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르누아르전 보러 갔던 날은 예술 문화의 혜택을 맘껏 누린 날이었다.
전시회 보러 가기 전에 후기 찾아보다가 우연히 또다른 전시 소식을 알게 됐는데,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오르세전'에 고흐의 그림이 있다지 않은가!
그리 유명한 그림도 아니고 고흐의 작품은 달랑 그거 하나뿐인 것 같았지만, 다시금 그의 그림을 바로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하니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담 당근 가야쥐~!
^___^/
서울로 출발할 당시엔 둘 다 보고 올 심산이었으나 중간중간 계속 마음이 바뀌었다.
하루에 두 개를 다 보면 기억에 과부하를 일으켜 나중에 이도저도 생각나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했고...
둘 다 보렴 시간이 안 맞을 것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르누아르전을 다 보고났을 때 체력의 한계가 찾아왔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평소엔 게으름쟁이이자 귀차니스트이고 즈질체력의 소유자이지만 여행길에서만큼은 언제나 괴력을 발휘하지 않았던가!
게다가 이 날 이용했던 터미널이 남부터미널이었기에 더욱 포기할 수가 없었다.
터미널에서 걸어서 10분 내외면 갈 수 있건만 그냥 돌아서려니 못내 아쉬운 생각이 들어 바닥난 체력을 최대한 쥐어짰다.
예술의 전당을 찾은 건 이번이 두번째다.
첫번째 때는 무려 고흐전이었는데...
내 생에 처음으로 본 전시회이기도 했고..
'오르세전'은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열리고 있다.
1층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2층이다.
여기는 1층을 지하로 치는가 봄.
이번 전시회의 원 제목은 '이삭줍기전'이다.
실제로 전시회에 밀레의 '이삭줍기'가 포함되어 있고, 전시되는 그림들 중 그게 제일 유명해서 제목을 그리 지었나 봄.
<서울 예술의 전당 '이삭줍기전' 간략 정보>
□ 전시기간 : ~ 2017. 3. 5.까지
□ 전시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 휴관일 :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 관람요금 : 성인 13,000원 / 청소년 10,000원 / 어린이 8,000원
사전에 예매하면 할인이 된다고 하던데, 난 당일 끊어서 제 값 주고 삼.
르누아르전도 이렇게 티켓샷 찍어줬음 좋았을 텐데...
그러고보니 르누아르전은 기념할 게 아무것도 없네..
진짜 엽서라도 한 장 살 걸 그랬나 봄...ㅜㅜ
포토존에 있는 고흐의 '정오의 휴식'.
노랑과 파랑의 조화.
빗금칠한듯한 붓터치와 꿀렁이는 붓터치.
누가봐도 고흐의 그림이다.
하지만 실제로 봤을 때 기대한 것 만큼 감동적이진 않았다.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꿀렁임이 좀 약해보였다.
고흐의 그림은 이것 말고 하나 더 있었는데, 기억이 안남. ㅜㅜ
이번 작품들을 가져온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 전경.
운행하지 않는 기차역을 개조해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거라고 한다.
밀레의 '이삭줍기'.
이삭줍는 여인네들을 판넬로 세워둠.
나도 저 여인네들처럼 허리굽히고 함께 사진 찍고팠지만, 사람들에게 부탁하기 귀찮아서 그만 두었다.ㅋ
이삭줍기는 실제로 처음 딱 봤을 때 사진으로 보는 거랑 별 차이없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문인지 사진 속 여인네들은 필시 고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건만 전혀 불쌍해보이지 않았다.
이 그림뿐만 아니라 전시되어 있는 다른 밀레 그림들도 대부분 경건하고 신성한 느낌이 들었다.
종교적인 걸 상징하는 게 아무것도 없음에도 종교적인 느낌이 났다.
색채때문인가?
전시 초반에 걸린 그림들은 대부분 고전주의적인 그림들이었는데, 인물화같은 경우 그림이 얼마나 정교한지 사진같았다. 그러나 그 안의 인물은 천상의 사람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아, 르누아르 작품들도 몇 점 있었다.
그런데 다른 작품들에 묻혀 잘 기억이 안남.ㅜㅜ
전시회에서 몇가지 아쉬웠던 점은,
조명!
르누아르전도 조명이 거슬렸는데, 여기서는 더 거슬렸다.
빛이 반사되지 않는 포인트를 찾아 옮겨다니다가 여러번 다른 사람의 발을 밟기도 했다.
한마디로 빛이 반사되지 않는 포인트 찾기가 어려웠음.
두번째는 의자!
내가 르누아르전을 먼저 보고와서 지쳐있던 터라 의자 생각이 더 간절하기도 했지만, 전시 작품이 많으면 그만큼 관람시간이 길어질 것을 고려해 중간에 의자를 두었으면 좋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지 중간에 너무 어딘가에 앉고 싶었음.
그리고 이건 지극히 갠적인 투덜거림인데, 르누아르전에 비해 오르세전은 사람이 정말 많았다.
내가 관람한 시간이 오후 4시쯤이었는데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르누아르전은 보고픈 그림이 있으면 되돌아가서 몇번이고 다시 볼 수 있었건만, 여기선 되돌아가면 사람들이 더 늘어나있곤 했다.
늘 아트샵은 전시회를 다 보고 나와서 가보는데, 앞으론 아트샵 먼저 들렀다가 전시회장에 들어가야 겠다.
아트샵에서는 주로 전시회의 대표 작품들이 그려진 물품들을 팔기 때문에 전시 전에 둘러보면 이후 작품들을 감상할 때 집중도가 더 높아질 것 같다.
이곳은 르누아르전 아트샵 보다 물품도 더 다양하고 가격도 좀더 저렴했다.
루누아르전에선 엽서가 2,000원이었는데, 여긴 1,000원이었음.
하지만 사지는 않았다.^^;
대신 렌티큘러를 삼!
하나에 3,000원이었는데, 엽서보단 이게 더 소장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
전시회에는 없었지만 평소 좋아하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것도 삼.
관람 티켓 끊을 때 입장권하고 같이 준 팜플렛.
나눠줄 땐 안 보고 전시회 다 보고 난 다음 밖에 나와서야 봤는데, 팜플렛에 나온 그림들이 다 기억이나서 왠지 뿌듯했다. :)
어느새 지금은 많이 잊혀진 그림들...
갠적으론 여러 화가의 다양한 그림들을 모아놓은 전시회보다 한 화가의 작품만 모아 놓은 전시회가 더 좋다.
그런 의미에서 제발 고흐전 좀 또 열어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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