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리해변 다음으로 갈 곳은 만장굴&김녕 미로공원..
두 곳 모두 들를 시간이 안돼면 미로공원만 가기로 하고 일단 추~울~발~~!!
어린시절, 판타지 영화를 보면서, 높은 정원수가 빽빽히 우거진 미로로 된 정원에 대한 로망을 막연히 꿈꿨던 적이 있다.ㅋ 작은 호롱불을 들고, 어둠이 내려앉은 신비로움 가득한 미지의 미로 정원을 헤매이다 고난 끝에 탈출~~!! \^_^/
그런 상상을 하며, 미로 공원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숨겨진, 아니, 틀림없이 숨겨져 있을 나의 뛰어난 방향감각을 실험해 보고 싶었달까? ㅋㅋㅋㅋㅋㅋㅋ
앞서 버스 한 대를 한 발 차이로 아깝게 보내고, 다음 버스를 타고 이동...(20분 간격으로 700번 동일주 버스가 옴) 여기서부터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ㅜㅜ
분명 처음에 내렸던 정류장 반대편에서 700번 동일주 버스를 타고 "만장굴"에서 하차, 시외읍면순환버스로 환승을 해야한다고 일정표에 잘 적어두었었다. 그런데 당시 나는 700번 동일주 버스 한번만 타면 만장굴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줄 알았다. 하차 할 버스 정류장 이름이 "만장굴"이라서 그런 오해를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내릴 정류장에서 어떤 여자도 내릴 모양이었는지, 목적지가 어딘지는 듣지 못했지만, 운전기사 아저씨가 길을 설명해주시는 거다. 혹시?? 저 여자도 만장굴 가나?? 아마도???....... 그렇게 멋대로 지례짐작해버린 나는 내리자마자, 그 여자를 따라간다는 인상을 주지않기위해, 아저씨가 설명해 주신 정류장 뒷편으로 난 샛길을 따라 앞서 걸어나갔다. 하지만 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웬지 이 길이 아닌 것 같은 느낌??? .......... 만장굴로 향하는 길임을 알리는 표지판 하나 보이지 않는거다. 하지만 뒤엔 그 여자가 따라오고 있고, 뒤돌아서기엔 모냥빠질 것 같아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무작정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가면 갈수록 역시나,,, 이 길이 아니구나....라고 뼈저리게 느끼면서.....ㅜㅜ
결국 월정리 주변인 듯한 길 끝자락에 도달..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작은 공원(?)이 나왔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바다나 더 감상할까??.... 하다가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의 일정을 소화해내고 싶은 욕심에 왔던 길을 되짚어나왔다.
원점인 "만장굴" 정류장 앞까지 와서 혹시나 싶어, 앞으로 좀 더 걸어가보니, 역시나,,,,,, 만장굴은 정류장 뒷편 샛길로 빠지는게 아니라 앞으로 가서 왼쪽 길로 접어들어야 했다. 젠쟝~~~ 길 잘못들어 소비한 시간을 계산하니, 그 시간이면 만장굴까지 걸어서 가고도 남았을 시간이었다. ㅜㅜ
이때 시간이 이미 5시 가까이 되었는데, 만장굴이나 미로공원이나 입장 시간이 다섯시까지 란다.... 버스가 바로 와준다면 모를까 5시안에 목적지에 도착하기엔 빠듯한 시간이었다. 어쩔 수 없이... 포기!!! ㅜㅜ
이후 딱히 갈 곳도 없고, 월정리에서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맞은데다 길을 헤메인 탓에 몸상태도 좋지않아 일찍 숙소로 돌아가 쉬기로 했다. 아직 내겐 여행할 날들이 더 많이 남아있고, 이번 제주 여행의 백미이자 오랜 숙원인 한라산 등반을 맨 마지막날로 잡아두었기에 그때까지 체력 유지에 힘쓰지않으면 안되니까!!
숙소로 되돌아오는 버스안!!
"다음 정거장은 김녕 해수욕장입니다!"라는 안내 방송에, 다시금 되살아난 여행 욕구!!ㅋㅋㅋ
숙소 근처에 김녕 해수욕장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일정 짤 때 만장굴과 미로공원에 밀려났던 곳이었는데...ㅋㅋㅋ
바로 내릴까 하다가 숙소에서 어느정도 거리인지 가늠할 수 없어 일단 숙소 앞까지 갔다가 다시 찾아가기로 했다. 숙소(스마일 게하)앞에서 내려보니 뭐, 무난히 걸어갈만한 거리더군...ㅋ
일단 예까지 왔으니 주린 배를 먼저 채우기로 했다.
유독 눈에 많이 띄는 편의점과 중국집들 틈에서 제주 향토 음식을 먹을 거라곤 조금도 기대치 않으며, 그저 주린 배만 채움 그뿐이라고 생각했다.
편의점에서 간단히 과자와 음료를 먹을까? 중국집에서 뜨끈한 짬뽕을 먹을까? 를 고민하며 김녕 해수욕장 방향으로 걸어나가던 길...... 우연히 가게 문에 적힌 "고기국수"란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제주에서 맛보고 싶었던 음식 중 하나였던 "고기국수"... 제주공항 근처에 맛있는 집이 있다고 했지만, 일정이 빠듯해서 포기할 수 밖에 없어 아쉬웠던 참이었는데, 여기서 그 고기국수를 만나게 될 줄이야!!!
전혀 정보가 없는 가게라 맛은 신뢰할 수 없었지만, 제주까지와서 흔한 편의점 식품이나 중국집 음식을 먹는 것 보단 나을 것 같아 일단 들어갔다. 그저 따뜻한 국물로 위만 데울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가게 안에는 예약이 되어 있는 건지 몇몇 자리는 세팅이 되어 있고, 근처 회사에서 월식을 하는지 인부인듯한 아저씨 몇몇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과연 음식맛이 괜찮을까??............. 이왕 먹는 거 맛있었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드디어 고기국수가 나왔다.
(음식 나오기 전에, 처음 앉은 자리가 화장실 앞이라 자리를 한번 바꾸니, 불편하면 안(좌식 자리)으로 들어가라고 하시고, 국수 지금 끓이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시며 살뜰히 신경써주신 아주머니 덕분에 마음이 훈훈했다.^^)
원래 난 말간 국물은 좋아하지 않는데, 이건 조금도 느끼하지않고 담백하니 맛있었다. 원상태의 국물이 맛있어서 그대로 먹다가 맨 마지막에 국물이 조금 남았을 때 고추가루를 타봤는데, 고추가루를 타서 맛이 더 없는 건 처음이었다.ㅋㅋㅋ
국수 위에 얹혀진 고기는 비린맛 없이 연했고, 면발도 일반 국수 면발과 달리 탄력있는게 식감이 살아있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어쩜 당시는 무얼 먹어도 맛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거나 정말 맛있게 먹었다. 내가 지금껏 먹어본 국수중엔 최고의 맛이었다. 다른 유명 맛집의 고기국수는 먹어보지 못해서 그곳들의 맛과 비교가 불가하니 일부러 찾아가 먹어보라고 권하지는 못하겠지만, 스마일 게하 이용객이나 김녕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한끼 식사로 추천하고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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