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맞는 세번째 아침.
안녕메이 게하에서는 세명이서 방을 썼는데, 모두 혼자 온 여행객들이었다. 그 중 한 분과 전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다음날 쇠소깍에 함께 가기로 했는데, 당일 아침 몸이 좋지 않다고 해서 결국 나 혼자 가게 되었다. ^^a
공천포 가까이에 있는 쇠소깍을 가기 위해 역시나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단순히 쇠소깍만을 보러 간다면 여유있게 가도 되었지만, 꼭 테우를 타보고 싶었다. 투명카약이 더 타고 싶었지만, 그건 혼자서는 탈 수 없으니까.ㅜㅜ
쇠소깍 테우(투명카악, 수상자전거) 체험은 인기가 워낙 좋아서 매표소가 열기도 전에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고, 줄을 서서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기에, 7시 반쯤?? 게하를 나왔다.
한정거장만 가면 될 거리였지만, 한 정거장이래도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고, 내려서도 쇠소깍까지 걸어들어가는 시간이 꽤 되는 것 같아 조금이라도 체력을 아끼기 위해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기전에 아무리 확실하다고 생각해도 목적지 확인은 필수!!
쇠소깍 가냐고 물으니 일단 타란다. 버스에 오르니 "한정거장만 가면 되는데~"라며 약올리듯 개구지게 말씀하시는 기사 아저씨.ㅎㅎ '아저씨,, 저도 알거든요??' ^^;;;
걸어서 쇠소깍 가는 법(공천포 방향에서부터 찾아갈 경우)은,,
일단 '두레빌라'에서 하차.
'두레빌라' 윗 방향으로 다리가 하나 있는데, 반대편으로 건너와 이 다리 안쪽 길을 따라 걸어가면 된다.
원래는 다리를 건너가 끝에서 ②번 길을 따라 가야하는데, 나는 ①번 길을 따라 걸어갔다. 그래서 또 잠시 헤멨다는..ㅜㅜ 하지만 두 길 모두 걸어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①번 길로 갈 것을 추천해주고 싶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묻지도 않았는데 해주신 이야기로는, 사람들이 대게 쇠소깍을 찾아갈때 도로를 따라 무작정 걸어만 가는데, 그러지 말고 그 밑에 길을 따라가라고 하셨다. 그 길이 볼거리가 많다고. 내가 그럼 그렇게 가도 쇠소깍이 나오냐니깐 그건 모르시겠다고.ㅋㅋㅋㅋㅋㅋ 참, 친절하셨지만,, 뭐지?? 하고 살짝 당황스러웠다는.ㅋ
근데 그 길이 이 길을 말씀하신건지,, 아님 ②번 길을 말씀하신 건지는 모르겠다.
다리를 건너서는 위로 도로가 있고, 산책로처럼 아래로도 길이 있는데, 아마도 그 아랫길(②번 길)을 말씀하셨던게 아닐까 싶다.
너무나 한산하던 쇠소깍 가는 길.
그 길엔 오로지 나 뿐이었다.
옆으로 보이는 하천은 메말라 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과연 이 메마른 하천이 쇠소깍으로 이어지는 걸지 살짝 의문스럽기도.
그러나,,
그런 기우는 건천 앞에서 금새 잊혀졌다.
건천이 이렇게 멋있을 수도 있구나하고 연신 감탄하며 걷는 길.
메마른 바위들이 제법 웅장해 보였다.
마치 중국 무협지에 나오는 협곡의 미니어쳐 같았다.
드디어 건천 끝자락에 모습을 드러낸 쇠소깍.
여기가 쇠소깍 시작점인 듯.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건너편에 나무 난간이 있고, 건물들도 언뜻 보이는 것이 아무래도,,,
내가 길을 잘못 온 것 같았다.ㅡ_ㅡㆀ
그래도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지 않을까 싶어 앞으로 좀 더 걸어가보았지만,,
바다가 보이기 시작.
젠쟝... 클났다.ㅜㅜ
이러다 테우 못타는 거 아냐??
마음이 조급해진 나는,, 발걸음을 재촉해 왔던 길을 되짚어 걷기 시작했다.
이미 꽤 많이 걸어왔던 터라, 처음으로 되돌아가 다시 쇠소깍까지 걸어가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은 한없이 조급하고, 그런 지금의 상황이 몹시 짜증났다.
하지만 다행히 중간에 다리가 하나 있어, 처음까지 걸어가진 않아도 되었다. 그 다리끝엔 버젓이 쇠소깍 가는 방향표시가 붙어있었는데, 만약 처음 이 다리를 지나쳤을 때 다리 끝가지 가보았더라면,,,ㅜㅜ 다리 중간에서 돌아섰던게 후회되었다.ㅜㅜ(①번 길을 따라 걷다 이 다리에서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길을 추천!!)
