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어디든 떠나고 싶었다. 시간적인 여유는 넘쳐나나 금전적인 여유와 심적인 여유가 없어 그저 바람으로만 남겨둬야하나 했는데, 어젯밤 충동적으로 숙소 예약을 해버렸다.
갈 수 있든 없든 평소 집에다 슬쩍슬쩍 여행가고 싶다, 조만간 여행 갈 거다란 말을 흘려뒀기에 누구도 크게 터치하진 않았다.
여름 여행은 늘 고역이다. 그래서 여행을 가더라도 여름이 지난 뒤에 가야지 하는 맘도 있어 쉬 나서지 않고 있었는데, 여름이 지나길.. 그리고 금전적 여유와 심적 여유를 되찾길 기다렸다간 내가 먼저 답답해 죽든가 미쳐 죽을 것 같아 앞뒤 생각않기로 했다.
목적지는 경주..
안압지에 연꽃이 한창이라길래 경주로 정했다. 낮에는 연꽃 구경하고, 밤에는 야경 보고.. 여름밤이니 오래토록 앉아서 야경 감상하기 좋을 것 같다. 비 소식이 들리던데 비가 오면 한층 더 싱그러운 연꽃을 볼 수도 있을 테고... 사실 비가 오길 기대하며 떠나는 여행인데, 바람이 이뤄질지 모르겠다.
2011년, 첫 경주 여행 때 완수하지 못해 몇몇 빈 칸으로 남은 스탬프 투어도 이번에 끝내고 싶은데... 빨빨거리고 돌아다닐 만한 계절이 아니라 다 채울 순 없고 한 두 개라도 채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