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디어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반 고흐.. 그의 전시회를 다녀왔다. 과연 내 생전에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그 기회가 빨리 찾아올 줄이야..
반 고흐를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작품인 「별이 빛나는 밤」은 볼 수 없었지만, 아쉬움이 들지 못할만큼 너무나 가슴 벅찬 관람이었다.
평소 동경하던 그의 붓터치와 파스텔톤 색감을 내 이 두 눈으로 직접 보다니.. 그야말로 언빌리버블~!!
그의 작품 하나하나.. 좀더 생생히 느껴보고 싶어서 고개를 쭈욱 내밀고 가까이 다가가서는 잊지않으려 두 눈 속에 꼭꼭 담아두려 열심히 보고 또 보았건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되새겨볼쯤엔 어느새 잊혀진 작품들이..ㅜㅜ
첫 미술관람에 그것도 그토록 꿈에 그리던 고흐의 작품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아주아주 잘(?)~ 봐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던 모양이다.
그래도 그동안 사진으로만 봐오던 작품들을 실제로 본 그 감동의 깊이란..
고흐가 직접 한 겹 두 겹 채색해나간 붓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그가 빚어낸 색의 향연은 너무도 예쁘고 순수하고 반짝반짝 빛났다.
오래토록 아주 오래오래 그 자리에 머물고 싶을만큼 나를 매료시켰다. 아무래도 한번 더 다녀와야지 싶다. ^^
올 초에 사두었던 고흐의 책을 읽고 있는 요즘.. 며칠 전 우연히 고흐전 소식을 들었다. 눈이 휘둥그레지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충만해진 나는 친구에게 바로 톡을 날렸다. “고흐전 보러가자~!!” 주말은 너무 붐빌테고 평일날 보려면 기회는 어제 딱 하루(?)뿐이었는데, 다행히 친구도 오케이를..ㅎㅎ
그리하여 전시 이주째인 어제 관람을 하게 되었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예술의 전당 가는 법..
지하철 5번 출구가 있는 길로 내려가다 첫번째 횡단보도가 나오는 곳에서 그 윗길로 쭉 올라가면 예술의전당 디자인 미술관이 나옴.)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매표소 안내판이 서있고, 그대로 앞으로 쭈욱 더 가면 오른편에 매표소가 있다.
관람료는 성인기준 1만5천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난 굉장히 비쌀 줄 알았는데, 저렴한 가격 덕분에 관람결심이 더 굳어진거라는.. ^^;
티켓팅까지 마치니 겨우 현실감이 들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반 고흐 in 파리
전시는 2층에서 하고 있는데, 1층 계단입구엔 파란색 안내판이.. 그리고 2층 전시장에도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이번 고흐전의 홍보용 메인그림으로 내세우고 있는 저 자화상은 「회색 펠트모자를 쓴 자화상」인데, 저 작품이 바로 문제의 기억에서 사라진 작품..ㅜㅜ
어떤 관람객이 작품을 훼손해서 자세히 보면 x선이 남아있다고 하길래 유심히 들여다 본 작품이건만 어찌 기억에 없는겐지..ㅜㅜ 근데, 실제로는 사진처럼 밝은 느낌이 아니라 좀더 어두운 느낌이었던 듯?!.. 어두운 조명탓이었나?? ^^;
할로잉(후광) 효과를 시도한 작품이라는데(이렇게 메모까지 해두고는 왜 그림을 기억못하냐고..ㅜㅜ), 암툰 요곤 꼭 다시 봐야함..ㅜㅜ .
2층 왼편 젤 안쪽에서는 작품 설명용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주고 있다. 대여료는 3,000원.
그리고 ‘도슨트’라고 가이드가 작품설명을 해주는 타임이 있는데, 우리는 딱 알맞은 시간(1시)에 도착해 입장하자마자 바로 들을 수 있었다.
<도슨트 시간표>
10:30(어린이) / 11:00 / 13:00 / 15:00 / 17:00
드디어 입장..
두근두근.. 고흐를 만나게 된다는 설레임에 한층 고조된 순간..
입구를 지나 고흐의 작품들이 쭈욱 늘어선 실내가 한 눈에 들어오고, 한켠에선 막 가이드의 설명이 이뤄지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설명을 듣고, 이후 전시장 벽면에 씌어진 설명을 읽으며 관람을 하니 작품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이번 전시작품 중 젤 유명하다고 볼 수 있는 「탕귀영감」..
