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으며 든 생각! 재밌다!
드라마나 영화, 만화도 아니고 책을 읽으며 절로 웃음이 터져나와 소리내어 웃어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만화책 빼놓고 이전에도 책을 이렇게 유쾌하게 읽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참신한 스토리, 속도감 있으면서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전개, 재기발랄한 문장들..
히죽히죽, 이따금씩 소리내어 깔깔 웃기도 하고, 잔잔히 스며드는 감동의 물결에 가슴에 온기가 퍼져 절로 입가에 빙그레 미소를 머금기도 했던 「마호로역 다다심부름집」.
읽고 있노라면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 문장을 따라 영상이 함께 펼쳐지는데, 그래서인지 가끔씩 책을 떠올릴 때면 보지도 않은 잔상이 떠오른다.
홀로 심부름집을 운영하고 있는 다다에게 어느날 불쑥 굴러들어온 고등학교 동창 교텐.
다다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엉겹결에 교텐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후 다다의 심부름집에는 평범치않은 의뢰인들의 범상치않은 의뢰가 잇다른다.
다다와 교텐을 비롯 다다 심부름집을 찾는 고객들은 하나같이 다 개성이 넘치고 존재감이 뚜렷하다. 만약 현실에서 그들과 같은 인물들을 만난다면 슬쩍 피하고 싶을 만큼 첫인상은 별나지만, 내면은 그 누구보다 따스하다.
특히 다다와 교텐의 케미는 최강이다.
지금껏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그 어떤 남남커플들보다 매력적이다. ( ・∀・)b
우주최강 무신경함과 뻔뻔함으로 무장, 다다에게 빌붙어 사는 교텐. 더부살이 주제에 눈치코치염치 제로에 항상 제멋대로라 다다 심부름집에 사건사고를 불러일으키는 주범이다. 하지만 그 속내는 그 누구보다 따뜻하고 순수한 남자다. 목표한 것이 있으면 오직 그것만을 향해 저돌적으로 내달린다. 그 목표란 것은 매번 자신이 아닌 다른이를 위한 것인데, 늘 목숨을 걸고 전투적으로 달려드는 통에 나의 심장을 여러번 덜컹거리게 했다. 교텐의 그런 단순무식한 위태로움의 끝은 다행히 실소로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두고두고 불안했다. 교텐이 자신을 좀더 아끼기를 간절히 바랐다.
겉으로는 굴러들어온 교텐을 못마땅하게 여겨 까칠하게 대하지만, 과거의 일로 교텐에게 깊은 죄책감을 안고있는 다다.
누가 친구 아니랄까봐 다다 역시 교텐과 마찬가지로, 아니, 교텐보다 더 속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툴다. 교텐이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는 스타일이라면, 다다는 이성이 앞서는 신중한 스타일이다. 그래서 속마음을 너무 감추다보니 자칫 꽁생원처럼 보일때도 있지만, 속마음은 한없이 여리고 정이 많아 언제나 교텐의 뒤치닥거리로 바쁘다.
매사 투닥투닥거려도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위하는 다다와 교텐.
이세상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다다심부름집.
다다와 교텐이 함께 하는 심부름집이라면 마음놓고 무엇이든 의뢰할 수 있을 텐데...
다다, 교텐, 그리고 다다심부름집 같은 존재가 내게도 있었으면...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면...
현재의 고민이 무엇이든 삶에 지치고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다다심부름집의 등장인물들이 전하는 가슴 따뜻한 희망의 메세지를 들어보기를!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나눠받기를! 그리고 위로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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