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아몰은 쇼핑족들에겐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매혹적인 곳일지 몰라도, 관광을 더 선호하는 내겐 다소 지루한 곳이었다. 하지만 달리 갈 곳이 없어서 수리아몰 안에서 시간을 죽여야 했다. 부킷빈탕의 파빌리온과 이어지는 스카이워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파빌리온도 어차피 쇼핑몰이니 수리아몰과 크게 다를 게 없을 것 같고, 무엇보다 거기까지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스카이워크를 찾는 일부터 시작해서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또 만약 부킷빈탕으로 넘어간다면 이후의 일정이 꼬일 것이 분명한데, 내겐 이후의 일정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남은 시간을 음료수라도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음료수 사는 일이 또 만만치 않았으니....
음료수 중 콕 찝어 망고 주스가 너무 먹고 싶었는데, 2층 푸드 코트를 두, 세번은 돌은 것 같은데, 생망고 주스를 파는 곳이 없었다. 그냥 아무거나 사들고 당장이라도 자리를 잡고 앉아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보다도 생망고 주스를 먹고 픈 욕구가 더 강했고, 끝내 수리아몰 전체를 샅샅이 뒤지고 다닌 끝에 1층에서 생망고 주스 파는 곳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먹은 망고 주스는 그렇게 찾아 헤메느라 고생한 것을 보상 받고도 남을 만큼 최고였다. 乃
점심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아 배가 불렀지만,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모두 쪼로록~ 드링킹해주고는 "파사르 세니 역"으로 이동했다. 파사르 세니 역은 마스지드 자멕 역 다음 역으로, KLCC 역에서는 4정거장만 가면 된다. (KLCC 역 → 파사르 세니 역, 1.60링깃)
수리아몰에서 KLCC 역으로 돌아갈 땐 지하로 연결된 길을 용케(?) 찾아서갔다는..^^
파사르 세니 역에서 내리면 왼쪽으로는 KL 기차역의 높 낮이가 다른 돔의 무리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우뚝 솟은 국립 모스크의 첨탑이 보인다.
특히 KL 기차역의 높 낮이가 다른 돔의 무리는 사막의 아지랑이?? 신기루?? 를 연상케 했는데,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파사르 세니 역을 찾은 이유는 KL 기차역과 KTM, 그리고 국립 모스크를 보기 위해서 였는데, 역에서 내리자마자 오길 정말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파사르 세니 역은 생각보다 크고, 복잡(?)했다. 역에서 KL 기차역 건물로 이동하는 길에 철조망 너머로 찍어본 기찻길... 지금은 운행이 중단 된 길인 듯 선로엔 마치 일부러 가꿔놓은 정원처럼 풀이 파릇파릇, 예쁘게 나있었다.
철조망에 대고 사진을 찍었더니 철조망 때문인지 사진의 위, 아래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영화 필름 느낌이 난다. 갠적으로 꽤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는..^^
사진의 오른쪽 건물 밖으로 나오면......
말레이시아 국영 철도인 KTM 본사 건물이 정면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빠져나온 건물이 바로 KL 기차역이다.
짙은 회색 벽이라서 그런지 칙칙해 보이고, 돔만 빼면 이렇다할 특색이 없어보였다.
KL 기차역.
파사르 세니 역에서 내려 멀리서 바라봤을 땐 그토록 신비롭고 아름답게 보이던 건물이 이렇게 가까이서 마주보니 굉장히 무미건조해 보였다.
건물이 너무 길어서 사진을 예쁘게 찍기도 어려웠다.
KL 기차역은 멀리서, 높이가 좀 있는 곳에서 내려다 봐야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이렇게 KL 기차역과 KTM 본사 건물은 서로 마주보고 있다.
그리고 KTM 본사 건물 바로 뒷편에는 국립 모스크가 있다.
일정을 짤 땐 KL 기차역과 KTM, 국립 모스크를 묶어 두고도 서로간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몰라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었다.^^;
말레이시아 국립 모스크, 마스지드 네가라!
수리아몰에서 할 일도 없이 시간을 죽인 이유는 바로 국립 모스크 오픈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금요일은 오후 타임에만 개방을 하기 때문에, 국립 모스크를 오후 일정으로 두었던 것!!
"3시~4시" 타임을 생각하고 움직였는데, 어쩜어쩜.... 제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는...^^
모스크에 들어가려면 남녀 모두 차도드를 입고, 여자는 히잡도 써야 한다. 차도르는 보라색이었는데, 사람들이 모두 하나같이 보라돌이가 되어 입장하는 것이 너무 웃겼다.ㅋ
입구에 차도르 입는 것을 도와주는 분이 계셨는데,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제발 검은색 히잡만 주지 않기를 바랐다. 그런데 똭~~~하고, 내 머리에 씌어진 건 검은색 히잡..ㅜㅜ
이렇게 똭~~~!!
모스크와 물....
해상 모스크도 그렇고... 물과 모스크는 뭔가 연관이 깊은가 보다(?).
석관???
석관 보다도 우산을 반쯤 핀 것 같은, 벽과 하나로 연결된 천장 모양이 인상 깊었던 곳! (전체적인 모습을 담지 못해 아쉽~~~ㅡoㅡ;)
예배당은 들어가 볼 수 없게 막아놔서 이렇게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국립 모스크는 국립이란 이름답게 진짜 넓었다.
역시... KL 기차역은 멀리서 보아야 아름답다..^^
쪼르륵 일렬로 늘어선 미니 분수대...
분수대 밑의 별 모양 받침(?)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아랍어인지 말레이시아어인지 아님 그냥 의미없는 그림인지.. 쥐뿔 아무것도 모르지만, 노란색의 휘갈김(?) 또한 마음에 들었다.^^
국립 모스크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반딧불이 투어 때 국립 모스크를 지나쳐 얼마 지나지 않아 메르데카 광장이 나왔던 것 같아서 국립 모스크를 나와 윗 방향으로 걸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낯익은 모습이 나타났다.
메르데카 광장 쪽에서 바라봤던 것 보다 이렇게 국립 모스크 쪽에서 메르데카 방향으로 올라가며 바라보는 것이 더욱 멋있었던 건물들......
마침 시티 투어가 지나가고 있었는데, 버스에 탄 이들이 살짝 부러웠다. 나도 2층 버스 타구 시티 투어 해보고 싶었는데잉~~~
내가 카메라를 들이밀자 화내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해맑게 응해준 관광객들~!! 쌩유~!!
그렇게 나는 메르데카 광장을 거쳐 무사히 숙소로 되돌아갔다.
그리고는 맡겨둔 짐을 찾아 KL 센트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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