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러브레터'를 다시 보다가 갑자기 작가가 궁금해 졌다.
그래서 바로 검색을 했더니, '오오모리 미카'라고 처음 듣는 작가였다. 다른 작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찾아봤더니 "오마나~!!"
롱 러브레터(2002)를 포함 런치의 여왕(2002), 너는 펫(2003), 마이보스 마이히어로(2006)... 무려 네 작품이나 이미 본 거 였다.
「너는 펫」은 한때 무기력함에 빠져있던 내 삶에 산소가 되어주었고(마츠모토 준 덕분이었다는..ㅋ), 「런치의 여왕」은 언젠가 꼭 최고의 '데미글라스 소스 오므라이스'를 먹을 거라는 인생의 작은 목표를 품게 했으며, 「마이보스 마이히어로」는 이전까지는 아예 먹어볼 생각조차 안하던 '푸딩'에 관심을 갖게 한 드라마다.
모두 다 내겐 의미있는 드라마인데, 한 작가의 작품이었다니...
앞으로 그녀의 작품들은 믿고 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아직 못 본 그녀의 작품들 중 하나를 골라 보았다.
"여름의 사랑은 무지개색으로 빛난다(2010)"
아니, 이 드라마가 '마츠모토 준'과 '다케우치 유코' 주연이었다니... 좀 더 일찍 알지 못한 게 아쉬웠다. 하긴.. 2010년이면 아직 '다케우치 유코'를 좋아하지 않았을 때다. '다케우치 유코'는 아주 오래전에 '런치의 여왕'에서 처음 봤었는데, 그땐 밉상 캐릭으로 보여서 비호감이었다. 그래서 보다 말았다. 이후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다시 유코를 보았는데, 런치의 여왕에서 봤던 그녀인 줄 모르면서 좋아하게 됐다. '장미없는 꽃집'(3년 전쯤에 봤는데, 이거 보고 싱고한테 반해서 싱고앓이 좀 했다는..ㅋ)에서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그녀인 걸 단번에 알아 보고 반가운 마음에 그녀의 필로그라피를 찾아보다가 런치의 여왕에서 제일 먼저 봤다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그래서 런치의 여왕을 다시 봤는데, 비호감이라고 여겼을 땐 언제고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ミ ´∀`ミ
암툰 내가 좋아라하는 두 배우가 나온다니까 망설임없이 선택했다.
전체적인 느낌이 좋은 드라마였다.
예쁘고, 순수하고, 유쾌하고...
자극적이고 갈등적인 요소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얼마든지 이야기를 꼬고 막장으로 치닫게 할 수 있었음에도 훈훈하고 잔잔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초반부엔 밉상 캐릭이 둘 정도 보이긴 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그들과의 관계가 개선되는데,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모두다 정겹고 따스해서 좋았다. 그중 타이가의 형으로 나오는 '사와무라 잇키'의 자연스런 코믹 연기는 장면장면이 그야말로 신스틸러! 덕분에 많이 웃었다. 이 사람 연기 스타일 완전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어딘가 낯익다 했더니 '고스트 마마'에서 '나카마 유키에'의 남편으로 나왔었다. 근데 분명 봤던 건데 기억이 가물가물~ 조만간 다시 봐야겠다. 또 극중 시오리의 딸로 나오는 아역배우는 어쩜 그리 예쁘고 사랑스럽던지...
'마츠모토 준'에겐 새삼 또 한번 반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타이가'에 잘 어울렸다. '다케우치 유코'는... 아무리 역이 타이가 보다 연상인데다 아이가 있는 엄마로 나온다지만, 나이가 너무 들어보여서 괜히 내가 다 속상했다.ㅜㅜ 그래도 웃을 때 온 얼굴의 근육을 다해 웃는 듯한 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이 드라마는 인기없는 연예인 2세 배우 '쿠스노키 타이가(마츠모토 준)'와 남편과 사별후 어린 딸과 함께 살아가는 연상녀 '키타무라 시오리(다케우치 유코)'의 러브 스토리로, 여기에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명배우인 아버지의 명성과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는 '타이가'의 성장 스토리가 어우러진다.
타이가와 시오리의 러브 스토리도 흥미로웠지만, 그보다 타이가가 배우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더욱 감동적이었다. 도중에 끊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휘몰아쳐 봤던 건 다음편에선 타이가가 얼마 만큼이나 배우로 성장해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가 실패하고 좌절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기초부터 바닥에서부터 노력하는 모습에선 찔끔찔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드라마는 그 둘의 사랑도 배우로서의 타이가로도 드라마틱한 반전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제 막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제 겨우 배우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 것으로 끝이난다. 타이가가 배우로서 성공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보았기에 조금은 아쉬운 결말이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여운이 더 길게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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