아!! 건천의 이름이 효돈천이었구나!!
비로소 알게 된 건천의 이름.
아! 효돈귤의 그 효돈?? ㅎㅎ
이제는 제대로 길을 찾아 쇠소깍을 향해 걷는다.^^;
그 길에서도 효돈천은 보이지만, 역시 효돈천의 진정한 멋은 반대편 길에 있는 것 같다.
오히려 길을 잘못들어서 반대편으로 갔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좋았다능..^_^(①번 길을 따라가다가 중간에 나오는 다리를 건너가면, 효돈천의 진정한 멋도 느끼고 쇠소깍까지도 제대로 갈 수 있다.^^)
이제야 제대로 찾아온 쇠소깍.
길을 잘못들어 선 바람에 시간을 많이 소비해서 이미 사람들이 많이 와있음 어쩌나 했는데, 너무도 한산했던 매표소 앞.
투명카약 매표소도 테우 매표소도 굳게 닫혀있었다.
순간 오늘은 운영 안하는건가하고 급히 연락해보니, 8시 30분쯤 사람이 갈 거라고.^^a
문을 열기전까지 잠깐 쇠소깍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행여나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람들이 막 몰려올까 걱정돼서 굳게 자리를 지켰다가 맨 처음으로 표를 샀다. 아니, 나 혼자 표를 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ㅋㅋㅋㅋㅋ 그런데, 표 파시는 아줌마가 테우는 사람이 없으면 못 탈 수도 있다고. 어쨌든 9시에 테우 타는 곳으로 와보라고.ㅜㅜ(테우 이용요금 : 6,000원)
꼭 탈 수 있기를 바라며 남는 시간동안 그제야 느긋하게 쇠소깍을 구경했다. ^^a
쇠소깍 물색은 정말 오묘했는데, 그 오묘한 느낌이 사진속엔 전혀 없다.ㅜㅜ
하천과 바닷물이 섞여서일까?
깊은 초록빛이 감돌던 쇠소깍.
바다로 이어지는 쇠소깍.
테우(투명카약, 수상자전거) 타는 곳.
결국 테우는 못탔다는.ㅜㅜ
표 끊은 사람이 달랑 나 혼자뿐이었다는.ㅜㅜ
여름에야 사람들이 아침 일찍부터 몰려들지만, 겨울엔 그렇지 않단다. 여름엔 아침부터 2,300명이 찾아온다고.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찾아온 나는 그럼 헛수고한거임?? @@~
그러나,,
어찌어찌하여(?) 은혜롭게도(?) 수상자전거는 탈 수 있었다.^_^
꺄오~!!
정말 잊지못할 체험이었다. 쇠소깍 위를 직접 거니는 기분이란~!!
내가 첫 손님이라 나 밖에 없었다능..ㅋ
진짜 판타스틱했다!!
쇠소깍의 바다도 너무 예뻤다.
제주에서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아름다운 모습들을 마주할 때 마다 커다란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다.
그래, 그래, 바로 이느낌이야!!
바로 이런 색 물빛을 띄고 있었단 말이쥐.
어케 된게 캐논(익서스 135)보다 갤2가 색감을 더 잘 잡아내는 것 같다..ㅡ_ㅡ;
수상자전거 타고도 이 끝까지 왔었는데, 정말 멋있었다.
밑에서 올려다 본 계곡의 모습은 이렇게 위에서 내려단 본 것 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웅대한 협곡숲 같았달까?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하천 가득 물이 흐른다는데, 그 물살을 상상하니 얼마나 거세고 위협적일지 꼭 한번 직접 보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쇠소깍을 뒤로 하고 되돌아가는 길!!
오길 잘했다고, 그것도 한적한 아침에 오길 잘했단 생각에 급 마음이 뿌듯해졌다. 쇠소깍은 상상 이상으로 너무 예뻤고, 테우는 못탔지만 대신 수상자전거를 탔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효돈천과 바다는 너무 멋있었고 예뻤다.
특히!! 효돈천의 계곡은~~ 아, 어찌 표현하면 좋을까!!!
정말이지 이럴 땐 내 어휘력의 한계를 느낀다. 내가 받은 느낌을 어떤 단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이런 느낌들을 제주도여행 내내 느꼈다는...ㅜㅜ 그리고 글을 쓰는 이 순간 좌절감으로 다가온다.ㅜㅜ OTL
돌아가는 길엔 이렇게 감귤 나무도 보았다.
네가 효돈귤이구나!
그야말로 볼거리가 풍성했던 쇠소깍 코스.
정말 알찼던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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