파리 이외의 해외 반출은 이번이 첨이란다. 오홋~!! 이런 영광이..^^
당시 일본 우키요에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탕귀영감 뒷 배경으로는 일본의 겨울풍경, 후지산, 벚꽃, 기모노를 입은 여인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사진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탕귀영감의 얼굴빛, 파란 쟈켓의 색감이 아주 인상깊었던 작품이었다.
작품속 탕귀영감은 당시 미술상 주인이었는데, 고흐를 비롯 가난한 화가들에게 조력을 아끼지않았던 마음씨 좋은 아저씨였단다. 특히 고흐를 많이 아껴주셨다고..^^
「쟁기로 간 들판」도 인상깊었던 작품 중 하나이다.
물감을 두껍게 칠해 풍부한 느낌이 들게 하는 임파스토기법의 대가로서의 면모를 보인 작품이란다. 실제로 보면 정말로 두꺼운 물감의 질감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오른쪽 그림은 고흐의 동생 테오의 초상이다. 처음엔 고흐의 자화상인 줄 알았는데, 최근에 테오의 초상으로 밝혀졌단다.
오른쪽 자화상은 위에서 설명한 테오의 초상과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데, 두 인물의 특징을 비교해보는 것도 작품을 좀더 재밌게 즐기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왼쪽의 자화상도 내 발길을 오래토록 붙잡은 작품 중 하나이다. 그것이 모두다 할로잉(후광) 효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고흐가 그린 자화상이나 인물화 대부분에서는 얼굴에서 그야말로 빛이 난다. 그 빛감이 어찌나 신비롭고 아름다운지 계속해서 바라봤었다. 특히 이 작품속의 얼굴에서 뿜어져나오는 환한 빛감과 고흐의 깊은 눈빛, 그리고 초록과 금빛이 도는 노랑의 색감조화가 정말 멋졌다.
「 연인이 있는 정원, 셍피에르광장」
왼편의 두 갈래로 나눠지는 길이 아직도 남아있는 실제 셍피에르 광장의 사진도 나란히 걸려있다.
「카페에서, 르탕부랭의 아고스티나 세가토리」
언밸런스한 눈에 모자인지 실제 머린인지 요상한 머리모양을 한 이 여인네가 내내 궁금했는데, 검색해보니 ‘르탕부랭’ 이라는 카페 겸 선술집 주인으로 고흐의 연인이었단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읽다보면 이 여인네 얘기도 나오겠지?? ^^
「노란 장미가 담긴 잔」
가난했던 고흐는 양면화를 그리거나 한번 그렸던 그림에다 다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단다. 그래서 그런 그림들을 엑스선 촬영하여 그 밑그림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히아신스가 담긴 바구니」란 작품같은 경우는 일본 차함(벗나무로 만든것으로 추정)에 그린거란다.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에 담긴 고흐의 작품들..
이번 작품들은 네덜란드 시절의 어두운 색감에서 파리에서의 밝은 색감으로의 변모를 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있다. 갠적으로 나는 아를에서 그려진 작품들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작품들이 다 아를 시절 그림이라는..^^
전시장 맞은편에는 아트샵도 있었는데, 깜빡잊고 구경을 못했다.ㅜㅜ
두시간여를 감상하고 나오니 너무 배가 고파서 그저 먹으러 갈 생각에 후다닥 전시장을 빠져나와 음식점 찾기 바빴다는..ㅜㅜ
지금 읽고 있는 고흐의 책을 마저 읽고 좀더 고흐에 대해 이해한 다음, 2월 중순쯤 다시 시간적 여유가 생길때 꼭 다시 보러 가야지..
그땐 혼자서..ㅎㅎ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고흐의 세번째 전시를 한다니 그때도 잊지말고 와야겠다. 그땐 내가 그토록 보고파하는 「별이 빛나는 밤」을 볼 수 있을테니..
「반 고흐의 그림에는 유령도 없고, 환영도 없고, 환각도 없다. 그것은 오후 두시에 내리비치는 태양이 작열하는 진실이다.」
ㅡ 앙토생 아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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