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은 애월해안산책로 다음에 알록달록한 더럭분교를 보러 가는 거 였다. 헌데 평일은 6시부터 개방한다고... 시간을 보니 4시.. 두 시간이나 기다려야... 그리고 무엇보다 저녁엔 협재에서 일몰을 봐야하기에 깔끔히 포기하고, 조금 이르지만 저녁을 먹기로 했다.
곽지과물해변을 빠져나와 고내리로 이동.. 상추밥으로 유명(?)한 고불락 식당을 찾아갔다.
애월에서 협재 주변 맛집으로 두 군데 정도를 알아봐두었었는데 여기 밖에 상호명이 생각이 안 나 가게 된..ㅋㅋ
고불락은 고내리 정류장에서 내려 길 건너편 안쪽 동네로 쭉 들어가야한다. 다음지도 로드뷰를 켜고 찾아갔는데 감이 잘 안 와 조금 헤맸다. 그래서 걍 바다 앞 쪽에 있겠거니 하고 끝자락으로 쭉 들어갔더니 나오더란..ㅎㅎ
혹시나 몰라 미리 전화까지 하고 갔는데, 애매한 시간이라 그랬나 달랑 나 혼자였다.
상추밥 먹으러 온 거니 고민않고 바로 주문을...
첨엔 밖에 앉았다가 불 넣어주신다고 하셔서 안으로 들어갔다.
오래된 식당인지 사람들이 남기고 간 낙서들로 빼곡한 벽면..
뭔가 전통이 느껴지는... 오~ 요기 괜춘한가봐~~~ 하고, 이때만 해도 믿음이 퐁퐁 샘솟았더랬는데...
익숙한 상차림이 똭~~~
솔직히 몇몇 후기들을 찾아봤을 때 엄청나게 맛있지는 않을 것 같단 느낌이 들었었다. 그런데 다들 맛나게 먹었다니까.. 그리고 불백이라면 기본은 할 테니까.. 하고 간 거 였는데...
처음 음식을 내오실 때 부터 살짝 돼지 냄새가... ;;; 그리고 색감이 그닥 맛있어 뵈지 않더란.. ;;;
내가 너무 예민한 걸 수도 있다며 일단 고기부터 먹어봤는데, 그닥 맛있지가 않... ;;;
고불락의 상추밥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 밥 때문인 것 같다.
공기밥과 상추가 따로 나오는 게 아니라 이렇게 상추에 밥이 싸여져 나온다.
동글동글 한 입 크기로 빚은 밥..
잘은 모르겠는데, 효모?? 가 들어간 밥이라고..
사진 속 쌈은 쌈이 풀렸는데, 나온 그대로 잘만 집으면 동그랗게 말려있어 쌈싸기 편하다.
상추에 이미 밥이 싸여있으니 고기와 소스만 올림 끝~~~
분명 고기만 먹었을 땐 별로였는데 밥과 소스와 함께 먹으니 괜춘하더란~
소스가 맛을 180도 확 바꿔준다. (들깨소슨가?) 밥도 쫀득쫀득하니 맛났다.
그리고 밑반찬으로 나오는 옛날 소세지부침과 이름 모를 나물도 맛났다.
쌈을 다 먹었는데도 고기가 잔뜩 남았다. 공기밥을 하나 추가할까 하다가 그건 오번 것 같아 그냥 소스에 찍어 주섬주섬 다 집어먹었다. 헉헉~ 힘들~~ (ㅡ_ㅡ٥)
맛있게 먹은 음식은 그 증거로 깨끗이 비운 그릇 사진을 찍어 올리는데, 이건 그 반대의 의미라는... 워낙 고기를 좋아해서 웬만하면 맛있게 먹는 편인데, 이건 아까워서 꾸역꾸역 다 먹었다는 증거되시겠다!
그리고 내 심기를 건드린 결정타는 위생문제!!! 음식맛이야 개인차가 있는 거니까 그렇다 쳐도 위생은 정말 아닌 것 같다. 상추밥을 내온 대나무 쟁반이 진짜 지저분했는데, 가장자리엔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물이 붙어있고, 대나무 사이사이엔 검은 때(?)가 잔뜩 끼어 있었다. 설마 오래되서 생긴 자연적인 때이겠지 싶어 쓱쓱 긁어봤더니 검게 긁혀나오더란...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