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번방의 선물
감독 : 이환경
주연 : 류승룡(용구 役), 갈소원(어린 예승 役), 오달수(소양호 役), 박신혜(어른 예승 役)
아직 영화가 개봉하기 전, 영화관에서 예고편으로만 봤을 땐 막연하게 단순한 코메디일거라고 생각했다. 대박 웃기거나 아님 예고편 분량만 웃긴 허접 쉬레기거나! 그래도 왠지 호기심이 당겼던 영화임에는 틀림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영화가 개봉을 했지만 선뜻 보러 갈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영화가 입소문을 타면서 재미있더란 얘기가 들려왔다. 아는 동생도 엄청 울고 나왔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어라? 단순한 코메디가 아니었어?' 되살아난 호기심에 바로 영화관으로 고고씽~!!
그렇게 2013년의 첫 영화 테잎을 "7번방의 선물"로 끊게 됐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웃다가 울다가, 울다가 웃다가를 내리 반복했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땐 그 어떤 재미나 감동보다도 홧병 난 사람처럼 가슴이 답답하니, 기분도 썩 개운치 않은게 찝찝했다. 이런 류의 신파극.... 정말이지 싫다.... ㅡ_ㅡ;;; 딱 봐도 사람들 울릴 생각으로 연출한 듯한 장면들.. 그걸 인지하면서도 어김없이 눈물을 흘리는 나.....ㅜㅜ 뭐,, 그것까진 좋았다고 치자. 정말이지 사람 울화통 치밀게 하는 건, 약자가 강자에게 힘없이 억울하게 당하는 설정... 진짜 최악이다.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 같은 경우, 다른 사람들은 욕하면서도 본다는데 나는 워낙 감정이입을 심하게 하는 편이라 보면서 내가 스트레스받을 만한 건 아예 보지 않는 스탈이다. 나중에 어느 정도 수습이 돼서 해피엔딩(?)으로 흘러갈 즈음에나 보면 모를까. 암툰 돈까지 줘가며 스트레스를 떠안은 영화라서 갠적으론 불편했던 영화였다.
2. 베를린
감독 : 류승완
주연 : 하정우(표종성 役), 류승범(동명수 役), 한석규(정진수 役), 전지현(연정희 役)
"하정우, 류승범.." 두 배우 모두 내가 좋아하는 배우지만, "전지현"이 나온다고 해서 첨엔 퀄리티에 의심을 품었었다. 그리고 북한 공작원과 남한 국정원 요원이라는 인물 설정은 흥미를 더 떨어뜨렸다. 하지만 영화를 볼 당시, 개봉영화 중에서는 그래도 "베를린"이 게중 제일 나을 것 같았다. "하정우"가 나온다니까... "류승범"이 나온다니까... "전지현"쯤이야 충분히 묻어지겠지 싶었다.
영화 초반부엔 당췌 얘기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건지 극의 흐름이 명확히 잡히지 않아서 짜증도 나고 몰입하기가 다소 어려웠다. 끝까지 이러면 곤란한데...라고 생각할 즈음, 조금씩 사건의 전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자연스레 영화에 대한 흥미도 살아났다.
"베를린"을 본 느낌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한국판 본 아이덴티티??"
"본 아이덴티티"가 시리즈로 이어진 것 처럼, 왠지 '표종성'을 주인공으로 한 다음 작품이 나올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제목이 바뀌겠지만, "베를린"처럼 어느 외국의 도시 이름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처음에 우려했던 "전지현"은 생각보다 꽤 만족할 만한 연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베를린"에서의 "전지현"을 떠올렸을 때 기억에 남는 건 '연정희'의 모습이 아닌, "전지현"의 트레이마크인 긴 생머리의 찰랑임 뿐....!! 여지껏 전지현을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베를린"에서 전지현은 정말 쵝오로 예뻤음...^___^乃
3. 신세계
감독 : 박훈정
주연 : 이정재(이자성 役), 황정민(정청 役). 최민식(강 과장 役), 박성웅(이중구 役)
"한국판 무간도?!"
솔직히 "무간도"는 보지 못했지만(어쩜 봤는데, 기억 못하는 걸 수도...), 영화를 보는 내내 "무간도"가 떠올랐다. "무간도"가 조폭 내부에 스파이로 잠입한 경찰과 반대로 경찰 내부에 스파이로 잠입한 조폭의 이야기라는 건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많이들 알고 있을거다. 아마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패러디한 것으로라도 한번씩은 접해봤을 바로 그 "무간도"의 설정이 "신세계"에도 깔려있다.
하지만 "신세계"는 "무간도"를 벗어나서 완벽하게 새로운 작품으로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 "무간도"를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두 작품 중 어느 것이 낫다고 논한다는 자체가 우습지만, 둘 중 하나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면 나는 망설임없이 "신세계"를 들고 싶다.(함께 영화를 본 친구는 "무간도"가 더 낫다고 했다.ㅋ)
"이정재, 황정민, 최민식, 박성웅".....
이 네사람은 각각 자신들이 맡은 캐릭터 그 자체가 되어 영화에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마치 자신에게 딱 걸맞은 옷을 걸쳐입은 것 처럼, 배우로서의 이름을 잊고 캐릭터 자체로 살아 숨쉰다. 특히 '정청'을 연기한 "황정민"의 전라도 사투리가 어찌나 따스하고 정겹던지.... 차마 입에 담기 거북한 저속한 말들까지도 사투리에 묻혀 순화되는 것 같았달까.ㅋ 형님인 자신을 한결같이 무시하는 '이자성'을 향해 역시나 한결같이 정을 듬뿍담아 "브라더"를 외치던 '정청'... 그도 어쩔 수 없는 조폭인지라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함을 내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쉬 떨쳐낼 수 없었던 '정청'의 매력...ㅋ
아무래도 이때 "황정민"에게 홀랑 마음을 뺏겨버린 것 같다는...ㅋㅋㅋㅋㅋ
듣자하니 앞으로 "신세계"가 현재의 이야기라면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도 제작될 거라는데, 미래는 몰라도 과거의 이야기에는 '정청'이 나올테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신세계" 마지막에서 짧막하니 나왔던 '정청'과 '이자성'의 6년전 모습....... 그들이 "브라더"로서의 끈끈한 정을 쌓아가던 그 시절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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