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본 영화들을 지금에야 끄집어내어 정리를 하고 있다니...
이 얼마나 게으르고 뻔뻔한가?? ㅋ
당시 생각은 이랬다. 영화 리뷰는 3개월씩 4분기로 나눠 분기별로 정리하자고!
그래놓고 달랑 1분기를 끝으로 그 뒤로 계속 미루고 미루다 2014년을 넘겨 지금까지 오게 된 것!!
이왕 이렇게 된 거 2014년도 영화 결산으로 바로 들어가고 싶지만, 꼭 큰 일 보고 뒷처리 안 한 것처럼 찝찝해서 그냥 넘어가지 못하겠다. 너무 오래돼서 스토리는 커녕 당시 받았던 감동의 크기가 얼마나 됐었는지도 가물가물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나빴다 정도는 기억하니까! ㅋ
본 리뷰는 당시(2013년도) 개봉작들로 영화관에서 직접 본 것들만 기록한다.
그리고 2013년에 본 영화는 모두 16편으로, 단 1편을 제외 나머지는 모두 한 사람하고만 봤다는 놀라운 사실...ㅋㅋㅋ(나의 편협한 인간관계의 증거이기도..^^;)
1. 7번방의 선물 / 2. 베를린 / 3. 신세계
:) 2013년 1분기 영화 결산 - 7번방의 선물, 베를린, 신세계
4. 전설의 주먹 / 5. 은밀하게 위대하게 / 6. 더 테러 라이브
:) 전설의 주먹_1분기 때 본 "신세계" 속 "정청"에게 푹 빠져있던 시기라서, 바로 그 "정청"을 연기한 황정민 주연이라기에 무조건 믿고 봤던 영화였다. 그런데 이 영화,, 욱하게 하는 요소들이 은근 많아서 보기 힘들었다. 출연자들의 인격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시청률 높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방송사 피디(이요원), 도저히 회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불량 청소년들, 친구에게 조차 제대로 갑질하는 손회장(정웅인) 등... 저들은 허구의 인물들일 뿐이라고 아무리 스스로에게 타일러도 어찌나 속에서 천불이 나던지....(.\/.) 그래도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라 가볍게 영화관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 은밀하게 위대하게_북한 공작원들이 남한으로 내려와 우리네 이웃으로 가장한 채 당의 임무 지시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중 원류환(김수현)에게 주어진 위장은 동바.. 동네바보!! 그의 의도된 바보짓은 안쓰러우면서도 웃겼다. 그리고 그가 고향 친구들과(박기웅, 이현우) 함께 이웃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따스하고 정겨웠지만, 마음 편히 웃을 수 없는 그들의 처지가 애닮기도 했다. 특히 극이 절정으로 치닫을 수록 너무 과한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극한으로 몰고 가서 몹시 짜증이 나기도 했다. 다행히(?) 맨 마지막 장면은 해피 엔딩을 암시하긴 했지만, 그들의 끝이 너무 처참했기에 그 암시가 그다지 개연성있게 느껴지진 않았다. 아무리 픽션이고 영화라 하더라도..
:) 더 테러 라이브_무엇보다 테러범의 목소리가 참 인상 깊었다. 당연히 범인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변조한 목소리인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 끝난 인기 드라마 "미생"의 김대리(김대명 씨)가 목소리의 주인공이었다니!! 후반부에서 범인의 얼굴이 공개됐을 때, 목소리와 얼굴이 전혀 매치가 안돼서 역시 변조한 목소리였다고 확신했었는데...ㅋㅋ
그만큼 당시 김대명 씨 목소리는 매우 독특했다. 그리고 전혀 테러범 같지 않은 차분한 말투는 내제된 무언가를 꾹꾹 누르며 참고 있는 것 같아 언제 급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들게했다. 극을 팽팽한 긴장감으로 이끈 힘은 바로 테러범의 목소리!! "더 테러 라이브"의 진정한 주인공이었다.
개인적으로 영화 결말도 참 마음에 들었다.
윤영화(하정우) 앵커의 과감한 선택에 속이 다 시원했던 건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니었을 듯...^^;
7. 숨바꼭질 / 8. 엘리시움 / 9. 관상
:) 숨바꼭질_첨엔 령(靈)적인 얘기가 나오는 건 줄 알았다. 영화 선전용으로 보여주는 단편적인 영상만 보고는 오해를 했던 것! 그러나.. 범인은 실체가 있는 사람이었다. 이야기가 내가 상상했던 방향이 아닌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흐르자 실망감 보다는 극의 흐름을 좇아가는데 여념이 없을 정도록 푹 빠져 보았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는데, 주인공이었던 손현주가 자신이 저질렀던 과거의 잘못에 기인해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이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켜주었다.
