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로키언이라 칭할 정돈 아니지만, 드라마 셜록을 애정하는 1인으로서 영화 유령신부의 소식은 무척 방가웠다.
첨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홈즈인줄.. 유령신부란 제목에서 풍기는 그로데스크한 느낌에 본능(?)처럼 끌렸지만, 베네딕트 아닌 셜록은 흥미없다며 슬며시 밀어더랬는데, 이런.. 베네딕트와 마틴 주연이라지 않은가.. 배경이 19세긴데? 이때부터 막 멋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
달랑 포스터 한 장 보고는 이건 분명 19세기가 배경인 원작 셜록일 거라는 확신 아래, 워낙 드라마의 인기가 높다보니 재치와 센스를 겸비한 모 제작자와 감독이 현대의 셜록과 존을 고전 속 셜록과 존으로 새롭게 부활시킨걸 거라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 두근거리는 설레임으로 개봉일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 영화가 개봉되고 난 후 들려오는 소문을 통해 참으로 내가 말도 안 되는 오해를 했구나 하고 깨달았단..ㅎㅎ
새로운 19세기 버전 셜록이 아니라 현대판 드라마 셜록의 이야기며, 무엇보다 원래 드라마 스페셜판인 걸 영화로 개봉한 거란 사실을 알게 됐다.
멋대로 상상했던 쪽이 훨씬 더 흥미로웠기에 다소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꼼짝없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줄만 알았는데 이리 스페셜판을 제작해 주다니 무척 방가웠다. 하지만 그보다 엄연히 영국에선 tv로 방영한 드라말 영화로 개봉했다는 사실에 빈정이 확 상해서 영화를 보고픈 맘이 싹 달아나버렸다. (ㅡ_ㅡ٥)
나중에 시즌4 시작하기 전에 케이블에서 해주겠지, 하고 그때까지 기다릴 심산이었다는..
오홋. 그런데 무료영화의 기회가!!! 그렇담 1초도 망설일 필요가 없쥐비~~~
영화평이 극과 극으로 나뉘던데.. 당연히 그럴만하다 싶었다.
본래가 드마라 스페셜판으로 만들어진 영상이다 보니 앞, 뒤로 드라마 제작 관련 영상이 더해져 있는데, 이에 대한 사전 정보없이 극장을 찾은, 더구나 셜록이란 드라마 자체를 전혀 모르는 관객들은 얼마나 당혹스러웠을지...
나 역시 집에서가 아닌 극장에서 봤다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을 것 같다. 그래 뭐! 앞, 뒤 제작관련 영상이야 그렇다치자. (앞 영상-셜록과 존 방의 인테리어 대한 소개-은 본 내용에 좀더 흥미를 가지고 집중해서 볼 수 있게끔 어느 정도 일조했으니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봄.) 근데 이건 내용 마저도 셜록 드라마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조금도 흥미를 가질 수 없을뿐더러 매우 불친절하다. 당연하다. 이건 지극히 드라마를 본 사람들을 위한, 다음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위한 스페셜 선물이니까!! 왜 이걸 굳이 영화로 개봉해 듣지 않아도 될 욕을 먹어야 하는 건지 셜록 드라마의 팬으로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는... o(`_´)o
솔직히 드라마 팬으로서도 실망스러운건 매한가지다. 애초에 유령신부란 제목에 집착해 뭔가 대단한 무엇이 있을 거란 기대를 했던 게 결정적 실수였다.
장르가 추리물이다 보니까 판타지적 요소를 기대한 건 아녔고, 그저 나중에 진실이 밝혀졌을 때 감탄해마지 않을 수 없는 기발한 트릭이 있을거라 믿었는데...
이 영화는 유령신부 사건이 주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령신부 사건의 진상은 추리적인 재미가 상당히 떨어진다. 단순히 추리물을 기대하고 본 순진한 관객들은 당연히 실망스러웠으리라.
'유령신부사건 = 모리아티의 컴백' 으로 보면 수긍할만한 의미를 가질 수는 있으나, 딱 거기까지다. 이야기가 그쪽으로 흘러갈 때 셜록팬들은 감탄해마지 않았겠지만, 순진한 관객들은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배경이 19세기라길래 빅토리아 시대 특유의 우아하고 고전적인 분위를 만끽할 수 있을 거란 기대에도 못 미쳤고, 갠적으론 이래저래 실망스럽기만 했다.
만약 처음부터 영화로서가 아니라 드라마로 만났다면 이런 실망감은 없었을텐데... 드라마를 영화로 개봉했다는 사실에 빈정상한 마음으로 봤기에 불만이 이토록 큰 것 같다.ㅋ
쨌든.. 유령신부가 던져준 '붉은수염'이란 떡밥때문에 시즌4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은 한층 높아진...ㅎㅎ
그리고 셜록 유령신부는 절대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이기에 드라마 카테고리에 이 글을 쓴다는 사실을 굳이 언급하며 이만 불만으로 가득한 글을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