에 아무런 맘의 준비없이 있다가 호되게 당했다.
떡볶이가 정말 그만큼 매웠던 건지.. 아님, 내 컨디션이 안 좋아서였던 건지... ㅎㅎ
튀김마저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어 더 매웠는지도...
근데 이 오뎅 튀김은 국물에 찍어먹어야 제맛이다. 그냥 먹음 별로.. 바삭하다기 보단 수분기 없이 빠짝 마른 느낌으로 쫀득한 식감이 떡볶이 국물과 어우러져야 진가를 발휘한다.
요 만두도 필수로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어야 비로소 맛이 산다.
안에 소라고는 당면뿐이라 만두만 먹어서는 맹맛임.ㅋ
김말이와 잡채말이는 국물없이 먹어도 괜찮은데, 갠적으로 김말이는 그래도 국물에 찍어먹는 게 좀 더 맛있고, 잡채말이는 그냥 먹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잡채말이가 어찌나 부드러운지...
무엇보다 떡볶이가 원체 매운데다 다른 튀김들은 떡볶이 국물을 꼭 필요로 하는 맛이라 매워도 어쩔 수 없이 찍어먹을 수 밖에 없던 차.. 잡채말이는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으면서 아린 혀를 달래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담에 또 먹으러 가면 그땐 무난하게 중간맛을 먹어야겠다.ㅋ 매운맛 떡볶이 시켜놓고 괜한 오기 부르지말고..ㅋㅋ
덧) 며칠 뒤.. 가족들과 함께 먹으려고 떡볶이 순한맛과 치즈 떡볶이 중간맛을 포장해 와 먹어봤는데, 둘 다 넘 실망스러웠다.
매운 거 잘 못 드시는 아빠를 위해 하나는 순한맛으로.. 또 하나는 후기 찾아 보니까 중간맛도 꽤 맵다길래 나 혼자 먹을 게 아니니 안전빵으로 치떡 중간맛으로 산 건데, 결론은 둘 다 전혀 맵지 않았다는 거~~~~ㅜㅜ
기본과 치즈의 차이는 치즈가 있고 없고만의 차이인 줄 알았는데, 양념 자체부터 틀린 건가 봄. 그렇지 않고서야 그래도 중간맛인데 전혀 안 매울리가 없잖은가... 치즈도 물컹한 게 맛 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