그리고 진짜 범인의 실체가 드러났을 땐 감탄의 목소리가 절로 입 밖으로 새어 나올만큼 놀랐다. 범인의 실체는 물론 이후 드러나는 진실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었기에 더없이 짜릿하고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감독의 욕심이었는지 손현주와 범인과의 몸 싸움 장면에서 좀비 영화를 연상케할 만큼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범인 때문에 오히려 이전까지 줄곧 붙잡고 있던 긴장의 끈이 뚝 끊겨버려 아쉬웠다.
하지만 심장을 쫀쫀하게 수축시켜 주는, 무더위를 한 방에 시원히 날려주는 여름 적합용 스릴러물로써 전혀 손색없는 영화였다.
여담으로.. 이 영화를 본 후부터 가끔 집이 무섭다.ㄷㄷㄷ
:) 엘리시움_상위 1%의, 가진 자들만이 사는 세상 '엘리시움'에 있던 만능 의료기기만이 기억에 남는다.^^;;;
:) 관상_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인 계유정난을 '관상'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섞어 풀어낸 것이 참신했지만, 비극적 결말은, 처음부터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안타까웠다. 난 식상한 해피엔딩도 싫지만, 새드는 더 싫다..ㅜ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수양대군(이정재)이 사냥이 끝나 잡은 사냥감을 어깨에 둘러메고 나타나던 장면.. 와! 포스 쩔음!!! 이정재의 매력에 새삼 홀렸다.
10. 깡철이 / 11.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 12. 공범
:) 깡철이_유아인의 전작 "완득이"와 제목이 비슷해서 왠지 그와 비슷한 재미와 감동이 있지 않을까 하고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보았는데, 아,, 이건 뭐!!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 스토리도 없고......
특히 김정태, 김성오 씨의 조폭 역할은 새삼 이들의 연기력 마저 의심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이들의 역할은, 특히 혀 짧은 소리를 내던 김성오 씨가 극 중 웃음을 담당했던 것 같은데, 도대체 어디서 웃어줘야 하나 하고 보는 내가 더 민망하더라는..ㅎ 진정코 김혜숙 씨의 열연이 아까웠다.ㅜㅜ(정유미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혼자 여행 온 아가씨로 나오는데, 그녀가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가 참 예뻤던 것만 제일 기억에 남더라는..ㅋ *영화 속 게스트하우스는 현지 건물을 오픈 세트로 개조한 것이라 함.)
:)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_'절대 악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걸 똑똑히 보여준, 살기와 광기가 번뜩이면서도 너무도 차분해서 소름끼치도록 무서웠던 김윤식 씨의 눈빛과 진구의 나이보다 성숙한 저음의 보이스가 제일 인상 깊게 남아있다. 특히 아직 미성년인 진구에게서 언뜻언뜻 진한 남자의 향기가 느껴져 주책맞게도 나이를 잊고 가슴이 콩닥콩닥거렸었다는..^^;;;
:) 공범_우리는 범죄 소식을 들을 때 마다 제일 먼저 피해자의 입장을 떠올린다.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할까 하고 그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한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 누구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공범"은 불편하지만,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입장에 처한 이의 얘기를 다룬다.
그토록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내 가족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이라면.... 그리고 그 사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오직 나만이 그 진실을 알고 있다면....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때도 정의를 먼저 생각하고 피해자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 공정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까.....
범죄 사건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쉽게 볼 수 있다.
재판에서 범죄자의 가족들이 가해자인 그들을 구명하기 위해 재판에 쏟아붓는 노력을 말이다. 아무리 극악무도한 범죄자라 하더라도 그들에겐 소중한 가족이기에....
솔직히 영화 자체는 그다지 썩 잘 만들어진 것 같진 않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아니 영화를 보기 이전부터,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주인공인 손예진의 입장에서 오래토록 생각하게 만든 영화였다.
