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은 첫번째로 읽은 “미나토 가나에”의 책이다. 드라마 「속죄」를 통해 처음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을 접하게 됐는데, 완전히 매료되어 원작으로도 읽고싶어 다음날 도서관으로 찾아갔더랬다. 그런데 하필 대출중이라 대신 빌려온 게 바로 「고백」이었다.
「고백」은 총 여섯개의 장(성직자, 순교자, 자애자, 구도자, 신봉자, 전도자)으로 나뉘는데, 목차만 봤을 때는 각각 다른 이야기가 모인 단편집인 줄 알았다. 더구나 첫장인 “성직자”를 읽고났을 때 그만으로도 워낙 스토리의 구조나 기승전결이 완벽해서 단편이란 확신이 들었었다. 그런데 끝까지 다 읽고난 다음 앞표지 뒷면에 실린 작가에 대한 소개글을 읽고나서야 원래 “성직자”가 단편으로 먼저 발표됐었다는 걸 알게됐다. 그리고 그 뒷이야기를 덧붙여 출간한게 「고백」이라고 한다. 어쩐지 단편이라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더라니...
책 뒷표지를 보면 일본 독자들의 서평이 실려있는데, 내가 받은 느낌 그대로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절대 자기 전에 읽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 39세, 여성 독자
「고백」을 읽었을 당시 새벽이었는데, 처음엔 성직자까지만 읽고 자려고 했었다. 그런데 다음장은 이번엔 또 어떤 새로운 스토리로 나를 매료시킬까 하는 기대감에 한 장만 더 읽기로 했다. 한 줄 한 줄 이어 읽어 내려가는데, 이런,, 앞의 내용과 이어지는게 아닌가! 결국 나는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밤을 새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마치 블랙홀에 빠져들 듯 그야말로 푹 빠져 거침없이 책 장을 넘겨댔었다.
“치밀하게 짜인 복선과 반전, 그리고 뛰어난 심리묘사에 완전히 빨려들고 말았다!”- 20세, 남성 독자
첫 장인 “성직자”에서의 반전, 그리고 그 반전을 뒤엎는 반전.. 읽다보면 앞서 읽었던 것을 떠올리게 하며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복선들.. 그래서 한 줄 한 줄 각인하며 읽게 만든다. 「고백」은 각 장마다 스토리를 전개해나가는 주인공이 바뀌는데, 그들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철저히 자신들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 각 인물들이 마치 실존 인물처럼 나를 향해 자신들의 비밀을 말하는 듯한 서술방식은 강한 마력으로 집중력을 높인다.
“경악 그 자체였다! 현대의 무너진 상식을 차가운 진실로 담아낸 소설. ”- 42세, 남성 독자
「고백」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충격?? 또는 경악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건의 전말이나 결말이 충격적이라면, 그 사건에 개입된 인물들(가해자, 가해자의 부모)의 내면적인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나 경악스럽다. 철저하게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달까?? 우리네가 살고 있는 현실 속 누군가의 실제 모습같아서 무섭기도 하고, 부글부글 주체할 수 없는 화가 활활 타오르기도 했다.
“1장의 충격이 마지막까지 결코 멈추지 않는다!”- 18세, 여성 독자
솔직히 마지막 반전은 예전에 봤던 영화의 엔딩 장면이 떠올라 그다지 충격적이진 않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고백」은 블랙홀 같은 흡인력으로 전력질주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는 책임에 틀림없다. 요즘 다시 읽고 있는데, 처음에 느꼈던 강한 임팩트는 느낄 수 없지만, 곳곳에 숨은 복선들을 제대로 캐치할 수 있어 또다른 재미를 느끼며 읽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왜 이렇게 속도가 안나는지..^^; 나에게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독서에 대한 흥미를 되살려준 책이었건만... 아무래도 「고백」만큼이나 임팩트 강한 새로운 책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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