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여행/2014~2017 국내_제주

이름모를 백구와 함께 한 표선해비치해변

별 :D 2017. 4.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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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에서 일정을 마무리 지을 생각으로 세화에서 표선해비치해변으로 고고!!

금새 한 눈에 펼쳐질 바다를 상상하며 버스에서 내려 해변을 향해 걸어갔는데...


내 눈 앞에 펼쳐진 건 넓디 넓은 모래사장이었다.

' 아니, 무슨 해변이 이리 넓지?
바다까지 가려면 도대체 얼마나 걸어야 하는 거야?
나 많이 걷기 싫은데, 힝~~ ( p′︵‵。) '

예기치 못한 모습에 몹시 당황스러웠다.
첨엔 내가 잘못 찾아온 건가 했지만, 버스에서 함께 내려 걷고 있는 이가 있었기에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카카오 맵으로 길찾기도 해봤는데, 잘 찾아온 게 확실했다.

뒤이어 그럼 혹시 썰물 때 찾아온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모래의 상태를 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어쨌든 바다 가까이 가려면 모래사장을 가로 질러야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왼편으로 길이 나 있는 게 보였다.

'모래에 푹푹 빠져가며 가로지르지 않아도 되겠군.'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내가 막 도착했을 때 모래사장 한 가운데서 놀고 있더니만, 어느 순간 보니 바짝 다가온 녀석..

날 언제 봤다고 친근하게도 쳐다보네. ㅎㅎ


오홋~

드디어 바다가 보인다! 보여!


뜨아~!

진짜 무슨 모래사장이 이리 넓다냐?
사막의 오아시스가 따로 없네!


' 표선은 처음이지?
내가 안내해 줄게. '

라는 듯 나보다도 앞장 서서 길을 안내해 주더니 내가 도중에 나타난 벤치에 앉자 녀석도 발길을 멈추고는 바다를 바라보며 앉았다.

저 자연스런 모습을 보소.
바닷가 산책 하루, 이틀해 본 게 아닌데?


벤치에 앉아서 바라다보이는 풍경을 찍으려는데, 앞에 형광색 천자락이 방해를...

그래서 그 지점을 건너 띄고 사진을 찍었는데, 어떻게 내 맘을 알았는지 녀석이 입으로 물어 질질 끌어내어 주었다.


앗!

용머리닷!!


바다 가까이 다가오니까 처음 보단 실망감이 조금 준...


예까지 와서 벤치에만 앉아있다 갈 수는 없겠다 싶어 밑으로 내려오니 어김없이 녀석도 따라왔다.

" 야!
누가 보면 내가 니 주인인 줄 알겠다.
너 데리고 산책나온 줄 알겠어! "


뭐냐?
모래랑 보호색이냐? ㅋㅋㅋ

누가 바닷가 사는 개 아니랄까봐 가지고 노는 것도 참...ㅎㅎ


모래사장만 어마어마하게 넓고, 바닷빛이 별로 예쁘지 않아 실망스러웠던 표선해비치해변.

그 황량함 속에서 너마저 없었음 진짜 어쩔 뻔 했니? ㅎㅎ

끝까지 함께 있어줄 줄 알았건만 처음에 다가왔을 때처럼 떠날 때도 홀연히 사라져버린...

작별인사를 못하고 온 게 두고두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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