13. 동창생 / 14. 어바웃 타임 / 15.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 동창생_선이 굵어 남성스러움이 매력이었던 탑이 너무 예뻐져서(?) 놀랐다. 날카로웠던 눈빛과 다부졌던 턱선이 확연히 여려지고 매끄러워져서 그가 본래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아는 탑이 맞나 의심스럽기까지 했는데, 이내 그 모습에서 모성본능을 느끼게됐다는...^^;;; 그리고 의외의 발견!! 영화가 끝날 때 쯤엔 탑 보다도 한예리라는 배우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다. 처음엔 '아니, 무슨 여주가,, 더구나 탑의 상대역인데,, 너무 못생겼잖아!' 하고 몹시 분개했었는데, 보면 볼수록 어쩜 그리 예쁘던지! 그날 이후 한예리 씨 팬이 되었다능~ㅋ
:) 어바웃 타임_그저 연말을 겨냥해 나온 뻔한 설정의 로코인 줄 알았다. 그래서 별로 보고픈 마음이 없었는데, 재밌다며 입 소문이 퍼지자 약간의 호기심이 생겨 결국 보러 가게 됐다. 뭐, 큰 기대는 없었다.
그저 시선을 스크린에 던진 채 심드렁하게 보고 있는데.. 어랏, "시간여행" 이 나온다. '로코'라는 장르도 뻔한데 거기에 '시간여행'이라니.. 소재만 놓고 보면 정말 진부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진부한 이 소재를 가지고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결코 밋밋하지 않고 뻔하지 않게 흘러 갔다.
남자 주인공이 하는 저런 식의 시간 여행이라면, 실제로 저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이전의 아주 먼 과거로는 갈 수 없고 미래로도 갈 수 없지만, 자신의 지난 과거 안에서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설정은 지금까지 수없이 봐왔던 '시간여행'과 달리 신선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고, 그녀에게 황홀한 밤(?)을 선사하는 모습들은 아주 유쾌하고 재밌었다. 무엇보다 남녀의 사랑 얘기와 더불어 여동생과 아버지와의 가족애까지 담고 있어 더욱 감동이 컸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연말용 영화로 널리 알려진 "러브 액츄얼리" 보다 훨씬 좋았다.^^
:) 호빗:스마우그의 폐허_1편을 봤으니, 시리즈가 다할 때 까지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봤다. 1편에서 스마우그가 눈을 뜨며 끝나(맞나?ㅋ) 베네딕트 컴퍼배치의 매력 보이스를 들을 수 없어 아쉬웠기에 2편에선 스마우그의 비중이 커서 방가웠건만, 스마우그를 연기한 그의 목소리는 "셜록"에서 만큼 멋지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다.ㅡ_ㅡ; 2편은 오로지 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함이었는데...
16. 변호인
단연코 2013년 최고의 영화였다.
이 영화 때문에 '부림사건'에 대해 처음 알았다. 그리고 또 한번 이 빌어먹을 세상에 분개했다. 35년전이나 지금이나 공권력은 존재한다. 가진 자들의 갑질도 여전히 존재한다. 우리네의 부끄러운 역사를 처절한 현실을 너무도 생생히 보여주는 이런 영화를 보면, 사회를 향해, 국가를 향해 질책하고 항의하고 싶지만, 결국은 표출할 곳을 잃고 그저 속으로만 분개하다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나 자신을 깨닫고는 그저 침묵하게 된다.
하지만 요즘은 아무리 세상에 무관심해지려 해도 들려오고 보이는 소식들을 외면할래야 외면할 수가 없다. 머지않은 미래에 지금의 일들이 "변호인"처럼 영화화 되어 상영 될 날이 오겠지! 그럼 난 또 그때가 되어 "변호인"을 보며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 느껴야 하는 걸까??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권력의 폐해가 낳은 '부림사건'을 알렸다.
"번호인"을 영화 자체로만 말하자면,, 영화의 흥행에는 배우들의 힘이 무엇보다 컸다고 생각한다. 일단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는 자신의 역량 그대로를 보여주었고, 특히 그저 얼굴 좀 반반한 아이돌인 줄만 알았던 임시완의 연기력은 상상 그 이상으로 훌륭했다. 웬만한 연기파 배우들 보다도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얼마 전에 종영한 tvN드라마 "미생"에서도 고졸계약직 사원 장그래를 훌륭히 소화해 냈는데, 그의 진중한 연기를 보며 소속사에서 연기돌을 염두에 두고 키워온 것 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연기를 시작하기 이전까지 한번도 연기 공부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고 임시완을 또 한번 다시 봤다. 그는 진짜 연기 천재인 걸까? 아님 지독한 노력파?? 어느 쪽이든 그의 노력과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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