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2011. 11. 30. 16:19, Filed under:
별 볼일 없는、일상/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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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틀 간 잠이 오지 않는 새벽에, 미니홈피와 이젠 더 이상 찾지 않는 카페 하나를 뒤적이며 예전에 내가 썼던 글들을 찾아 읽어보았다. 클릭 한 번으로 마치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던 먼지 묻은 상자를 연 것 처럼, 조각조각 잘게 부숴져 내 머릿속 밑바닥 어딘가에 묻혀져 있던 기억의 부스러기들이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되살아났다.
하나하나 옛 글들을 읽어보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기도 하고, 손발이 오글오글 거리며 창피하기도 하고, 히죽히죽 숨죽여 웃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동안 까맣게 잊고 지내왔을 만큼 이젠 아물었다고 생각한 그 때의 상처난 가슴도 되살아나버렸다.
아닌척 했던..
감추려 했던...
그래야만 했던..
그래서 더..... 힘들었던...
내 바보같던 사랑은...
너무......외로웠었다.
너무......... 초라했었다.
너무............... 아팠었다.
그 때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 곳을 이젠 아무렇지 않게 대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그런 나를 확인하고 싶어서 들어가 본 거였는데... ........... 아직은 무리였을까?? 아니, 더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들여다봤다해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시간이 약이라고 그 당시의 아픔만큼은 아니니, 잠깐 이렇게 그때의 아픔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엔 더 빨리.. 잊혀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