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때는 젤 먼저 양동마을을 다녀와서 대릉원, 첨성대, 계림, 교촌마을, 석빙고, 안압지 순으로 다녔고, 이번엔 김유신묘, 대릉원 돌담길, 첨성대, 교촌마을, 석빙고, 연꽃지대, 안압지 야경 순으로 돌아봤다.
코스를 좀 달리하고 싶었지만, 덥고 기운이 없어 그냥 발길 닫는대로 다니다 보니 그리 됐다.
이번 여행은 연꽃 하나만 생각하고 왔기에, 안압지를 향해 걸었다. 가늘가늘하게 비가 내렸다.
대릉원 돌담길을 따라 걷는 길... 나 말고는 걷는 이가 아무도 없으니 맞게 가고 있는 건지 조금 불안했다. 길이 끝없이 이어져있을 것만 같았다.
흔한 경주의 풍경들..
이래서 경주가 좋다. 순간순간 타임슬립이 가능하달까?
날씨 탓인지 몸이 골은 건지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금새 지쳤다. 돌담길을 걷는 낭만과 운치 따위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돌담길이 끝나고 대릉원 정문에 닿아서야 낯익은 모습에 안심이 됐다. 안압지를 가려면 어차피 지나쳐야 하는 길을 다시 걷는다.
그 길에서 젤 먼저 만난 경주의 상징 첨성대. 전엔 입장료가 500원이었는데, 지금은 무료로 바뀌어 있었다.
밤의 첨성대가 보고 싶었는데, 또 그 기회를 놓쳐버렸다. ㅜㅡ 마지막으로 안압지 야경을 보고 돌아갈 때까지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숙소에서 직원이 안압지 말고 다른 야경도 봤냐는 질문을 받고 나서야 생각이 났다. 이때만 해도 어두워짐 다시 와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꼭 봐야겠단 마음이 있던 게 아니라 크게 아쉽지는 않다.
담에 또 오지, 뭐!
첨성대를 나와 다시 걷는 길.. 여름이라 주위가 모두 푸릇푸릇했다.
전에 왔을 땐 가을이었어서 온통 누래서 황량했었는데...
역시 같은 곳이라도 계절에 따른 느낌이 많이 다르다.
석빙고 쪽으로 가서 바로 안압지로 가려다가 교촌마을로 방향을 틀었다.
마을이라 부르기엔 집들이 좀 부족해 보였지만,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깔끔한 느낌을 주었다. 사람이 별로 없어 한적해서 거닐기 딱 좋았다.
교리 김밥집.
전국 3대 김밥 중 하나라나?
전에 먹어봐서 또 먹고 싶진 않았지만, 배가 너무 고프기도 하고 아직 남은 일정이 있어 체력 보충을 위해 당장 뭐라도 먹어야할 것 같아 들렀다.
외관이 예전보다 깔끔해진 것 같은?
김밥값은 전보다 많이 올랐다.
기본이 2줄로 전에는 3,000원이었는데 지금은 5,600원이다.
5년 사이에 2,600원이나 올랐.. 속 재료를 보면 계단지단이 주라 그렇게 오를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맛은 좋았다. 계란 지단이 적당히 짭짤해서 간이 잘 맞았다. (혹시 다시마 국물로 간을 하나?)
전에도 영업시간이 지나 찾아가서 안에서 먹지 못하고 밖에서 먹었었는데, 이번에도 밖에서 먹었다. 더구나 많은 양은 아니지만 비가 와서 걸으면서 먹을 수도 다른데로 자리를 옮겨 먹을 수도 없어 그냥 가게 앞에서 서서 먹었다.^^;
우걱우걱.. 김밥 2줄을 깨끗히 먹어치우고 힘을 내어 다시 걸었다.
경주 교동 최씨 고택.
지난번에 왔을 땐 보수 공사 중이라 못 봤었는데, 이렇게 다시 왔으니 보고 가야지!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어린 친구들을 보니 참 예뻐보였다.
일본 여행 갔을 때 역사 깊은 관광지에서 기모노 입고 돌아다니는 일본인들을 보면 자신들의 문화를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는 것 같아 그 마인드가 참 부러웠는데,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그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게 돼 뿌듯하다. 단순히 관광 상품의 일환으로 생겨난 풍조라 할지라도..
또다른 한복 여인네들..
나보다 앞서 걸으며 사진 찍기에 여념없는 그녀들 덕분에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다 찍기 기다릴 만큼 여유롭지 못해서 그만 돌아섰다.
아줌마, 아저씨 무리도 있었는데, 그중 한 아줌마가 여인네들에게 다가가 물어본 바에 의하면 한복 대여하는데 3시간에16,000원이라고..
계림.
계림 안에 내물왕릉이 있다고 해서 다시 오면 찾아보리라 했지만, 그럴 기력이 없..
들어가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석빙고.
환할 때 그것도 비 오는 날 본 석빙고는 으스스했다. 안쪽으로 안개가 살짝 껴서 더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