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카의 명물로 첫번째를 꼽으라고 하면 "트라이쇼"가 아닐까 한다.
트라이쇼는 삼륜 자전거 인력거로, 맨 앞 부분과 등받이를 꽃과 인형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트라이쇼는 하트모양으로 꽃을 장식하고, 그 가운데 부분에 키티 인형이 달려있다. 인력거라는 공통점만으로도 일본이 연상되는데, 단순히 꽃과 키티가 잘 어울려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으나, 유독 키티 인형이 많이 달려 있으니, 진짜 일본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술탄 팰리스도 그렇고 말라카에서 언뜻언뜻 일본이 떠오르는 것이 참 묘했다.
세인트 프란시스 사비에르 교회를 갔다가 다시 네덜란드 광장으로 돌아왔다. 가이드분이 이제 존커 스트리트를 갈 건데, 걸어서 가게 되면 자신이 자세한 설명을 해주겠다며, 걸어서 갈지 트라이쇼를 타고 갈지 우리 보고 결정하라고 했다. 나는 아무리 체력이 바닥을 쳤다지만, 설명을 들으며 걸어서 가길 원했다. 그런데 다른 일행들은 어떤 의견도 내놓지 않았고, 그 무언의 의미는 자연스레 트라이쇼를 타고 가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뭐, 트라이쇼를 타면 타는대로, 아니면 아닌대로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거니까 그리 싫지는 않았지만, 이왕 타는거면 좀 더 깔끔하고 예쁜 걸로 타고 싶었는데, 가격의 차이가 있는 건지 낡은 걸 잡아줘서 좀 서운했다.^^;
하지만 막상 인력거에 오르니 그딴 건 조금도 신경쓰이지 않았다.
트라이쇼를 타고 거리를 내달리는 기분은 상상 이상으로 즐거웠다. 다른 일행들은 둘, 셋이서 탔지만 나는 혼자라서 운전하시는 아저씨에게도 덜 미안한 마음이 들어, 맘껏 들뜬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센스있게 말레이시아 음악까지 틀어줘서, 모든 것이 안성맞춤이었다.
낯선 나라, 낯선 도시, 낯선 거리, 낯선 문화....
해외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오랑우탄이 그려진 노란색 건물.
말라카 후기에서 인상깊게 봤던 건물이라 방가웠다.
트라이쇼 운전기사(?) 아저씨가 가면서 틈틈히 설명도 해주시는데, 이곳은 힌두 사원, 이슬람 사원, 중국 사원이 모두 모여있다고 했다.
첫번째로 만난 힌두 사원.
잠시 내리라더니 다짜고짜 사진을 찍어주겠단다. 그래서 얼떨결에 입구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이곳은 이슬람 사원.
안에도 들어가볼 수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들어가 보진 못했다.
중국 사원.
고푸람처럼 작은 인형들로 화려하게 장식된 지붕이 인상깊었다.
중국 사원 바로 맞은편에 있는 곳인데, 아저씨가 가보겠냐고 했지만 딱 봐도 볼 것이 없어보여 됐다고 했다.^^;
그랬더니 예쁜 말레이시아 전통집을 보여주시겠단다. 위 사진 속 건물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위와 같은 건물이 나오고,
좀 더 들어가면 아저씨가 말씀하신 말레이시아 전통집이 나온다.
참으로 사진 찍기 좋아하시는 아저씨!! 여기서두 서보라더니 예쁘게 사진을 찍어주셨다.^^
또다시 트라이쇼를 타고 거리를 달린다.
마지막 종착지는 근육맨 동상이 세워진 광장(?)이었다. 이곳이 마지막인 줄 알았으면 아저씨께 감사 인사라도 했을 텐데... 두 사람 몫은 충분히 됐을 무거운 나를 태우고 다니느라 고생많으셨다고, 감사하다고 말이다. 물론 내가 전할 수 있는 말이라곤 "쌩큐!"가 전부지만.ㅋ
이후에는 말라카의 또다른 명물 아이스까장과 저녁으로 바바뇨냐 요리를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엔 이십분 정도 자유 시간을 준다고 해서 나는 젤 먼저 밖으로 나왔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없어 주위를 크게 벗어날 수는 없었지만, 골목 탐방에 나섰다.
중국문화의 영향인지 발마사지 간판이 종종 눈에 띄었다.
낡은 집들이 정겹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골목..
'존커'는 네덜란드어로 '하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존커 스트리트는 낡은 집들이 많은 모양이다. 반대로 "존커 스트리트" 옆은 "히런 스트리트"인데, '히런'은 '주인'이란 뜻으로, 그곳은 상대적으로 화려한 건물들이 많은 것 같다. 당시는 히런 스트리트에 대해서는 미처 몰랐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두 거리를 모두 둘러보며 차이점을 직접 느껴봤을 텐데 아쉽다.
아까봤던 중국 사원보다 규모는 작지만 화려함이 비슷했던 곳.
말라카에 지브리의 대표 캐릭터 토토로가 있다니!! 말라카에 일본인 관광객이 많나?
언젠가는 뽀로로나 라바도 만날 수 있기를~^^
다시 찾은 이슬람 사원.
멀리서도 한 눈에 띄는 하얀색 탑(?)이 인상깊었다.
탑만 보면 이슬람 사원이라기 보다도 지중해 느낌이 들었다.
반원형 지붕과 지붕을 장식하고 있는 은색 금속 장식이 인형의 집 같다.
뭔가 신비로운 느낌도 든다.
아까는 미처 가보지 못했던 건물 뒷편으로 가보니, 무슨 온천탕(?)같은 곳이 있었다. 기도를 드리기 전에 몸을 정갈히 하기 위해 씻는 곳이리라 짐작됐다. 하지만 왠지 함부로 씻으면 안 될 것 같은 신성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슬람 사원까지 둘러보니 이십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서둘러 되돌아 가는 길.,
뒤돌아 이슬람 사원으로 가는 골목길을 재빨리 담아본다. 하얀색 탑이 짙은 여운을 남긴다.
아쉬움을 뚝뚝.. 진득하게 흘리며 골목을 빠져나왔다.
올때는 트라이쇼를 타고, 돌아갈 때는 걸어서 존커 스트리트 입구를 나왔다. 입구에 있는 배 모형은 중국인들이 청나라 때 말라카로 올 때 타고 왔던 배의 모형이란다.
이제 "해상 모스크"와 말라카 투어의 하이라이트 "리버 크루즈"만 남았다. 말라카 투어는 어느새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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