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엄마 생신 때 첨으로 미역국을 끓여봤다.
예전부터 엄마 생신에 미역국을 직접 끓여드리고 싶었으나 자신이 없어서 차마 시도를 못했었다.
제일 끓이기 쉬운 국이 콩나물국과 미역국이라는데 내겐 그 두개가 세상 젤 어려워보여서 말이다. 사실 내가 요리들 중 국을 가장 어려워한다.
이유는 간 맞추기 때문.
국은 물 양이 많아서 간 맞추기가 엄두가 안 난다.
예전에 김치국 끓였다가 한번 실패한 이후로는 더 못 끓이겠더란...
자신은 없었지만 그동안 요리 카테고리에 쌓아온 글이 몇갠데 미역국 하나 못 끓일소냐 싶어 도전해 봤건만, 으흣~ 중간에 엄마의 도움을 좀 받았다.
미리 검색해서 알아보긴 했지만 엄마를 위해 끓이는 거니까 실패없이 끓여야겠다 싶어 엄마에게 조리법을 연실 물었는데, 그러는 내가 못 믿어웠는지 미역 볶는 과정부터 가장 중요한 간 맞추기까지 엄마가 도와준.. 고로 엄마가 끓인거나 마찬가지..ㅎㅎ
내년엔 완벽하게 내가 다 끓여드려야지..^^
원래 울집은 소고기 미역국을 끓이는데, 엄마는 이가 안 좋으셔서 소고기를 못 드신다. 그래서 이번 엄마 생신 미역국엔 홍합을 넣기로...
이마트에서 손질된 홍합1kg내외 짜리를 두 팩 사왔다.
홍합은 물에 담갔을 때 뜨는 건 죽었거나 상한거라서 안 먹는 게 좋다고..
근데 뜨는 게 거의 한 팩은 나온.. 헐헐헐~~~
첨엔 버릴 생각으로 따로 모아뒀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나와서 혹시나 하고 그것들만 다시 담가봤더니 어라? 가라앉네...?? 다시 뜨는 건 별로 없었음.
손질된 홍합이라고 써있어서 물에 살짝만 씻으면 될 줄 알았는데, 껍질에 이물질이 그대로 붙어있는...(수염붙은 건 몇 개 없었는데, 수염만 손질된 건가 봄.)
첨엔 일일히 홍합 하나로 박박 긁어줬는데, 생각보다 잘 떨어지지는 않고, 꽤 힘이 들었다.
(이땐 뭣모르고 홍합 입부분으로 긁어냈는데, 그냥 홍합끼리 서로 비벼주면 힘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제거된다.)
그래서 중간에 포기..
흐르는 물에 벅벅 씻어만 주고 그냥 삶았다.
한번 끓어올랐을 때 바로 껐는데, 이미 입이 다 벌어져 있는..
홍합살 발라내다가 새끼 꽃게 잡아먹은 홍합 발견~!
꽃게가 미니미야~ 넘 귀엽~ +_+
원래 홍합 끓인 물을 육수로 써야하는데, 껍질에 붙은 이물질을 깨끗이 제거를 안하고 끓여서 그런가 국물색이 너무 탁해서 아깝지만 버리고 홍합살만 쓰기로...
살이 아주 통통하고 실하고 맛도 좋았다.
* 흰색이 수놈, 오렌지색이 암놈임.
이제 본격적으로 미역국 끓이기 돌입~~!
1. 미역을 찬물에 담가 20~30분 정도 담가준다.
2. 불린 미역을 흐르는 물에 부걱부걱 빨래하듯 비벼서 깨끗히 씻어준다(2~3회).
3. 꼭 짜내거나 체에 받쳐 물기를 빼준 다음 다음 미역을 가위로 숭덩숭덩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4. 팬에 들기름 또는 참기름을 두르고 미역을 볶아준다.
5. 홍합도 따로 살짝 볶아준다.
이때(4,5번) 홍합 끓인 물을 조금 부어주면 좋은데, 난 버려버려서 대신 물을 넣어줬다.
6. 냄비에 씻어 둔 미역이 푹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끓인다.(홍합 끓인물도 이때 넣어준다.)
7. 물이 끓으면 미역을 넣는다.
8. 국간장, 소금으로 간을 한다.
(엄마는 다시다도 넣으신다. ㅎㅎ)
9. 다진 마늘을 넣고, 푹 끓인다.
10. 어느 정도 끓었을 때 마지막으로 홍합을 넣어주고 좀 더 끓여주면 끝~!!
홍합 미역국 완성!!
홍합 끓인물을 넣어줬음 더욱 시원하니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쉬움이 들었다.
그래도 고소 깔끔 담백하니 괜찮았다.
담에 복습겸 한번 더 끓여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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